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KBO리그 선발로 성공할까?" 걱정했던 네일, 어떻게 선동열 방어율까지 넘보고 있나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24.06.02 10: 40

"멋저부러".
KIA 타이거즈 외국인 에이스 제임스 네일(31)의 기세가 뜨겁다.  지난 1일 KT 위즈와의 2024 프로야구 광주경기에 선발등판해 7이닝 동안 3피안타 3사사구 7탈삼진 1실점(비자책)을 기록하며 4-2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7승을 따냈고 평균자책점 1.48로 끌어내렸다. 두 부문 단독 1위이다. 유일한 1점대 평균자책점이다. 선동열 방어율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선두 KIA를 이끄는 에이스오브에이스 노릇을 하고 있다. 네일을 3번이나 상대한 이강철 KT 감독도 작년 NC에서 20승을 올린 에릭 페디보다 낫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페디보다 나은 것 같다. (주무기) 스위퍼의 각도 크지만 빠르다. 타자들이 손도 대기 힘들다. 간혹 체인지업까지 던지더라"며 혀를 내둘렀다. 

네일은 미국에서는 주로 중간투수로 뛰었다. 때문에 주변에서는 기대보다는 우려도 있었다. 네일은 "중간 투수로 뛰었으니 선발투수로 KBO리그에서 성공할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코치들과 트레이너파트에서 충분히 몸 관리를 잘해주어 지금의 활약이 나오는 것 같다. 날이 갈수록 구속과 구위 등 모든 것이 좋아지고 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KBO리그 최고의 투수로 활약하는 비결은 볼넷을 주지 않으려는 공격적인 투구로 꼽았다. "타자를 상대하면서 빙빙 돌아가지 않고 바로바로 승부를 했던 것이 주효한 것 같다. 최근 내가 원치 않은 볼넷이 나오고 있다. KBO리그는 볼넷으로 나간 주자가 득점하는 경우가 많다. 그걸 염두에 두고 공격적으로 타자들을 상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당히 영리하다는 느낌을 주는 대목이다. 개막 직후 6경기에서 32이닝 연속 무볼넷 행진을 펼쳤다. 이날까지 73이닝동안 14볼넷을 허용했다. 9이닝당 기준으로 1.73개에 불과하다. 최소 볼넷 리그 3위이다. 볼넷도 볼이 크게 빠지는 것도 아니었다. 스크라이크존에서 미세하게 벗어나는 것들이었다. 
한국 생활을 즐기고 있다. 전담 통역직원이 알려준 전라도 사투리를 시기적절하고 맛깔스럽게 쓴다. 나성범이 홈런을 터트려 힘을 보태주자 붙잡고 "니 땜시 살았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이날은 경기 수훈선수로 단상에 올라 2만 관중 앞에서 "멋저부러"라는 말로 웃게 만들었다. 전라도 한우도 좋아해 "오늘도 한우 먹으러 간다"며 웃었다. 
KIA 팬들은 2009년과 2017년 우승 주역 아퀼리노 로페즈와 헥터 노에시처럼 우승을 이끄는 외인 에이스로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네일은 "아직은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답하기는 어렵다 대신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 스트레스에 신경쓰지 않고 경기에 집중하는 것이 목표이다"고 말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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