"대한항공 배구 보는 팬들 행복했으면" V리그 최초 4연속 통합 우승, 적장도 인정한 '두꺼운 선수층'
OSEN 홍지수 기자
발행 2024.04.03 18: 00

대한항공이 4시즌 연속 통합 우승 팀이 됐다.
대한항공은 2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OK금융그룹과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세트 점수 3-2(27-25 16-25 25-21-25 25-20 15-13) 승리를 거뒀다.
1, 2차전을 모두 잡은 대한항공이 이날 3차전까지 승리를 거두면서 5전 3승제의 챔피언결정전이 막을 내렸다. 대항공은 V-리그 새 역사를 썼다.  4년 연속 통합 우승은 대한항공이 최초다.

대한항공 선수들. / OSEN DB

대한항공은 지난 2020-2021시즌부터 이번 시즌까지 통합 우승을 거뒀다. 우리카드, OK금융그룹 등 경쟁 팀들과 치열한 순위  거둔 대한항공. 지난해까지 3시즌 연속 통합 챔피언이 됐다. 3시즌 연속은 대한항공 외에도 삼성화재도 이룬 바 있다. 삼성화재는 2011~2012시즌부터 2013~2014시즌까지 3년 연속 V-리그 통합 우승을 거뒀다. 하지만 올해까지 4시즌 연속 통합 우승은 대한항공이 V-리그 역사에서 처음이다.
OK금융그룹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현대캐피탈과 준플레이오프, 우리카드와 플레이오프 2경기를 치르면서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라오느라 체력도 많이 떨어졌지만 있는 힘, 없는 힘 다 짜내 싸웠다. 특히 3차전에서는 1세트를 접전 끝에 내줬으나 2, 3세트를 따내면서 대한항공을 쩔쩔매게 만들었다.
대한항공은 OK금융그룹의 기세를 간신히 잠재우고 4, 5세틀 잡으면서 원정에서 우승을 확정했다. 정규리그 동안에는 외국인 선수 교체, ‘에이스’ 정지석의 부상으로 고민이 끊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대한항공은 이겨냈다.
아포짓 스파이커 임동혁이 폭발했고, 베테랑 아웃사이드 히터 곽승석과 23세 젊은 아웃사이드 히터 정한용 등 고르게 잘 해줬다. 대한항공이 링컨에서 무라드, 무라드에서 챔피언결정전 직전 막심으로 교체하는 고민도 두꺼운 선수층이 있어 극복할 수 있었다.
챔피언결정전이 막을 내리고, OK금융그룹 오기노 마사지 감독은 “대한항공 선수층이 두꺼운 걸 느꼈다. 우리보다 한 수, 두 수는 위라는 걸 인정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선수들. / OSEN DB
대한항공을 이끈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좋은 선수층으로 역사를 만들어 냈다”고 자랑스러워했다.
대한항공은 다음 시즌 고민도 생긴다. 임동혁이 입대하기 때문이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동혁이는 군대 간다. 가기 전에 환상적인 마무리를 했다. 좋은 모습 보여주고 군입대”라며 “우린 다른 해결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번 시즌에 긍정적인 것은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 있었지만 젊은 선수들이 많이 성장했다. 이번 시즌 좋은 수확이다”고 했다.
그래도 다음 시즌에는 이번 챔피언결정전 시리즈 MVP 정지석에게 맡길 수 있다. 정지석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회 참가 후 허리 부상으로 뒤늦게 팀에 합류했다. 정규리그 3라운드 때부터 뛰기 시작했다.
다만 정규리그에서는 기대한 퍼포먼스가 나오지 않았다. 그런 그가 챔피언결정전 무대에서 살아났다. 1차전부터 맹활약, 3차전까지 승리를 이끌며 2020~2021 챔피언결정전 이후 두 번째 MVP 영광을 안았다. 정지석은 22표를 받았다.
우승 후 정지석은 “기쁘다. 출발이 좋지 않았다. 그래도 마인트 컨트롤 해서 겨우겨우 버텼다. 행운의 여신이 우리 편이 되어준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대한항공 선수들. / OSEN DB
정지석은 “부상으로 스타트가 느려서 시즌의 흐름을 파악하지 못하고 들어갔다. 다들 전쟁 중인데 나만 ‘여기가 어디인가’ 했다. 스스로 한심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번 시즌은 끝난건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자신감이 바닥을 쳤다”고 되돌아봤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이번 시즌 부상으로 인해 정말 힘든 시즌 보냈다. 본인도 괴로워하고 힘들어 했다”면서 “챔프전 올라오면서 몸도 완성이 되고 좋은 플레이 보여줬다. 챔프전 MVP가 되어 좋다. 매우 행복하다. 너무 기쁘다. 지석이가 올라와서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다음 시즌은 5연패 도전이다. 틸리카이넨 감독을 비롯, 정지석 등 대한항공 선수단은 새로운 동기부여를 찾고 있다. 외국인 선수 새로 뽑아야 하고, 임동혁 없는 시즌 대비 등 할 일이 많은 대항항공. 다음 시즌까지 어떻게 챔피언의 전력을 유지, 보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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