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게이트 '로드나인', 똥물에 사이다 탄다고 '정상화'됩니까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24.07.13 09: 02

리니지 라이크 계열의 도박장 게임치고는 과금이 착하다. 스마일게이트의 퍼블리싱이자 ‘로한’ 시리즈로 먹튀 의혹을 받는 엔엑스3 게임즈가 개발한 ‘로드나인’ 이야기다. 그렇다면 과금 착하다고 칭찬해야되나? 진짜 착하기는 한건가? 팔 건 다 팔고, 슬로트 머신 잭팟 확률은 여전하고, BJ 춤추고, 흑우들 순위 줄세우기는 똑같지만 물을 타기는 탔다. 똥물에 사이다 한 컵 더 탄다고 뭐가 다른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서도. 이게 '비정상의 정상화'라니까 '그러려니'할 뿐이다.
리니지 1세대인 기자는 게임을 ‘아주’ 좋아한다. 콘솔과 PC, 모바일 등 여러 기종과 MMORPG, 핵앤슬래시, 전략 시뮬레이션 등 갖가지 유형을 가리지 않는다. 세간에서 비웃는 ‘린저씨’를 거쳐 ‘린할배’에 접어든 나이다. 게임이 재미있으면 과금도 불사하는 주의다. 큰 돈 들인 게임사도 당연히 먹고 살아야하지 않는가. 잘 만들었으면 돈을 벌어야 더 훌륭한 게임을 만들수 있으니 ‘내돈내산’ 보태주는 게 당연하다.
각설이 길었다. 12’일 정오 출시한 로드나인’ 리뷰를 쓰던 중에 옆길로 샜다. 죄송합니다. 한 마디로 ‘일’이라서 ‘로드나인’을 이날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새벽 1시까지 열심히 했다. 재미? 감동? 단 1도 느끼지 못했다. ‘로드나인’ 관계자 분들 죄송합니다. 출시하자마자 긴급 점검에 연장까지 들어가 오후 6시에 다시 오픈한 걸 솔직히 감사할 지경이다.

어느 게임이나 첫 인상은 그래픽과 캐릭터의 움직임이다. 사람을 처음 만나면 외모부터 살피는 것과 마찬가지다. ‘로드나인’의 그래픽은 구리다. 테스트 기종은 모바일로는 M2 칩셋의 아이패드 에어 최신형, PC는 권장사양을 넉넉히 뛰어넘는 고사양 게이밍 노트북. 설정에서 그래픽 품질을 최고로 높여서 했는데 딱 ‘리니지’ 수준 정도다. 도대체 언제적 리니지인데 한국 MMORPG의 그래픽은 ‘리니지’를 넘어서면 실례라고 생각하는 건가.
캐릭터 이동은 답답하고 전투 타격감은 밋밋하다. 게임 UI도 어지럽다. 게임 시스템? 도대체 자동사냥 넣는 리니지 라이크가 왜 이리 스택 쌓는 건 100단계 테트리스마냥 복잡할까. 여기저기 과금 요소를 늘릴려고 최선을 다한 결과물일게다.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분들에게 그래도 위안이 될지 모르겠지만 넷마블의 ‘레이븐2’랑 비교해서는 조금 난 듯도 싶습니다.
영웅 아바타는 확정으로 판다. 회사가 과금까지 지원하진 않지만, 게임을 제대로 해볼까 싶어 40여만원을 들여 영웅 아바타를 확정으로 구매했다. 40만원 다 쓰기 전에 확률적으로 ‘성공’이 뜰 수도 있을텐데, 당연히 그런 경사는 없었다. 거기에 주간 패키지 2개 11만원도 구매했는데 ‘아바타 소환권’이라고 쓰여진 품목이 사라지고 없다. 설명을 다시 읽어보니 ‘확정 구매권’이란다. 이게 뭐지? 영웅 아바타 확정을 ‘깡’ 다이아로 사기 전에 이걸 샀어야된다는 말인가.
갑자기 ‘로드나인’에 정이 뚝 떨어졌다. 게임사는 “몰라서 돈 더 쓴 니가 바보지, 우리는 착한 과금이라고 했잖아. 비정상의 정상화야”라고 비웃는 듯 했다. 맞습니다. 댁들이 다 맞고요. 똥에 금칠한다고 금괴가 되지는 않습니다. 남들이 2백만원 받는 거, 우리는 40~50만원 받는다고 ‘비정상의 정상화’라고 한거라면…그래도 댁들이 다 맞습니다. 멋대로 생각하세요.(그 독하다는 ‘레이븐 2’도 영웅 확정은 20만원에 팔았다)
또, 캐시 구매창에 빈 공간이 많은 걸로 봐서는 앞으로 어찌될지, 아니면 채워놨다가 출시 전 누출로 욕이 쏟아지자 급히 비워놓은 건지 가슴이 콩닥콩닥 뛴다. 한국 게이머들은 처음에 “차비만 줘” 살살 구슬리다가 뒷골목 가서 마구 줘패고 오징어 즙짜는 리니지 라이크 류의 도박판 회사들 많이 봐왔다. ‘로드나인’은 부디 그렇지 않기를 바랍니다. 비정상의 정상화라고 그렇게 반복해서 강조하지만 않았아도 이렇게 열 받지는 않습니다. ‘
시즌패스는 구매하지 않았다. 이미 쓴 돈도 아까운 판이라, 리니지 라이크 류의 게임을 하면서 처음으로 시즌패스를 거르는 용단을 내렸다. 기자는 서두에 썼듯이 ‘공짜 게임만 바라는 심보’는 아니라서 시즌 패스 등의 월정액 개념 시즌패스와 혜자 패키지는 거의 사주는 ‘호갱’이다.
이 게임을 왜 해야하지? 앞으로 리뷰는 어떻게 쓰지? 고민하던 참에 한밤중 긴급 점검이 또 걸렸다. 땡큐다. 게임이 지겨워서 졸고 깨기는 참 오랜만이다. 오후 11시, 생돈을 무려 수 십만원 들였으니 재접했다. 리니지 라이크에 매몰되는 흑우들의 전형적인 패턴이다. 30일 동안 매일 매일 나눠서 주는 오픈기념 데일리 이벤트가 다 열린다. 다 고만고만한 것들이라 고맙기는 커녕 오히려 찜찜하다. 이러다가 게이머가 치팅했다고 거꾸로 계정 정지 먹이는 건 아닐까. 잠깐 걱정하다 그냥 잠이 들었다. 요즘 불면증으로 고생했는데, 정말 정말 정말 고맙다 ‘로드나인’. /mcgwire@osen.co.kr
<사진> 로드나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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