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와 계약 해지' 울산, 이경수 수석코치 감독 대행 체제로 '린가드의 피릿소리' 맞선다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4.07.12 07: 22

홍명보(55) 감독은 이제 대표팀으로 떠났다. 울산HD는 이경수 코치 감독 대행 체제로 FC서울을 맞이한다.
울산HD는 11일 "구단은 홍명보 감독과 상호 계약을 해지하고 이경수 수석코치를 감독 대행으로 선임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지난 7일 홍명보 감독이 차기 사령탑으로 내정됐음을 공식적으로 알렸고 8일 이임생 기술본부 총괄이사의 브리핑을 통해 홍명보 감독의 부임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해당 발표 이후 홍명보 감독의 첫 공식 석상은 10일 오후 7시 30분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22라운드 광주FC와 맞대결이었다. 이정효 감독의 광주를 상대로 약한 모습을 보여왔던 울산은 이날 0-1로 패배하며 광주전 4연패를 기록했다.
홍명보 감독이 본격적으로 대표팀 감독직에 대해 입을 연 건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이었다. 경기 전 인터뷰에서도 대표팀 관련 질문이 나왔지만, 홍 감독은 "킥오프 30분 전이다. 끝나고 모두 말하겠다"라며 대답을 피했다.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서 만난 홍 감독의 얼굴엔 어두움이 가득했다. 근심, 걱정이 얼굴의 주름에 녹아 있었다. 
홍 감독은 그간의 심경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솔직한 심정은 가고 싶지 않았다. 정말 가고 싶지 않았다"라는 말로 시작했고 "2월부터 제 이름이 저의 의도와 상관없이 전강위, 축구협회, 언론에 나왔다. 정말로 괴로웠다. 뭔가 난도질 당하는 느낌이었다.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라며 감독 후보에 거론된 심경도 밝혔다.
홍명보 감독은 "저는 계속 저에게 질문했다. 두려움이 가장 컸다. 제 축구인생에서 마지막 도전이 될 수 있다는 생각도 했다"라고 말했다. 이제 만 55세가 된 홍명보 감독에겐 이번이 아니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을 기회가 없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실제로 2014 브라질 월드컵 이후 다시 대표팀 사령탑 자리에 국내 감독이 오르기까진 10년이 걸렸기 때문이다.
그는 "제가 전에 실패했던 과정과 그 후 일들을 생각하면 너무나 끔찍하지만, 반대로 다시 도전해보고 싶다는 승부욕이 생긴 것도 사실이다. 정말 팀을 새롭게 만들어, 정말 강한 팀으로 만들어 도전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라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대표팀 감독을 향한 욕심이 없진 않았던 홍 감독이다.
이날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엔 홍명보 감독을 향한 비난의 걸개가 내걸렸다. 울산HD 지휘봉을 잡고 2022시즌, 2023시즌 K리그 우승에 성공하며 '전북 왕조'를 끝낸 홍 감독이다. 그간 비판도 많았지만, 울산 팬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받아왔다. 그랬던 홍 감독에게 이날은 조롱성 문구가 내걸렸다.
홍 감독은 "응원의 구호가 오늘은 야유로 나왔다"라며 "전적으로 제 책임이다. 다시 한 번 울산 팬들, 처용전사, 이분들께 사과의 말씀 드리겠다. 죄송합니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날 경기 홍명보 감독은 평소와 달리 차분한, 혹은 소극적인 자세로 경기를 지켜봤다. 테크니컬 에어리어에서 손짓하고 소리를 내지르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예상대로 홍 감독의 마지막 경기였다.
울산의 다음 경기는 당장 13일이다. 울산은 최근 상승세를 달리는 FC서울을 홈으로 불러들인다. 10일 광주FC에 0-1로 패배한 울산은 승점 획득에 실패하며 리그 3위로 미끄러졌고 승점 3점이 절실하다. 
최근 서울은 약 7년 동안 이기지 못했던 전북현대를 원정서 잡아냈고 2015년 8월 이후 승리가 없었던 대전하나시티즌까지 격파했다. 울산은 최근 서울과 치른 10경기에서 6승 4무를 기록, 패배한 적 없으며 통산 전적에서도 20승 14무 5패를 기록, 절대적인 우위에 있다.
울산이 서울을 상대로 마지막으로 패한 것은 지난 2017년 10월 28일. 사령탑을 잃은 울산, 서울을 상대해 무슨 일이든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 됐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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