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논란' 후 첫 경기.. 벤탄쿠르, 후반 막판 교체 출전→우루과이, 코파 1차전 파나마 3-1 제압
OSEN 노진주 기자
발행 2024.06.24 13: 37

 우루과이가 2024 남미축구연맹(CONMEBOL) 코파 아메리카 첫 경기에서 승리했다. 최근 인종차별 논란 중심에 선 벤탄쿠르(우루과이)는 후반 39분 교체 출전했다.
우루과이는 2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하드록 스타디움에서 열린 파나마와의 코파 아메리카 C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3-1로 이겼다.
비교적 일찍 우루과이는 선제골을 넣었다. 전반 16분  막시밀리아노 아라우호의 박스 밖 왼발 슈팅에 이은 선제골로 1-0 리드를 잡았다. 이후 우루과이는 2골을 더 터트렸다. 후반 40분, 후반 추가시간 1분 각각 다르윈 누녜스와 마티아스 비냐의 발끝이 터졌다. 

[사진] (왼쪽) 벤탄쿠르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파나마는 후반 추가시간 5분, 미하엘 무릴로의 득점으로 한 골 만회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사진] 벤탄쿠르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근 같은 소속팀 주장 손흥민(32, 토트넘)을 향해 인종차별 발언을 한 우루과이 미드필더 벤탄쿠르는 후반 39분에 돼서야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에 따르면 그는 딱 7번 공을 만지면서 패스 성공률 80%를 기록했다.
같은 C조에 속한 미국도 승전고를 울렸다. 텍사스주 알링턴의 AT&T 스타디움에서 열린 볼리비아와의 맞대결에서 2-0 완승을 거뒀다. 전반 3분과 44분 크리스티안 풀리시치, 플로리안 발로건이 골맛을 봤다.
나란히 1승을 거뒀지만 다득점에 앞선 우루과이가 C조 선두에 자리했다.
[사진] 벤탄쿠르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편 벤탄쿠르가 일으킨 '인종차별 논란' 상황은 이러했다. 앞서 15일 우루과이 TV 프로그램 '포르 라 카미세타'에 출연한 벤탄쿠르는 진행자로부터 한국 선수 유니폼을 부탁받았다. 토트넘의 캡틴 손흥민 유니폼을 원한다는 뜻이었다. 벤탄쿠르도 "쏘니?(손흥민의 별명)"라고 되물었다.
벤탄쿠르는 "손흥민 사촌의 유니폼일 수도 있다. 그들은 모두 똑같이 생겼기 때문"이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진행자는 맞장구를 치면서 함께 웃었다. 아시아인 모두가 비슷하게 생겼다는, 명백한 인종차별 발언이다.
논란이 일자 벤탄쿠르는 지난 15일 1차 사과문을 공개했다. 그는 "쏘니 나의 형제여. 일어났던 일에 대해 사과할게. 그건 정말 나쁜 농담이었어. 나는 당신을 정말 사랑하고, 절대 당신이나 다른 사람을 무시하거나 상처 주지 않을 것이란 걸 알아줬으면 해. 사랑해 형제여”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사과문은 24시간이면 사라지는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라오면서 ‘진정성 논란’을 낳았다.
토트넘도 가만히 손 놓고 있었다. 구단의 공식 입장은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인종 차별에 대해 빠르게 성명문을 발표했던 과거 사례와는 다른 대처였다.
결국 손흥민이 나섰다. 그는 20일 "벤탄쿠르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실수했다는 것을 인정했고 사과도 했다. 그는 일부러 모욕적인 말을 할 생각은 없었다”라고 말했다.
[사진] 벤탄쿠르 소셜 미디어 계정.
벤탄쿠르의 사과, 손흥민의 사과 수용과 관계없이 영국축구협회(FA)에서 벤탄쿠르에게 징계를 내릴 수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징계 가능성이 나오자마자 벤탄쿠르는 재차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22일 "인터뷰에서 손흥민을 언급했던 것에 대해 난 그와 대화를 나눴고 우린 깊은 우정을 바탕으로 이 일이 단지 불행한 오해였다는 것을 서로 이해했다"라며 "모든 것은 명확해졌고, 해결됐다. 내 발언으로 기분 나빴던 분들이 있었다면 진심으로 사과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가지는 정확히 했다. 벤탄쿠르는 "분명히 말하고 싶은 것은 난 손흥민만 언급했을 뿐 다른 누구도 언급한 적 없다. 누구를 직접적으로나 간접적으로 모욕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 모두에게 큰 존경을 표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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