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방황하던 한화 이글스의 미래 에이스 문동주(21)가 드디어 해답을 찾은 것일까. 문동주는 돌아가지 않고 정공법을 택했고 모두가 흡족할 만한 투구 내용을 선보였다.
문동주는 16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정규시즌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동안 95개의 공을 던지며 7피안타(1피홈런) 2볼넷 6탈삼진 3실점(1자책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문동주는 이날 경기 전까지 3경기 1승1패 평균자책점 8.10으로 부진했다. 지난달 28일 SSG와의 경기에서 5이닝 6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하지만 4일 롯데전 5이닝 10피안타(1피홈런) 3볼넷 3탈삼진 4실점으로 부진했고 10일 두산전에서는 3⅓이닝 6피안타(1피홈런) 3볼넷 2탈삼진 6실점을 기록하면서 패전 투수가 됐다. 2경기 연속 부진에 모두 피홈런을 얻어 맞았다.
신인왕 시즌이었던 지난해, 문동주는 11경기 만에 피홈런을 허용했다. 하지만 올해 두 번째 경기에서 이미 피홈런을 허용했고 연속 피홈런을 내줬다. 그리고 이날 NC전끼지, 3경기 연속 피홈런을 내줬다. 1회 선두타자 박민우를 상대로 최고 158km 패스트볼을 뿌리면서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하지만 뒤이어 등장한 서호철에게 127km 커브를 던지다 좌월 솔로포를 얻어 맞았다. 2경기 연속 1회 피홈런에 3경기 연속 피홈런이었다.
이후 손아섭에게 2루수 내야안타를 허용했고 2루수 김태연이 1루에 악송구까지 범했다. 그러나 손아섭이 2루까지 향하다 아웃이 되면서 2아웃을 만들었다. 이때 김태연과 충돌하면서 쓰러지며 가슴 철렁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지만 문동주는 다시 힘을 냈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권희동을 157km 패스트볼을 던져 루킹 삼진으로 솎아냈다.
2회에는 선두타자 박건우를 3루수 땅볼, 김성욱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다. 김형준은 3루 선상 타구를 내야안타로 막아냈다. 오영수를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2회를 넘겼다.
하지만 3회 수비가 도와주지 못했다. 3회 선두타자 김주원은 삼진으로 처리했다. 1사 후 박민우를 1루수 땅볼로 유도했지만 1루수 김인환이 더듬었다. 실책으로 주자를 내보냈다. 서호철은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2루 도루를 내주며 2사 2루 위기에 몰렸고 손아섭에게 중견수 키를 넘어가는 적시 2루타를 맞으며 추가 실점했다. 권희동에게 다시 볼넷을 내주며 2사 1,2루 위기가 이어졌고 박건우에게 중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3회의 실점은 모두 비자책점이었다.
4회에는 김형준을 중견수 뜬공, 오영수를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2사 후 김주원에게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박민우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4회를 넘겼다.
5회 역시 서호철을 좌익수 뜬공, 손아섭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2아웃을 잘 잡았다. 하지만 2사 후 권희동에게 3루타를 내줬다. 우익수 페라자가 무리하게 다이빙 캐치를 시도하다 타구를 잡지 못하고 뒤로 빠뜨렸다. 무리한 플레이를 펼치며 다시 2사 3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박건우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면서 위기를 극복했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문동주는 선두타자 김성욱에게 2루타를 얻어 맞았다. 1사 2루 위기에 몰렸지만 김형준을 삼진으로 솎아냈다. 투구수는 95개가 됐고, 한화 벤치는 투수를 이민우로 교체했다. 이민우는 첫 타자 오영수를 삼진, 김주원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6회를 마무리 지었다. 문동주의 실점은 늘어나지 않았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6.27까지 내려왔다.
문동주의 투구 내용과 결과가 모두에게 박수를 받을만한 내용은 아니었다.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도 아니었다. 하지만 이날 투구 내용은 희망을 보기에 충분하다고 봤다.
문동주는 이날 최고 158km의 포심 패스트볼을 가장 많은 55개나 구사했다. 커브 26개, 체인지업 14개는 말 그대로 패스트볼을 뒷받침 하는 구종이었다. 문동주 특유의 힘으로 윽박지르는 투구가 통했고 경기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었다.
최원호 감독도 이 점을 눈여겨 봤다. 경기 후 최 감독은 “문동주가 비록 승리는 거두지 못했지만 구위는 그 어느 때보다 아주 좋았다. 다음을 기대할 수 있는 좋은 투구를 보여줬다”라면서 희망찬 미래를 꿈꿨다.
문동주 많은 조언을 들으면서 해답을 찾은 듯 했다. 그는 경기 후 “직전 경기(10일 두산전) 결과가 아쉬웠던 만큼 오늘 다르게 플랜을 잡고 들어갔다”라면서 “나는 강한 구위가 강점이기 때문에 그걸 살리려고 노력했다. 또 체인지업이 오늘 만족스럽게 들어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경기가 끝나고 코치님을 비롯해 (류)현진 선배, 단장님 등 많은 분들의 조언이 있었는데 조언해주신 부분들이 모두 다 좋아진 것 같아 오늘은 결과보다 내용에 만족한다”라면서 스스로도 만족감을 표시하며 다음 등판을 기대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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