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축구선수한테 할 말인가..."김민재, 경기장이 제일 가기 싫었을걸? 바로 정신 없더라"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4.05.10 09: 31

"가장 큰 건 김민재였다. 그는 경기장에 들어오고 싶지 않았을 것."
김민재(28, 바이에른 뮌헨)가 또 한 번 악몽 같은 밤을 보냈다.
바이에른 뮌헨은 9일(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23-202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4강 2차전에서 레알 마드리드에 1-2로 무릎 꿇었다.

이로써 레알 마드리드가 1, 2차전 합계 점수 4-3으로 최종 승리하며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호셀루의 극장 멀티골로 승부를 뒤집으며 2시즌 만에 결승 무대를 밟게 됐고, 바이에른 뮌헨은 무관으로 시즌을 마치게 됐다.
바이에른 뮌헨으로서는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이미 레버쿠젠에 밀려 분데스리가 12연패가 무산됐고, DFB 포칼컵에서도 일찌감치 탈락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그리고 최후의 보루였던 UCL 준결승에서도 드라마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충격적인 역전패였다. 바이에른 뮌헨은 수문장 마누엘 노이어의 선방쇼로 레알 마드리드의 공세를 버텨냈고, 후반 23분 알폰소 데이비스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다. 정상에 올랐던 2019-2020시즌 이후 4년 만의 결승행이 이뤄지는가 싶었다.
하지만 마지막에 무너졌다. 바이에른 뮌헨은 후반 43분 노이어의 치명적인 실수로 호셀루에게 동점골을 내줬고, 후반 추가시간 1분 또 호셀루를 놓치며 역전골까지 얻어맞았다. 
김민재도 후반 31분 윙어 리로이 사네 대신 교체 투입돼 피치를 누볐지만,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그는 스리백의 왼쪽 센터백을 맡으며 추가시간까지 포함해 약 25분을 소화했으나 실점을 막아내진 못했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으나 김민재는 나름 제 몫을 했다. 정확한 클리어링으로 전방에 공을 연결하기도 했고, 대체로 상대 공격을 잘 막아내며 큰 문제를 드러내지 않았다. 실점 장면에서도 김민재에게 책임을 묻긴 어려웠다. 그는 공격에서도 강력한 헤더로 크로스바를 강타하며 한 차례 존재감을 드러냈지만, 소득을 얻진 못했다.
경기 후 토마스 투헬 감독의 교체 카드를 향한 비판이 쏟아졌다. 이날 그는 사네 대신 김민재를 넣으며 수비를 강화했고, 후반 39분엔 해리 케인과 자말 무시알라를 빼고 에릭 막심 추포모팅, 토마스 뮐러까지 투입했다. 
결과적으로 악수가 됐다. 바이에른 뮌헨은 케인과 무시알라가 나간 뒤 연달아 실점하며 한 골이 절실한 상황에 빠졌다. 그러나 핵심 공격수들이 빠진 만큼 최전방에서 힘을 쓰기 어려웠다.
오언 하그리브스는 'TNT 스포츠'에 출연해 "예상치 못한 점은 바로 케인 교체다. 그건 내가 지금까지 본 축구 경기에서 가장 큰 교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라며 "44골을 넣은 선수를 빼고 추포모팅을 넣었다. 아마 코너킥에서 높은 신장을 원했을까. 잘 모르겠다. 케인을 교체할 수는 없다. 경기 시간이 5분 남았다. 추가시간까지 생각하면 10분, 15분이다. 난 바로 레알 마드리드가 득점할 것이라고 말했다"라며 고개를 저었다.
함께 나온 폴 스콜스도 양 팀의 교체 전략이 승부를 갈랐다고 역설했다. 그는 "결국엔 교체 게임이 됐다. 레알 마드리드로서는 좋은 일이다. 두 골을 넣은 호셀루, 명불허전이다"라며 "난 투헬의 교체 카드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케인은 이상했다. 그들이 한 골을 넣었더라도, 추가시간과 승부차기도 있다. 케인이 얼마나 강한지 알지 않나"라고 말했다.
심지어 김민재도 언급됐다. 스콜스는 "김민재는 낯선 얼굴이었다. 내게 가장 큰 건 그였다"라며 "김민재는 지난주 수많은 비난을 들었다. 오늘 밤 그가 가장 가고 싶지 않았을 장소가 바로 경기장 위였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투입되자마자 처음 30초 동안 정신이 없었다"라고 지적했다.
김민재 입장에선 억울할 법도 하다. 그가 지난 1차전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른 건 맞지만, 이날 경기에선 큰 문제를 드러내지 않았다. 축구선수로서 경기에 뛰지 않고 싶어 했을 것이란 말은 가장 큰 굴욕이다.
실제로 독일 매체들도 김민재를 혹평하진 않았다. '아벤트 차이퉁'은 무난한 평점 3점을 매기며 "걸어잠그기 위해 수비진 왼쪽으로 이동했다. 정규시간 종료 직전까지 수비진과 함께 성과를 거뒀다"라고 평가했다. 대부분 매체들은 따로 평점을 주진 않았지만, 크게 비판하는 목소리도 없었다.
한편 투헬 감독은 케인을 부상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교체했다고 밝혔다. 그는 케인이 등을 다쳤다며 "더 이상 뛸 수 없었다. 선발 출전한 공격수 4명 모두 경기장을 빠져나왔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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