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넣고도 못 웃은' 일병 맹성웅 "하필 상대가 전북...마냥 좋진 않았다"[오!쎈 인터뷰]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4.07.16 07: 30

맹성웅(26, 김천상무)이 입대 후 첫 골을 터트리고도 밝게 웃지 못했다.
김천상무는 14일 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23라운드에서 전북현대를 4-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김천은 3경기 만에 승리하며 12승 7무 4패(승점 43)로 선두 탈환에 성공했다. 2위 울산(승점 42)을 1점 차로 제쳤다.

반면 전북은 직전 라운드 김두현 체제 첫 승을 거두며 반등하는가 싶었지만, 박진섭의 퇴장 악재로 무너지며 고개를 떨궜다. 4승 8무 11패(승점 20)로 11위에 머물렀다.
김천은 전반 30분 이동경의 페널티킥 선제골로 기분 좋게 출발했다. 그리고 전반 35분 박진섭이 퇴장당하면서 수적 우위를 점했다. 몰아치던 김천은 후반 24분 김대원의 추가골, 추가시간 박상혁과 맹성웅의 연속골로 골 폭죽을 터트리며 대승을 완성했다. 맹성웅은 원 소속팀 전북의 골망을 흔든 만큼 두 팔을 들어 올리며 세레머니를 자제했다.
믹스트존에서 만난 맹성웅은 "첫 선발 경기가 하필 친정팀 전북전이었다. 경기 전부터 감정이 오묘했다. 착잡했다. 나는 첫 인상을 잘 남겨야 하고 감독님 믿음에 보답해야 하는 입장이고, 전북은 좋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런 마음에서 경기를 했는데 퇴장도 있었고 악재가 겹치면서 우리가 이기게 됐다. 또 골까지 넣었다. 마냥 기분 좋지만은 않더라"라고 되돌아봤다.
그래도 이날 득점은 앞으로 김천 생활에 큰 힘이 될 터. 맹성웅은 "개인적인 면에선 좋다. 풀타임을 뛴 게 거의 3달 만이다. 감독님께 감사하다. 아직 몸이 덜 올라왔다. 70~80% 정도다. 훈련으로는 한계가 있다. 경기를 뛰어야 제일 빨리 끌어올릴 수 있다. 그러면 더 좋은 퍼포먼스도 나오지 않을까 싶다"라고 전했다.
직접 적으로 만나본 전북은 어땠을까. 맹성웅은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선수들 자신감이 많이 떨어고 위축된 것 같다. 분명 더 잘할 수 있는 선수들인데 상황이 안 좋다 보니 그런 것 같다. 물론 나도 그랬을지 모른다. 하지만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보이는 플레이가 많은 것 같았다"라고 씁쓸하게 말했다.
동료 김천 선수들 이야기도 나왔다. 김천은 외국인 선수 없이 1위를 질주하고 있다. 맹성웅은 "직접 와서 보니까 선수들 퀄리티가 아주 뛰어나다. 정말 열심히 하려는 의지도 크다. 성적도 좋다 보니까 자신감도 있다. 그런 게 지금 1위를 하고 있는 원동력인 것 같다"라며 미소 지었다.
이날 경기가 끝난 뒤에는 김현욱과 이영준, 강현묵 등 7기 전역생들의 전역 기념식도 열렸다. 김천은 안방에서 대승을 거두며 이들을 배웅할 수 있게 됐다.
일병 맹성웅은 전역하는 선임들 이야기가 나오자 "많이 부럽다. 뭐 나도 언젠가 저런 날이 오지 않을까?"라며 "아직 (전역이) 너무 멀어서 날짜는 세지 않고 있다. 전역날은 기억하고 있다. (2025년) 10월 28일이다. 늦게 와서 1년 넘게 남았다"라고 멋쩍게 웃었다.
떠나는 선임들이 해준 말은 있을까. 맹성웅은 "딱히 없다. 그냥 군생활 잘하라고 했다. '나는 갈 테니 너는 있어라' 이 정도 농담을 했다"라고 전했다. 전북으로 돌아가는 김준홍과 김진규와 나눈 얘기에 대해선 "전북을 잘 부탁한다고 했다. 진규 형이랑 준홍이가 오늘 너무 열심히 하는 거 아니냐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맹성웅은 김천에서 일찍 복무를 마친 친구 조규성(미트윌란)의 도움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불쌍해 보였는지 놀리진 않았다. 훈련소 생활을 마치고 부대에 들어왔을 때 연락했다. 그러니까 괜찮지 않냐고 하더라. 진짜 훈련소에 있다 오니까 너무 좋더라. 적응하면 지낼 만하다고 했다"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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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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