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대 캡틴, 오타니·손흥민·페이커와 한솥밥이라니…다저스 우완 156km에 2루타 쾅! 그 때 운명이 결정됐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4.06.04 07: 41

대한민국 야구대표팀 캡틴은 어떻게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페이커(T1) 등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들과 한솥밥을 먹게 됐을까. 지난 3월 서울시리즈 당시 LA 다저스 파이어볼러의 강속구를 받아쳐 2루타로 연결한 장면이 슈퍼 에이전시의 마음을 움직였다. 
김혜성(25·키움 히어로즈)은 지난 3일 오후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글로벌 스포츠 에이전시 CAA 스포츠와 정식 계약을 체결하며 메이저리그 진출을 향한 힘찬 첫걸음을 내딛었다. 
이번 계약은 CAA 베이스볼 소속 네즈 발레로, 마이크 니키스 에이전트와 CAA 스텔라 코리아 소속 장기영 대표, 우중건 부대표의 주도로 성사됐다. 네즈 발레로는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에이전트 잘 알려져 있으면, 오타니의 메이저리그 진출과 성공적인 커리어를 지원해온 핵심 인물이다. 작년 12월 오타니에게 10년 총액 7억 달러 초대형 계약을 안긴 장본인이기도 하다. 

김혜성 CAA스포츠 협약식 / backlight@osen.co.kr

키움 김혜성 / OSEN DB

더 나아가 CAA는 스포츠스타를 비롯해 배우, 감독, 음악가, 작가 및 기업 등을 클라이언트로 두고 있다. 대표적인 클라이언트로는 배우 톰 크루즈, 이정재, 스티븐 스필버그, 비욘세 등이 있으며, CAA 스포츠는 페이커, 손흥민, NFL 애런 로저스, NBA 크리스 폴, 메이저리그 클레이튼 커쇼, PGA 로리 맥길로이, 축구 감독 조세 무리뉴 등을 매니지먼트하고 있다. 
왜 그런 슈퍼 에이전시가 김혜성의 메이저리그 도전에 힘을 보태기로 결정한 것일까. 3일 현장에서 만난 마이크 니키스 에이전트는 “김혜성은 너무 좋은 툴을 많이 갖고 있다. 아마 수많은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매력을 느낄 것”이라며 “김혜성은 공수주가 모두 뛰어나다. 스피드가 워낙 좋아 미국에서도 도루를 많이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수비에서 내야, 외야 상관없이 다양한 포지션 소화가 가능하다. 팀 구성에서 다양성을 제공할 수 있는 매력적인 선수”라고 김혜성의 다재다능함을 주목했다. 
김혜성 CAA스포츠 협약식 / backlight@osen.co.kr
CAA 스포츠는 지난 2020 도쿄올림픽 때부터 김혜성을 주목했다. 김혜성이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새긴 대회다. 이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아시안게임,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등 국제대회 때마다 김혜성의 퍼포먼스를 관찰했는데 지난 3월 메이저리그 서울시리즈에 앞서 개최된 한국 야구대표팀과 LA 다저스와의 스페셜매치가 계약서 작성에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니키스는 “도쿄올림픽, WBC 때부터 김혜성을 보게 됐다. 그 가운데 가장 와 닿았던 건 서울시리즈였다. 당시 김혜성이 바비 밀러(LA 다저스)의 빠른 공을 받아쳐 장타를 기록한 장면이 가장 컸다”라고 말했다. 
김혜성은 당시 대표팀의 1번 2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안타는 3회초 무사 1루 상황에서 나왔는데 다저스의 우완 파이어볼러 바비 밀러의 5구째 97.3마일(156km) 강속구를 공략해 우측으로 향하는 2루타로 연결했다. CAA 스포츠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 한방이었다. 김혜성은 4월 발레로를 비롯한 CAA 고위 관계자들과 화상화의 미팅을 실시했고, 고심 끝 오타니와 한솥밥을 먹기로 결심했다. 
키움 김혜성 / OSEN DB
CAA 스포츠는 김혜성의 인성과 야구를 대하는 태도에도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니키스는 “협약식 이전에 밑에서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있었는데 김혜성이 스타임에도 겸손하고 스스로를 항상 낮춰서 놀라웠다. 항상 야구에 진심인 모습을 보고 성공할 수 있도록 돕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김혜성은 좋은 선수이자 사람이다. 야구에만 전념하는 부분을 높게 평가한다”라고 밝혔다. 
2017년 넥센 2차 1라운드 7순위 출신인 김혜성은 빠른 성장세와 함께 KBO리그 최초로 2021년 유격수, 2022년 2루수로 골든글러브를 모두 수상했다. 그리고 지난해 역시 2루수 부문 황금장갑을 품으며 3년 연속 골든글러버가 됐다. 김혜성의 이러한 다재다능함은 메이저리그 구단에 어떻게 어필이 될까. 
니키스는 “김혜성의 수비를 2루수, 유격수 가운데 비교하기보다는 그가 전체적인 능력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이미 골든글러브를 수상하지 않았나”라며 “메이저리그에 갔을 때도 팀이 유격수를 필요로 하면 유격수, 2루수를 필요로 하면 2루수로 나가면 된다. 다양한 옵션을 제공하는 매력적인 선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혜성 CAA스포츠 협약식 / CAA 스텔라 제공
김혜성은 동산고를 나와 2017년 프로의 꿈을 이뤘다. 김혜성의 1군 통산 성적은 876경기 타율 3할1리 940안타 34홈런 342타점 196도루 536득점이며, 7년차인 지난해 137경기 타율 3할3푼5리 7홈런 57타점 25도루 커리어하이를 쓰며 3월 WBC,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11월 APBC 대표팀에 모두 승선했다. 그 가운데 연령별 대회인 아시안게임과 APBC에서 캡틴을 맡았다. 
김혜성은 키움 고형욱 단장, 홍원기 감독과의 면담 끝에 지난 1월 포스팅 시스템을 통한 메이저리그 도전을 허락 받았다. 올 시즌 50경기 타율 3할9리 8홈런 31타점 활약과 함께 세계적인 슈퍼 에이전시와도 손을 잡으며 메이저리그 진출 전망을 한층 밝힌 김혜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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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김혜성 /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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