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캡틴 양석환이 연장전에서 미숙한 주루플레이를 연발한 전민재를 향해 진심 어린 쓴소리를 날렸다.
지난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시즌 10번째 맞대결.
5-5로 맞선 연장 11회말 두산 공격이었다. 선두타자로 등장한 전민재가 KIA 바뀐 투수 김도현을 상대로 중전안타를 치며 끝내기의 서막을 열었다. 이어 헨리 라모스가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날렸는데 발 빠른 1루주자 전민재가 한 베이스를 이동하는 데 그쳤다. 우측 꽤 먼 곳으로 향한 안타성 타구에도 공이 그라운드에 떨어진 후 뒤늦게 가속을 붙이면서 2루 베이스를 통과해 3루로 향하다가 급하게 귀루했다. 다소 아쉬운 주루플레이였다.
두산은 무사 1, 2루 끝내기 기회를 이어갔다. 그리고 양의지가 등장해 김도현의 초구를 받아쳐 2루수 옆을 빠져나가는 우전안타를 쳤다. 순간 2루에 있던 끝내기 주자 전민재로 시선이 집중됐지만, 그는 이번에도 한 베이스밖에 이동하지 못했다. 타구 판단을 잘못하면서 2루로 잠시 귀루한 탓에 홈으로 들어올 수 없었다. 양의지는 안타를 친 순간 끝내기를 직감했는지 1루로 뛰어가는 과정에서 전민재를 향해 펄쩍펄쩍 뛰면서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다행히 결과는 해피엔딩이었다. 두산은 계속된 무사 만루 찬스에서 김재환이 바뀐 투수 이준영 상대로 끝내기 사구를 얻어내며 길었던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두산은 3연전 기선제압과 함께 파죽의 4연승을 달리며 KIA를 59일 만에 2위로 끌어내리고, 2위와의 승차를 1경기로 좁혔다. 같은 시간 4위 삼성 라이온즈가 고척에서 키움 히어로즈에 패하며 4위와의 승차는 2경기로 벌어졌다.
경기가 기분 좋은 끝내기로 마무리됐지만, 전민재의 표정은 밝지 못했다. 이에 양의지를 비롯해 라울 알칸타라, 홍건희 등이 전민재를 격려하는 모습이 중계화면이 포착됐다. 전민재는 그렇게 돈 주고도 못 사는 귀중함 경험을 쌓았다.
캡틴 양석환은 전민재를 향해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쓴소리를 날렸다. 양석환은 “(전민재는) 아직 경험 자체가 없는 선수다. 그런 상황에서 당연히 그럴 수 있다고 본다”라면서도 “그런데 민재를 비롯해 이유찬, 조수행 모두 더 좋은 주전 선수가 되려면 상황 판단과 본인이 그 순간 해야 할 거를 정확히 해줘야 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지금처럼 그냥 의미 없이 넘어가다보면 또 백업을 할 수밖에 없다. 의기소침한 건 당연한데 그 안에서 본인들이 느끼는 게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후배를 향한 진심을 전했다.
대전고를 나온 전민재는 2018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두산 2차 4라운드 40순위로 뽑힌 7년차 내야수다. 지난해까지 6년 동안 1군 77경기가 전부였던 그는 백업의 긴 터널을 지나 올해 44경기 타율 2할8푼6리 30안타 2홈런 12타점으로 이름 석 자를 똑똑히 알리고 있다. 두산은 주전 유격수 박준영이 부상 이탈했지만, 전민재의 등장으로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전민재에게 7일 KIA전은 또 다른 공부가 된 귀중한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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