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탄쿠르의 'SON 인종차별' 사태, 이대로 끝?... "토트넘 사람들 자리비워. 돌아와도 입장 발표할지 의문"
OSEN 노진주 기자
발행 2024.06.18 15: 51

'소속팀 주장' 손흥민(32)을 향한 로드리고 벤탄쿠르(26, 이상 토트넘)의 인종차별적 발언을 나몰라라 하고 있는 토트넘이다. 
토트넘 사정에 밝은 피터 오 루크 기자는 18일(한국시간)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 "토트넘 내 사람들이 모두 떠나 있다"면서 "그들이 돌아와도 구단이 (이번 사안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발표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는 손흥민을 향한 벤탄쿠르의 인종차별적 행동에 대해 토트넘이 왜 반응하지 않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오 루크는 과거 레스터시티에서 뛰던 제임스 매디슨의 토트넘행을 예견한 공신력 높은 사람이다. 

[사진] 벤탄쿠르 / 데일리 메일, 벤탄쿠르 소셜 미디어 계정

최근 우루과이 TV에 출연한 벤탄쿠르는 손흥민을 향해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 
사회자로부터 손흥민의 유니폼을 받을 수 있는지 요청받은 벤탄쿠르는 “손흥민 사촌에게서 셔츠를 받아도 된다. 그들은 다 똑같이 생기지 않았나”라며 웃으며 받아쳤다. 놀랍게도 이를 들은 사회자도 "맞아"라고 맞장구쳤다. 남미에 팽배하게 퍼진 동양인 차별 의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손흥민은 벤탄쿠르를 누구보다 아꼈다. 손흥민은 벤탄쿠르가 십자인대 파열로 쓰러졌을 때, 그리고 그라운드로 돌아왔을 때도 가장 많은 응원을 보냈던 선수다.
해당 영상을 접한 팬들은 벤탄쿠르에 실망했단 반응을 보이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벤탄쿠르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바로 고개를 숙였다.
그는 “나의 형제 쏘니! 일어났던 일에 대해 사과할게. 그건 정말 나쁜 농담이었어. 나는 형을 사랑하고, 절대 형이나 다른 사람을 무시하거나 상처 주지 않을 것이란 걸 알아줬으면 해! 사랑해 형”이라는 글로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러나 이는 24시간 후면 사라지는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리면서 진정성 의심이 받고 있다.
벤탄쿠르 소셜 미디어 계정에 분노로 가득한 팬들이 찾아와 댓글을 남기고 있다. 손흥민이 여러 차례 인종차별을 당했는데, 이번엔 팀동료가 가해자라는 뉘앙스의 댓글이 무수히 달리고 있다.
손흥민은 숱하게 인종차별 표적이 돼 왔다.
벤탄쿠르의 발언은 손흥민을 인종차별한 팬이 3년 동안 축구 경기 관람 금지를 받은 지 1년 만에 나왔다.
크로인던 출신의 44세 로버트 갈랜드는 2023년 5월 6일 셀허스트 파크에서 열린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경기에서 손흥민이 89분에 교체될 때 손흥민에게 인종차별적 제스처를 취했다. 갈랜드는 8월 25일 하이베리 치안법원에서 인종차별적 괴롭힘을 인정하고 그 해 말에 유죄 판결을 받았다. 해당 사건은 손흥민이 지난 시즌 토트넘을 대표해 인종차별을 당한 세 번째 사례였다.
손흥민은 2023년 초 첼시와 웨스트햄과의 경기 후에도 유사한 인종차별에 직면했다. 첼시 팬 한 명은 손흥민에게 인종차별적 제스처를 취한 혐의로 클럽에서 경기장 출입 금지를 당하고 인종차별적 공공 질서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토트넘 소식을 전하는 스퍼스웹은 “이 상황에 대해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벤탄쿠르가 그런 발언을 했다는 게 정말 믿기지 않고, 그저 나쁜 농담이 아니라 매우 모욕적”이라며 벤탄쿠르를 비난했다.
토트넘은 이번 사안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경기 중 상대 선수 및 팬으로부터 발생하는 인종차별 대응과는 정반대의 행보다. 이에 팬들은 구단의 입장 표명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지만, 성명문 발표는 아직이다. 놀랍게도 직원들이 휴가를 다녀와도 이번 사건에 대한 구단의 입장 표명이 없을 수 있단 예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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