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풍의 팀' 캐나다가 4위로 코파 아메리카를 마쳤다. 루이스 수아레스(37, 인터 마이애미)는 우루과이를 3위로 올려두며 '라스트 댄스'를 완벽히 마무리했다.
제시 마시 감독이 지휘하는 캐나다는 14일 오전 9시(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뱅크 오브 아메리카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미축구연맹(CONMEBOL) 코파 아메리카 2024 3·4위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우루과이에 패했다.
캐나다는 후반 추가시간 수아레스에게 극장 동점골을 내주며 2-2로 비겼다. 그런 뒤 승부차기에서 2-4로 패하며 다 잡은 승리를 놓치고 말았다. 그럼에도 최종 4위로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마시 감독은 부임한 지 두 달 만에 캐나다 축구 역사를 새로 쓰며 지도력을 입증했다.
마시 감독을 놓친 한국으로서는 아쉬울 따름이다. 그 역시 한국 대표팀 부임을 원했기에 충분히 선임할 수 있었지만, 마지막 단계에서 대한축구협회(KFA)의 협상력 부족으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주호 전력강화위원은 "사실 마시와 3월에 접촉했다. 하겠다고 얘기한 상태였다. '다른 곳도 있지만, 나는 한국이다'라고 했다. 처음에 마시를 추천했을 때 별로 관심이 없어서 협상이 끌렸다. 누군지 모르는 분들이 많았다"라고 폭로했다.
캐나다는 4-2-3-1 포메이션을 택했다. 타니 올루와시, 제이콥 샤펠버그-조너선 오소리오-알리 아메드, 마티외 슈아니에르-이스마엘 코네, 리치 라레이아-모이세 봄비토-뤽 드 푸제롤-알리스테어 존스톤, 데인 세인트클레어가 먼저 출격했다.
우루과이는 4-3-3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막시밀리아노 아라우호-다르윈 누녜스-파쿤도 펠리스트리, 페데리코 발베르데-마누엘 우가르테-로드리고 벤탄쿠르, 마티아스 비냐-세바스티안 카세레스-호세 히메네스-나이탄 난데스, 세르히오 로셰트가 선발로 나섰다.
우루과이가 빠르게 선제골을 터트렸다. 전반 8분 코너킥 공격에서 카세레스가 머리로 공을 떨궈놨다. 이를 받은 벤탄쿠르가 강력한 왼발 터닝슛으로 골망을 가르며 1-0을 만들었다.
캐나다가 전반 21분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번에도 코너킥에서 골이 나왔다. 코네가 높이 떠오른 공을 환상적인 이단차기 슈팅으로 연결해 동점골을 넣었다. 태권도를 연상케하는 감각적인 슈팅이었다.
양 팀이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다. 전반 23분 펠리스트리가 정확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전반 43분엔 오소리오가 결정적인 일대일 기회를 맞았으나 뛰쳐나온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전반은 1-1로 마무리됐다.
우루과이가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누녜스와 우가르테를 불러들이고 베테랑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와 히오르히안 데 아라스카에타를 투입했다. 수아레스로서는 인생 마지막 코파 경기.
우루과이가 몰아치기 시작했다. 후반 23분 아라스카에타가 수비 뒷공간으로 침투했고, 뛰어 들어오는 동료에게 공을 내주려 했다. 그러나 패스가 살짝 흐르면서 수비에게 차단됐다. 후반 25분엔 브리안 로드리게스가 박스 오른쪽에서 강력한 슈팅을 날렸지만, 수비의 멋진 태클에 가로막혔다.
골대 불운까지 이어졌다. 후반 33분 발베르데가 코너킥 공격에서 흘러나온 공을 따냈다. 그는 한 번 접으며 수비를 따돌린 뒤 왼발 슈팅을 날렸고, 공은 수비에 맞고 굴절된 뒤 크로스바를 때렸다.
캐나다가 승부를 뒤집었다. 후반 35분 코네가 성큼성큼 중앙을 돌파한 뒤 무회전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다. 골키퍼가 공을 멀리 쳐내지 못했고, 이를 데이비드가 정확하게 밀어 넣으며 역전골을 뽑아냈다.
수아레스의 '라스트 댄스'가 우루과이에 마지막 희망을 안겼다. 그는 후반 추가시간 1분 홀로 수비를 제쳐내며 결정적 기회를 만들었지만, 마지막 슈팅이 골키퍼에게 막히며 좌절했다. 하지만 수아레스는 1분 뒤 히메네스가 올려준 땅볼 크로스를 왼발로 정확히 마무리하며 극장 동점골을 터트렸다.
결국 3위의 주인공은 승부차기에서 정해지게 됐다. 3번 키커에서 양 팀의 운명이 갈렸다. 캐나다 동점골의 주인공 코네가 주춤주춤 스텝을 밟은 뒤 슈팅했지만, 속지 않은 골키퍼에게 막혔다. 여기에 5번 키커 데이비드의 파넨카 킥이 크로스바에 맞고 나왔다. 결국 수아레스를 포함해 4명의 키커가 모두 성공한 우루과이가 4-3으로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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