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파이어볼러’ 문동주(21)가 2군에서 최고 시속 159km 강속구를 뿌리며 스트라이크 비율을 끌어올렸다. 후반기 5강 도전에 나설 한화의 희망으로 1군에 돌아올 수 있을지 궁금하다.
문동주는 지난 3일 강화 SSG퓨처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 2군과의 퓨처스리그 경기에 선발등판, 5이닝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막았다. 타선 침묵 속에 팀이 1-3으로 지며 패전을 안았지만 투구 내용은 준수했다.
1회 김태윤을 좌익수 뜬공 잡고 시작한 문동주는 안상현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지만 허진을 헛스윙 3구 삼진 처리했다. 이정범에게 좌전 안타를 맞아 2사 1,2루 위기에 몰렸으나 최민창을 4구 만에 헛스윙 삼진 돌려세우며 첫 이닝을 마무리했다.
2회에는 백준서를 좌익수 뜬공, 신범수를 유격수 뜬공 아웃시킨 뒤 현원회를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이승민을 유격수 땅볼 유도했다. 여세를 몰아 3회에는 김태윤을 투수 땅볼, 안상현을 헛스윙 3구 삼진, 허진을 1루 땅볼로 첫 삼자범퇴 이닝을 펼쳤다.
4회가 아쉬웠다. 이정범을 우익수 뜬공 처리한 뒤 최민창에게 좌전 안타를 내준 문동주는 신인 백준서에게 좌월 투런 홈런을 허용했다. 볼카운트 1B-2S에서 4구째 시속 124km 커브를 공략당해 비거리 125m 투런 홈런이 됐다.
홈런으로 선취점을 내줬지만 문동주는 흔들리지 않았다. 신범수를 3루 파울 플라이, 현원회를 우익수 뜬공 잡으며 추가 실점 없이 4회를 마친 문동주는 5회 이승민과 김태윤을 연속 헛스윙 삼진 돌려세우며 기세를 높였다. 안상현에게 중전 안타를 내줬으나 포수 박상언이 2루 도루를 저지하면서 이닝이 끝났다.
총 투구수 76개로 트랙맨 기준 최고 시속 159km, 평균 155km 직구(24개)를 비롯해 슬라이더(27개), 체인지업(14개), 커브(11개) 등 변화구를 많이 구사했다. 직구 구속은 여전히 빠르고, 공에는 힘이 넘쳤다. 스트라이크도 52개로 그 비율이 68.4%로 좋았다. 1군에서 시즌 평균 기록(63.7%)을 상회했다.
이날 체인지업은 스트라이크와 볼의 비율이 같았지만 직구(75.0%), 슬라이더(66.7%), 커브(81.8%)는 스트라이크 비율이 훨씬 높았다. 올 시즌 변화구 움직임이 쉽게 구분돼 직구를 노리는 상대 타자들의 노림수에 쉽게 걸렸는데 2군에서 한 경기이긴 하지만 어느 정도 실마리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신인왕을 차지하며 한화의 영건 에이스로 떠오른 문동주는 올해 13경기(66⅓이닝) 3승6패 평균자책점 6.92 탈삼진 46개 WHIP 1.91 피안타율 3할5푼으로 부진하다. 4월말 2군에 내려가 3주간 조정을 거쳐 5월 중순 1군에 복귀했고, 첫 3경기에서 18이닝 3실점으로 반등하는가 싶었지만 이후 4경기 연속 패전을 안았다. 이 기간 평균자책점 9.14. 제구 난조에 집중타를 맞고 지난달 27일 다시 2군에 내려갔다.
당시 김경문 한화 감독은 “어린 나이의 선수에게 많은 것을 바라진 않지만 팀에 문동주라는 이름의 비중이 있다. 감독 입장에서 매번 이겨달라는 것은 부담을 주는 것이지만 우리 팀원들과 팬들이 열심히 응원해주는데 경기를 싸울 수 있게 만들어주는 걸 배워야 한다. 팀도 팀이지만 본인이 제일 답답할 것이다. 잘 추스르는 시간이 필요하다. 올스타 브레이크가 끝나고 나서 조금 더 단단해져 돌아오길 바란다”고 후반기 문동주의 복귀를 기약했다.
한화는 메이저리그 통산 100승 듀오 류현진(78승)과 하이메 바리아(22승)가 원투펀치를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부상 대체 외국인 투수로 합류한 라이언 와이스와 김기중이 기대 이상 투구를 하면서 4명의 선발까지는 꽤 안정적이다. 남은 선발 한 자리에 문동주가 살아난다면 후반기 힘 있는 5인 선발진으로 5강 싸움에 도전장을 내밀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