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산하 더블A 샌안토니오 미션스 소속 우완 투수 고우석(26)이 첫 등판에서 호투했다. 최고 155km로 구속을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희망적이다.
고우석은 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아마릴로 호지타운에서 열린 아마릴로 소드푸들스(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산하)와의 더블A 시즌 개막전에 9회 마지막 투수로 등판, 1이닝 2탈삼진 무실점 퍼펙트로 호투하며 팀의 12-5 승리를 지켰다.
팀이 12-5로 크게 앞선 상황에서 올라온 고우석은 선두타자로 우타자 A.J. 부코비치와 풀카운트 승부 끝에 루킹 삼진 돌려세웠다. 90.16마일(145.1km) 커터성 공이 바깥쪽 낮게 스트라이크존에 걸쳤다.
이어 우타자 J.J. 디오라지오를 상대로는 초구 96.24마일(154.9km) 강속구를 뿌렸다. 이어진 풀카운트 승부에서 6구째 90.47마일(145.6km) 공으로 중견수 뜬공 아웃을 잡아냈다.
마지막 타자로 네이피 카스티요를 4구 만에 하이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 잡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95.17마일(153.2km) 강속구에 카스티요의 배트가 나왔다 멈췄지만 체크 스윙이 되면서 삼진으로 경기 종료.
총 투구수 16개로 스트라이크 10개, 볼 6개를 던진 고우석은 첫 등판에서 좋은 스타트를 끊으며 빅리그 콜업을 향한 첫걸음을 성공적으로 내딛었다. 결과도 좋지만 구속이 올랐다는 점이 무엇보다 긍정적이다. 모든 포심 패스트볼이 94마일(151.3km) 이상 찍혔다.
지난 1월 샌디에이고와 2년 보장 450만 달러에 계약하며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한 고우석은 그러나 시범경기에서 6경기 2패 평균자책점 12.60으로 무너졌다. 5이닝 동안 홈런 1개 포함 안타 11개를 맞으며 3볼넷 6탈삼진 9실점(7자책)으로 난타를 당했다.
지난달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를 위해 한국을 찾았지만 시즌 개막에 앞서 18일 ‘친정팀’ LG 트윈스와의 스페셜게임에서 이재원에게 홈런을 맞는 등 1이닝 2피안타 2탈삼진 2실점했다. 이게 결정타로 작용하면서 개막 로스터에 들지 못해고, 마이너리그 통보를 받았다.
샌디에이고는 트리플A 엘파소 치와와스가 아니라 더블A 샌안토니오로 고우석을 보냈다. 엘파소가 속한 퍼시픽코스트리그(PCL)는 타자 친화적인 구장들이 많아 전형적인 타고투저 리그이고, 고우석이 조금 더 편한 환경에서 컨디션을 찾을 수 있도록 구단에서 배려를 했다.
고우석은 포스팅 마감 시한인 1월4일 샌디에이고와 계약했고, 비자 문제로 2월9일에야 출국하면서 시즌 준비가 조금 늦었다. 고우석 스스로도 몸 상태가 올라오지 않았다고 인정하며 마이너행을 받아들였다.
더블A 무대이고, 이제 첫 등판이긴 하지만 구속을 회복하며 깔끔하게 첫 단추를 꿰었다는 점에서 앞으로를 기대할 만하다. 마무리투수 로베르트 수아레즈가 3세이브를 거두며 평균자책점 2.25로 호투하고 있지만 구원 평균자책점 24위(6.20)로 불펜이 약한 샌디에이고는 고우석이 필요하다.
충암고 출신 고우석은 2017년 1차 지명으로 LG에 입단한 뒤 지난해까지 7시즌 통산 성적은 354경기(368⅓이닝) 19승26패139세이브6홀드 평균자책점 3.18 탈삼진 401개를 기록했다. 2019년부터 마무리로 자리잡아 2022년에는 LG 구단 최초이자 리그 최연소 40세이브(42개)를 기록하며 구원왕에 올랐다.
최고 158km, 평균 153km 불같은 강속구에 커브를 섞어 던지며 KBO리그를 대표하는 마무리로 활약했고, 2019년 WBSC 프리미어12, 2021년 도쿄올림픽,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태극마크를 달았다. LG 구단 최초로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 계약을 따냈다. 시범경기 부진으로 메이저리그 데뷔가 미뤄졌지만 더블A에서 부활을 알리며 앞으로 활약을 예고했다.
한편 이날 아마릴로 선발투수로 나선 대만인 좌완 린위민은 3이닝 3피안타 2볼넷 5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만 대표팀 에이스였던 린위민은 한국전 2경기(예선 6이닝 무실점 승리, 결승 5이닝 2실점) 등판해 강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린위민은 MLB 파이프라인 애리조나 유망주 랭킹 4위에 올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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