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포기할 수도 있다" 세르비아, '죽여라 죽여라 죽여라' 충격 구호에 항의..."이건 인종차별 스캔들"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4.06.22 09: 12

세르비아가 '유로 2024 중도 포기'라는 카드까지 언급하고 나섰다. 충격적인 증오 발언에 대한 강경 대응이다.
독일 'DW'는 21일(이하 한국시간) "세르비아축구협회(FSS)는 증오에 찬 구호를 외친 크로아티아와 알바니아 관중에 대해 유럽축구연맹(UEFA)의 제재를 요구했다. 그들은 유로 대회를 포기할 준비가 돼 있다는 뜻까지 내비쳤다"라고 보도했다.
현재 세르비아는 독일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에 출전 중이다. 잉글랜드, 덴마크, 슬로베니아와 함께 C조에 속해 있다. 

[사진] 홍염까지 등장한 크로아티아와 알바니아 경기 관중석.

[사진] 세르비아를 향해 적대적인 구호를 외친 것으로 알려진 알바니아 관중석.

문제는 세르비아가 없는 곳에서 터졌다. 지난 19일 알바니아와 크로아티아가 B조 조별리그 맞대결을 펼쳤다. 경기는 2-2로 끝났지만, 두 국가 팬들의 행동이 문제가 됐다. 나란히 정치적으로 사이가 좋지 않은 세르비아에 대한 증오를 드러낸 것. 
그러자 FSS는 공식 성명문을 통해 알바니아와 크로아티아 관중들이 '세르비아를 죽이고, 죽이고, 죽여라'라는 구호를 외쳤다고 주장 중이다. 이미 UEFA에 공식 항의서를 제출했고, 충분한 조치가 내려지지 않을 시엔 대회에서 탈퇴할 의사까지 있다고 밝혔다. 
FSS는 '수치스러운 인종차별 행위'라고 항의하며 구호가 나오자마자 경기를 멈췄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죽여야 한다는 외침과 함께 국가를 모욕하는 건 오랫동안 스포츠 행사에서 볼 수 없었던 일"이라고 덧붙였다. 몇몇 팬들의 외침이 아니라 단체 행동이었다는 점도 언급했다.
요반 수르바토비치 FSS 회장 역시 "이번 일은 수치스러운 스캔들이다. 우리는 대회를 계속하지 않는단 뜻이더라도 UEFA에 제재를 요청할 것"이라며 "UEFA가 이들을 처벌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할지 고민하겠다"라고 선언했다. 
세르비아와 알바니아, 크로아티아는 '유럽의 화약고'라고 불리는 발칸 반도 국가들이다. 여러 문제로 엮인 만큼 서로에 대한 적대감이 크다. 특히 1990년대 발칸 전쟁 이후 관계가 더욱 심각해졌다. 정치적 갈등이 축구장에서까지 나오고 만 것.
[사진] 홍염과 플라스틱 컵 등 여러 물체가 날아든 세르비아와 슬로베니아의 경기.
만약 세르비아가 이대로 대회를 보이콧한다면 최소 925만 유로(약 138억 원)를 놓치게 될 수 있다. 'AP 통신'에 따르면 세르비아는 대회 상금과 중계 및 스폰서 계약, 티켓 판매 수익금 등을 포함해 최소 925만 유로를 받을 예정이다. 하지만 대회를 중도 포기한다면 이를 제대로 받기는커녕 보상금을 지불하고 추가 징계를 받게 된다.
현재 세르비아는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몰려 있다. 1차전에선 잉글랜드에 0-1로 패했고, 슬로베니아와 2차전에선 후반 추가시간 5분 루카 요비치의 동점골로 간신히 1-1 무승부를 거뒀다. 마지막 경기에서 덴마크를 잡아내야만 희망이 있다. 
한편 세르비아 관중들 역시 인종차별 혐의를 받고 있다. 잉글랜드 언론들에 따르면 이들은 잉글랜드전 도중 흑인 선수들을 향해 원숭이 소리를 냈다. 경기장 밖에서는 잉글랜드 팬들과 세르비아 팬들이 폭력 사태를 벌이다 체포되기도 했다.
FSS는 이미 자국 팬들 때문에 벌금 징계도 받았다. 세르비아 팬들은 잉글랜드전에서 코소보 독립 반대에 관한 걸개를 내걸었고, 슬로베니아전에선 경기장으로 플라스틱 컵과 홍염 등 여러 물체를 투척했다. UEFA는 이에 대해 각각 벌금 1만 유로(약 1487만 원)와 4500유로(약 670만 원)를 부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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