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선두 KIA와의 주중 3연전 중 2경기에서 1승1무를 거뒀다. 그러나 롯데는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다. 투수 나균안의 무책임한 행동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롯데는 지난 26일 사직 KIA전을 앞두고 나균안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성적 부진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마냥 성적만 가지고 나균안을 2군으로 보낸 건 아니다. 14경기 2승7패 평균자책점 9.05의 성적은 비판 받아야 마땅한 성적이다. 하지만 나균안은 그라운드 밖에서의 논란으로 지탄의 대상이 됐다.
지난 25일 사직 KIA전 선발 투수로 예고됐던 나균안이다. 하지만 나균안은 선발 등판 전날부터 선발 등판 당일 새벽까지 술자리에 머문 사실이 발각됐다. 나균안이 술자리 있었던 사진을 커뮤니티에 게재하면서 알려졌다.
술 한 잔 하는게 문제가 되진 않는다. 사람 사는 세상이 그렇게 각박하지 않다. 개인의 사생활을 존중하고 있다. 그러나 나균안은 선발 등판이 예고된 선수였다. 이것은 다른 문제다. 프로 의식이 결여되어 있는 것이고 동료 선수들, 그리고 팬들을 모두 기만하고 배신하는 행위였다.
술자리의 대가는 참담했다. 호투를 해도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이 아닌데, 1⅔이닝 7피안타(1피홈런) 6볼넷 2탈삼진 8실점으로 난타 당했다. 2만 여 사직의 롯데 팬들은 이례적으로 마운드를 내려가는 투수를 향해 야유를 퍼부었다. 나균안을 향한 민심은 최악이었다.
김태형 감독은 그동안 나균안의 부진에도 믿고 마운드를 맡겼다. 4선발로서 선발진을 버텨주기를 바랐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비롯한 지난 3년의 성과가 김태형 감독의 믿을 구석이었다. 그러나 나균안은 그 믿음에 보답하지 못했다.
스프링캠프 기간 중에는 불륜 의혹이 터지며 사생활로 한 차례 도마 위에 올랐던 나균안이다. 그럼에도 롯데와 김태형 감독은 ‘개인사’라면서 선수 본인이 해결하고 마운드로 돌아오기를 바랐다. 구단도 따로 징계를 고려하지 않았다. 그러나 나균안은 달라지지 않았다. 자신을 끝까지 기다려주고 품어준 구단을 향해 날선 부메랑을 날렸다.
김태형 감독은 “그냥 넘어갈 일은 아니지 않나”라면서 “세게 한소리를 할까 했지만 그건 아닌 것 같았다. 구단 내규가 있다. 구단이 맡기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롯데는 더 이상 나균안을 비롯해 선수들의 그라운드 밖 일탈 행위를 좌시하지 않을 예정이다. 프로 선수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구단의 이미지에도 먹칠을 했다. 나균안의 술자리 논란은 롯데 그룹에서도 유심히 지켜보고 있는 사안이다. 그리고 다양한 루트를 통해 나균안을 향한 분노를 표현하고 있다.
김태형 감독과 롯데 구단의 인내심을 테스트한 나균안을 향한 철퇴는 그리 작지 않을 전망이다. 2군행은 징계의 기본 바탕이 될 것이다. 그 외에 벌금 규모 등이 구단 징계위원회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해 성공신화를 써 내려가던 국가대표 투수의 추락. 스스로 자초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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