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SSG 랜더스가 KBO리그 최초 일시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영입한 일본인 투수 시라카와 쇼케이(23)가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시라카와는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5이닝 3피안타 4볼넷 6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SSG의 9-0 완승을 이끌었다. 데뷔전부터 승리투수가 되는 기쁨을 누렸다.
1회 시작은 불안했다. 키움 1번 이용규에게 5구 만에 볼넷을 주고 시작했다. 로니 도슨을 유격수 땅볼 유도, 6-4-3 병살타로 투아웃을 잡았지만 김혜성과 이주형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하며 1,2루 위기에 몰렸다. 송성문을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 잡고 1회를 실점 없이 막았지만 볼넷만 3개로 제구가 흔들렸다.
2회도 깔끔하진 않았다. 최주환을 유격수 땅볼 처리한 뒤 김웅빈에게 우전 안타, 김건희에게 중전 안타를 맞아 1사 1,2루 위기에 처했다. 이재상을 포크볼로 헛스윙 3구 삼진 처리한 뒤 이용규에게 다시 스트레이트 볼넷을 주면서 만루 위기가 이어졌다. 하지만 도슨을 포크볼로 유격수 내야 뜬공 잡고 실점 없이 넘어갔다.
3회에도 선두 김혜성에게 중전 안타에 이어 2루 도루를 내주며 무사 2루 득점권 위기를 초래했다. 하지만 이주형을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 잡은 뒤 송성문을 1루 땅볼, 최주환을 헛스윙 삼진 돌려세웠다. 최주환과는 풀카운트 승부에서 PTS 기준 147km 하이 패스트볼로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4회에는 김웅빈을 좌익수 뜬공, 김건희를 헛스윙 삼진, 이재상을 유격수 땅볼 처리하며 첫 삼자범퇴에 성공했다. 5회에도 이용규를 투수 땅볼, 도슨을 2루 땅볼, 김혜성을 루킹 삼진 처리하며 연속 삼자범퇴로 선발승 요건을 갖췄다. 김혜성에게 던진 마지막 직구는 이날 경기 최고 시속 149km로 측정됐다.
총 투구수 92개로 최고 149km 직구에 주무기 포크볼이 결정구로 통했다. 경기 초반에는 제구 불안으로 볼넷을 남발했지만, 3회부터 안정을 찾으며 안정감을 보였다. 이중키킹에 키움 타자들이 쉽게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 직구, 포크볼 외에 슬라이더, 커브도 섞어 던졌다.
SSG는 좌측 내복사근 부상으로 6주 재활 진단을 받은 로에니스 엘리아스의 일시 대체 외국인 선수로 지난달 22일 일본 독립리그 도쿠시마 인디고삭스 에이스 시라카와를 영입했다. 올해 KBO리그에 도입된 외국인 선수 부상시 일시 대체 선수 영입의 첫 사례로 총액 180만엔(약 1600만원)에 계약했다.
첫 등판부터 승리를 거둔 시라카와는 사실상 몸값을 다했다. SSG는 올 시즌 총액 90만 달러에 영입한 로버트 더거가 6경기(22⅔이닝)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12.71로 극도의 부진 끝에 외국인 1호 방출로 떠났다. 보장 금액 75만 달러(약 10억4000만원)를 날렸는데 더거 몸값의 10분의 1 수준인 사라카와가 데뷔전 승리로 SSG의 아쉬움을 달랬다.
SSG 타선도 홈런 4방으로 시라카와를 도왔다. 1회부터 최정이 키움 선발 조영건을 상대로 좌월 투런포로 기선 제압을 이끌었다. 5회에도 최정의 좌월 스리런 홈런, 고명준의 좌월 투런포로 5득점 빅이닝을 만든 SSG는 6회 박성한의 우월 투런포까지 홈런 4방으로 9득점을 냈다.
최정이 시즌 15~16호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5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최정은 강백호(KT)와 함께 홈런 부문 공동 1위로 뛰어올랐다. 아울러 개인 통산 1501타점이 된 최정은 이승엽(1498타점)을 제치고 이 부문 역대 2위로 뛰어오르며 KIA 최형우(1588타점)에 이어 리그 역대 두 번째 1500타점도 돌파했다. 박성한도 5타수 2안타 2타점으로 최정과 함께 타선을 이끌었다. 키움 선발 조영건은 4⅔이닝 7피안타(3피홈런) 2볼넷 5탈삼진 7실점(4자책)으로 시즌 첫 패.
8연패 이후 3연승으로 분위기 전환에 성공한 SSG는 28승28패1무(승률 .500)로 5할 승률에 복귀하며 NC와 공동 5위 자리를 지켰다. 3연패를 당한 9위 키움은 22승33패(승률 .400)가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