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의 LA 다저스가 위기에서 김하성(29,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을 자동고의4구로 걸렀다. ‘어썸킴’의 달라진 위상을 제대로 실감할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김하성은 1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의 주말 3연전 3차전에 6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1타수 무안타 4볼넷을 기록했다. 빅리그 데뷔 후 최다인 한 경기 4볼넷을 기록하며 팀의 6-3 역전승에 기여했다.
첫 타석부터 선구안이 돋보였다. 0-0으로 맞선 2회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다저스 선발 제임스 팩스턴 상대로 볼넷을 골라낸 것. 1B-2S 불리한 카운트에 몰렸지만 승부를 풀카운트로 끌고 간 뒤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난 7구째 높은 포심패스트볼에 반응하지 않았다.
김하성은 후속 루이스 캄푸사노 타석 때 곧바로 2루 도루에 성공했지만 비디오판독 끝 판정이 세이프에서 아웃으로 정정됐다.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 과정에서 2루수 개빈 럭스의 글러브가 김하성의 허벅지 뒤쪽에 먼저 닿은 게 확인됐다.
두 번째 타석에서도 눈야구를 펼쳤다. 1-0으로 앞선 4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이었다. 이번에는 0B-2S 불리한 카운트에서 팩스턴의 볼 4개를 연달아 지켜보며 두 타석 연속 볼넷 출루했다. 김하성은 잭슨 메릴의 내야안타 때 2루로 이동했지만 후속타 불발로 득점은 올리지 못했다.
1-3으로 뒤진 6회 무사 1, 2루 찬스에서도 볼넷을 얻어냈다. 바뀐 투수 라이언 브래지어 상대로 1B-1S에서 볼 3개를 침착하게 골랐다. 그러나 캄푸사노의 병살타 때 2루에서 포스 아웃되며 진루에 실패했다.
백미는 네 번째 타석이었다. 6-3으로 앞선 7회 1사 2루 득점권 상황. 다저스는 고전을 거듭한 마운드를 J.P. 파이어라이젠에서 알렉스 베시아로 바꿨고, 곧바로 김하성을 자동고의4구로 거르는 선택을 했다. 김하성의 달라진 위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결과적으로 다저스의 선택은 적중했다. 2루주자 호세 아조카가 3루 도루에 실패했고, 후속 루이스 캄푸사노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이닝이 그대로 종료됐다.
김하성의 마지막 타석은 범타였다. 6-3으로 앞선 9회 무사 1, 2루 찬스에서 닉 라미레즈의 가운데로 몰린 초구 88마일(141km) 싱커에 반응했지만 우익수 정면으로 향했다.
김하성의 시즌 타율은 2할1푼9리에서 2할1푼5리로 하락했지만 출루율은 .282에서 .316로 상승했다.
한편 샌디에이고는 다저스를 6-3으로 꺾고 전날 패배 설욕과 함께 주말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장식했다. 시즌 9승 9패. 반면 연승에 실패한 다저스는 11승 7패가 됐다.
샌디에이고는 4회 매니 마차도의 솔로홈런으로 먼저 1점을 뽑았다. 그러자 다저스가 4회 선두 프레디 프리먼의 2루타, 후속 윌 스미스의 중전안타로 맞이한 찬스에서 맥스 먼시의 3점홈런으로 단숨에 경기를 뒤집었다.
샌디에이고가 6회부터 반격에 나섰다. 선두 마차도, 주릭슨 프로파, 김하성이 3타자 연속 볼넷으로 출루한 가운데 루이스 캄푸사노의 병살타 때 3루주자 마차도가 홈을 밟았고, 곧이어 잭슨 메릴이 1타점 동점 적시타를 날렸다.
7회에는 선두 잰더 보가츠가 볼넷,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좌전안타,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볼넷으로 무사 만루에 위치했다. 이어 프로파가 3타점 2루타를 때려내며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샌디에이고 선발 다르빗슈는 5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2탈삼진 3실점, 다저스 선발 팩스턴은 5이닝 3피안타(1피홈런) 8볼넷 1탈삼진 3실점으로 나란히 노 디시전에 그쳤다. 다저스 마운드는 볼넷 14개를 내주며 자멸했다.
샌디에이고 타선에서는 김하성이 4출루, 프로파가 3타점, 메릴이 3타점으로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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