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T 위즈의 홈런타자 박병호(38)가 팀에 돌연 방출을 요청한 것이 확인됐다.
KT 관계자는 28일 OSEN과의 전화통화에서 “박병호가 지난 주말 구단에 방출을 요청했다. 박병호의 거취와 관련해 구단 내부적으로 여러 방면의 검토를 진행 중이다”라고 밝혔다.
박병호는 지난 25일 수원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4-2로 앞선 8회말 1사 2루 찬스에서 조용호의 대타로 타석에 등장했다. 달아나는 쐐기 타점이 필요한 순간이었지만 박병호는 키움 오석주 상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역할을 하지 못했다.
KT 관계자에 따르면 박병호는 25일 경기가 끝난 뒤 구단에 웨이버 공시 등을 통한 방출을 요청했다. 적은 출전 시간과 좁아진 입지를 이유로 자주 뛸 수 있는 팀을 찾아 나서겠다는 의도였다.
‘국민거포’ 박병호는 한국프로야구 홈런 부문의 살아있는 역사다. 2005년 신인드래프트에서 LG 트윈스 1차 지명을 받은 뒤 지난해까지 19시즌 동안 무려 380홈런을 쏘아 올렸고, 에이징 커브가 의심되던 2022년 KT와 3년 30억 원 FA 계약 후 35홈런을 치며 통산 6번째(2012, 2013, 2014, 2015, 2019, 2022) 홈런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박병호는 당시 래리 서튼 전 롯데 감독의 2005년 최고령(만 35세) 홈런왕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리고 ‘통산 홈런 1위’ 이승엽 두산 감독(5회)을 넘어 역대 최다인 홈런왕 6회 수상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박병호는 FA 계약 마지막해를 맞아 44경기 타율 1할9푼8리 3홈런 10타점 장타율 .307 출루율 .331의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다. 4번타자, 국민거포라는 별명에 걸맞지 않게 득점권 타율 또한 1할3푼9리로 상당히 저조한 터. 시즌에 앞서 “KT에서 꼭 우승반지를 차지하겠다”라는 각오를 밝혔으나 기량이 급격히 쇠퇴한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고, 결국 만년 대타 요원에게 자리를 내주기에 이르렀다. 현재 KT의 4번타자 1루수는 시즌 타율 3할7리 9홈런 21타점의 문상철이다.
박병호는 결국 지난 26일 허리 통증을 이유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이는 부상보다 거취 문제로 불거진 엔트리 변화에 가까운 것으로 전해졌다. KT 관계자는 "현재 선수 설득, 트레이드, 웨이버 공시 등 다방면으로 박병호 거취를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결론이 어떻게 나든 30억 국민거포의 KT와의 동행이 새드 엔딩으로 마무리 될 가능성이 높아진 건 분명하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