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살 투수가 척추 피로골절이라니...고교 179⅔이닝, 루키부터 풀타임, 비시즌 시애틀 훈련, 앞만 보고 너무 달렸나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24.07.15 17: 40

앞만 보고 너무 달렸을까? 
KIA 타이거즈 2년차 좌완 윤영철(20)이 부상으로 쓰러졌다. 15일 서울 세종병원에서 정밀검진을 받은 결과 척추피로골절 판정을 받았다. 일단 3주후에 재검진을 받고 재활일정을 정한다. 젊은투수라 회복이 빨라질 수는 있지만 남은 55경기를 감안하면 사실상 시즌을 조기마감할 가능성도 있다. 
윤영철은 지난 1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2회까지 무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갑자기 3회부터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허리쪽에 통증을 호소했다. 팀 지정병원(광주선한병원)에서 MRI 검진결과 요추염증 판정을 받았다. 

구단의 이중점검 방침에 따라 서울에서 재검진 결과 더욱 충격적인 진단이 나왔다. 이범호 감독은 14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하면서 "한 번만 등판을 쉬었으면 좋겠다"고 기대하면서도 "영철이가 등판 도중 아픈적이 없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기대보다는 우려가 현실로 드러났다. 
윤영철은 2023 1라운드 지명 투수로 기대를 모았고 개막부터 선발진에 진입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25경기 122⅔이닝을 던졌다. 8승7패 평균자책점 4.04를 기록했다. 고졸신인으로 특별관리를 받느라 규정 이닝을 소화하지 못했다. 대신 개막부터 시즌을 마칠 때까지 1군에 있었다. 마운드에서 항상 밝게 웃는 모습이 팬들에게는 큰 사랑을 받았다. 
평균스피드가 137.1km에 그쳤다.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잘 구사하면서 타자들을 상대했으나  나중에는 공략당하는 등 고전하는 이유로 꼽혔다. 시즌을 마치고  변화를 택했다. 스피드업과 새로운 구종 커터의 장착이었다. 평균 5이닝에 그친 소화력을 높이기 위한 선택이었다. 12월 재충전을 포기하고 미국 시애틀에 건너가 드라이브라인에서 한 달 넘게 훈련을 했다. 볼에 최적의 힘을 싣는 동작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드라이드라인의 훈련 효과는 미비했다. 구속이 약간 오르기는 했지만 두드러지지는 않았다. 대신 커터 구사율을 높인 것은 분명했다. 그래도 2년 째 선발투수로 충실하게 등판을 소화했다. 16경기에서 75⅓이닝을 던지며 7승, 평균자책점 4.30을 기록했다. 작년과 비슷한 평균 5이닝에 근접한 소화력을 보이며 귀중한 선발자원으로 자리했다. 
하필이면 선두 추격자들을 따돌려야하는 중요한 시점에서 이탈하고 말았다. 척추 피로골절은 무리를 해왔다는 의미이다. 고교시절 3년 179⅔이닝을 던졌고 루키 시즌 스프링캠프와 풀타임을 소화했다. 12월~1월 시애틀 훈련을 마치고 스프링캠프에 들어갔고 또 2년째 선발투수로 뛰었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몸이 큰 부담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윤영철의 부상으로 우승에 도전하는 KIA는 선발진에 큰 주름살이 생겼다. 최소한 6주 정도는 빠질 것으로 보인다. 확실한 대안도 없다. 사이드암 임기영을 선발로 돌리기에는 불펜진도 여력이 없다. 이범호 감독은 우완 김건국을 대체 선발로 선택했다. 상대에 따라 김사윤을 내세울 수도 있다.  올해 몇차례 선발투수로 빈자리를 메운 적이 있다. 현재로서는 대체선발들이 제몫을 하기를 바랄 뿐이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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