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끔찍했다. 있을 수 없는 일"…사상 초유의 피치클락 끝내기, 21SV 클로저 망연자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4.06.23 20: 40

말 그대로 기묘하고 이상한 경기의 결말이었다. 2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워싱턴 내셔널스와 콜로라도 로키스의 경기는 모두가 예상치 못한 장면으로 경기가 마무리 됐다.
경기는 팽팽한 접전이었지만 워싱턴이 5-5 동점에서 8회초, 루이스 가르시아 주니어의 투런포로 7-5의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8회말 콜로라도 라이언 맥마혼의 좌월 솔로포로 1점 차 상황을 유지했다.
그리고 9회말을 맞이했다. 워싱턴은 1점 차 리드를 지키기 위해 올해 21세이브 평균자책점 1.72를 기록 중인 마무리 카일 피네건을 마운드에 올렸다. 그러나 피네건은 흔들렸다. 선두타자 헌터 굿맨에게 우전안타, 제이크 케이브에게 좌전안타를 맞으면서 무사 1,2루 위기에 몰렸고 브렌트 도일에게 좌전 적시타까지 허용했다. 7-7 동점이 됐다. 블론세이브를 범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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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에제키엘 토바에게 우전안타까지 맞으며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무사 만루에서 앞선 타석에서 홈런을 쳤던 라이언 맥마혼이 들어섰다. 피네건은 맥마혼을 상대로 2스트라이크를 선점했지만 풀카운트까지 몰렸다. 그리고 7구째 승부구를 던졌다. 그런데 주심 헌터 웬델스테드가 자리를 벗어나 팔을 휘저었다. 그리고 투수 피네건을 가리키며 피치클락 위반 제스처를 취했다. 던진 공 자체도 볼이었지만 이미 피치클락 위반으로 볼이 선언된 것. 이는 밀어내기 볼넷으로 연결됐다. 모두가 어리둥절해 했는데 뒤늦게 콜로라도가 8-7 끝내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피네건은 황당해 하면서 망연자실해 했다.
모두가 원한 짜릿한 결말은 아니었다. 콜로라도와 워싱턴 모두 개운하지 않은 경기의 마지막이었다. 피치클락 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나온 피치클락 위반 끝내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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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클락 도입 첫 해였던 지난해, 스프링캠프에서는 타자의 피치클락 위반으로 자동 스트라이크가 선언되며 경기가 무승부로 끝난 바 있다. 2023년 2월26일, 보스턴 레드삭스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경기, 6-6으로 맞선 9회 2사 만루에서 애틀랜타 타자 칼 콘리가 피치클락 위반 삼진으로 경기가 허무하게 종료됐다. 
사실 올해 피네건은 누구보다 피치클락을 많이 위반했다. 올 시즌 피치클락 위반을 9번이나 범했다. 최다 위반 1위. 그리고 역대 만루에서 나온 역대 피치클락 4번째 위반이었지만 끝내기 피치클락 위반은 피네건이 역대 최초다.
모두가 어리둥절하고 황당한 경기의 엔딩이었다.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을 ‘당한’ 라이언 맥마혼은 “저는 피치클락을 절대 보지 않는다. 8초 후 심판을 보고 있지 않았다. 심판이 할 일을 하게 보고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9회 선두타자로 피네건을 상대로 안타를 치면서 대역전극 서사를 시작한 헌터 굿맨은 “정말 말도 안되는 일이다. 저는 그 상황에 관여하지 않았지만 정말 굉장하다. 맥마혼이 정말 좋은 타석을 보냈다”라고 했다. 
끝내기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유격수 CJ 에이브람스는 “어떤 소리를 내기에는 너무 늦었다. 경기장이 시끄러워서 소리를 쳐도 들을 수 없었을 것이다. 단지 이상한 결말이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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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네건은 “처음에는 제가 피치클락을 잘 지키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심판이 어떤 콜을 했는지 잘 몰랐다”라면서 “그래서 그 다음에 내가 너무 늦게 던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중요한 순간 팀을 실망시킨 게 너무 끔찍하다. 이렇게 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자책했다.
그러면서 “모든 것을 바꾸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저에게 중요한 것이지만 더 나아지면 된다. 나에게 유리하게 피치클락을 활용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오늘은 시간을 확인하지 않았고 그 대가를 치러야 했다”라고 후회하면서 더 이상 이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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