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세상이 본받아야 해!" 감독부터 동료까지 '호비어천가'...호날두, 깜짝 패스로 '유로 신기록' 작성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4.06.23 21: 42

이 정도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9, 알 나스르)를 위한 '용비어천가'다.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과 브루노 페르난데스(30,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호날두를 찬양했다.
포르투갈은 23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도르트문트의 BVB 슈타디온 도르트문트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조별리그 F조 2차전에서 튀르키예를 3-0으로 꺾었다.
포르투갈은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호날두가 최전방에 자리했고, 하파엘 레앙-브루노 페르난데스-베르나르두 실바가 공격 2선에 섰다. 주앙 팔리냐-비티냐가 중원을 채웠고, 누노 멘데스-페페-후벵 디아스-주앙 칸셀루가 포백을 구성했다. 골문은 디오고 코스타가 지켰다.

완벽한 대승이었다. 전반 22분 선제골이 터졌다. 튀르키예 수비가 왼쪽에서 올라온 낮고 빠른 크로스를 제대로 걷어내지 못했다. 흐른 공을 실바가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행운도 따랐다. 전반 28분 튀르키예 수비수 사메트 아카이딘이 골키퍼 알타이 바이은드르에게 공을 건네려다가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바이은드르는 골문을 비우고 나와 있었지만, 이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골대로 백패스한 것. 공은 그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가며 자책골이 됐다.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후반 10분 브루노의 쐐기골 장면이었다. 호날두가 수비 라인 뒤로 침투하면서 오프사이드 트랩을 무너뜨리고 롱패스를 받아냈다. 결정적인 일대일 기회였지만, 호날두는 더 완벽한 위치에 있는 브루노에게 패스했다. 브루노는 발만 갖다 대며 포르투갈의 3번째 골을 만들어 냈다. 
평소 골 욕심으로 유명한 호날두가 보여준 너무나 이타적인 패스였다. 충분히 직접 슈팅을 때려도 이상하지 않은 장면이었기에 많은 이들이 놀랐다. 호날두는 경기 막판에도 욕심 부리지 않고 실바에게 패스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호날두는 이번 도움으로 유로 역사도 새로 썼다. 포르투갈 '아 볼라'에 따르면 그는 유로 역대 최고령 어시스트(39세 138일) 기록을 세웠고, 유로 통산 7번째 도움을 올리며 역대 최다 도움 기록까지 작성했다. 이타심을 발휘한 보람이 있었던 셈.
호날두는 도움 장면 외에도 볼 터치 30회를 기록하며 기회 창출 3회, 드리블 성공 2회 등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만 39세의 나이에도 무리 없이 풀타임을 소화했다.
경기 후 포르투갈 대표팀은 호날두를 향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아 볼라에 따르면 마르티네스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골키퍼 앞에서서 놀라운 걸 봤다. (호날두는) 그 공을 브루노에게 패스했다. 이는 포르투갈의 모든 아카데미와 축구계에서 보여줘야 할 예시다. 팀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줬다"라며 호날두를 추켜세웠다.
브루노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방송 인터뷰를 통해 "난 호날두가 언제나 이타적이었다고 생각한다. 분명히 그는 골을 넣는 선수이고, 특정 위치에서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그의 최고 장점은 마무리 능력이고, 우리는 그걸 활용해야 한다"라며 호날두는 팀플레이어라고 주장했다.
이어 브루노는 "호날두는 그 순간 패스하기로 결정했다. 만약 슈팅을 쐈어도 잘못된 결정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는 타고난 피니셔고 평균을 넘는 마무리 능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호날두는 가장 중요한 건 팀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는 항상 이를 보여줬다. 그가 이타적인 태도를 멈춘 건 어느 정도 슈팅을 했기 때문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포르투갈은 체코와 튀르키예를 연달아 제압하며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확정 지었다. 조별리그 마지막 상대는 조지아. 아직 득점이 없는 호날두는 오는 27일 열리는 조지아전에서 대회 마수걸이 골 사냥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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