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생각했는데..." 10년 견디니 두 자리 홈런과 4번타자까지, 멋진 반전이다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24.06.03 13: 40

"은퇴를 생각했는데...".
KT 위즈의 4번타자 문상철(31)이 생애 첫 두 자릿 수 홈런을 기록했다. 지난 2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맹타룰 휘둘렀다. 1회 단타를 시작으로 3회 2루타에 이어 4회 만루홈런까지 이날 5타수 3안타 4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3회는 1사후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터트리고 장성우의 2루타때 홈을 밟아 팀의 4번째 득점을 올렸다. 만루홈런이 빛났다. 4회 1사후 KIA 투수 김사윤이 제구가 흔들리며 세 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내자 타석에 들어서 슬라이더를 걷어올려 왼쪽 담장을 넘거벼렸다. 개인 두 번째 만루홈런이자 시즌 10번째 홈런이었다. 2014년 입단 이후 11년만에 첫 두자릿수 홈런이었다. 

문상철은 "홈런 10개보다는 팀이 이길 수 있는 확률이 높아졌다는 것이 더 기분이 좋았다. 두 자릿 수 홈런을 치면 뒤는 보너스라고 생각한다.  직구,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다 던지는 왼손투수였다. 낮은 볼에 나가지 말고 높은 공이 왔을때 과감하게 돌리자고 생각했다. 4-0으로 이기고 있었지만 경기를 수월하게 갈 수 있도록 주자 한 명이라도 불러들이자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주로 2군에서 생활하다 2023시즌 처음으로 100경기와 300타석을 넘기며 1군에서 뛰었다. 타율도 2할6푼, 9홈런, 46타점을 올렸다. 한국시리즈에서 활약도 했다. 올해는 국민거포 박병호를 밀어내고 주전 1루수로 발돋음했다. 10년동안 2군에서 버티고 버틴 결과였다.  문상철의 타격능력을 눈여겨본 이강철 감독이 꾸준히 기회를 준 덕택이었다. 
올해는 타율 3할1푼5리, 10홈런, 30타점, OPS 0.933을 기록중이다. 4번타자로 우뚝 섰다. "작년의 경험이 컸다. 2군에 오래있었다. 연차에 비해 많은 경험이 없었다. 작년에 많이 나가면서 좋을때 안좋을때를 경험하다보니 대처법이 생겼다. 백업선수들이 참 힘들다. 3일에 한 번씩 나가면 투수 공 치기가 쉽지 않다. 하루에 네 번씩 꾸준히 나가다보니 참 좋았다"고 비결을 설명했다. 
5월에는 잠시 주춤했다. 월간타율 2할4푼2리에 그쳤다. 그러나 24일 키움전 끝내기 홈런, 28일 두산전에서 4안타 5타점을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5월에 결과가 안나오니 폼에 문제가 있는지 자꾸 찾아보려고 했다. 결과를 내려고 하다보니 조금씩 바뀌었다. 타이밍도 맞지 않았다. 유한준 타격코치님과 이야기를 하다보니 정답은 폼이 아니라 타이밍이었다. 키움전에서 끝내기 홈런을 치면서 역시 타이밍이라는 확신을 가졌다"고 밝혔다. 
문상철은 2군 선수들에게는 롤모델이나 다름없다. 10년 동안 견디고 준비한 것이 뒤늦게 만개했다. "2~3년전만해도 은퇴를 생갹했다. 3군도 있다 할 만큼 했다라고 생각이 들어 은퇴를 생각했다. 마지막에 올라가면 한 번 해보고 진짜 아니면 그만하자고 생각했는데 그때부터 잘 풀렸다.  백호가 작년 몸이 아프다보니 내가 꾸준히 경기에 나갔다. 감독님이 경기에 계속 내보내주시니까 내일 또 경기에 나간다는 생각을 했고 좋아진 것 같다"며 이강철 감독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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