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들 쓴소리+시민단체 고발에도 요지부동’ 정몽규 회장님 언제 해명하실 건가요? [서정환의 사자후]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24.07.16 08: 24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대체 언제쯤 대중앞에 설까.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13일 "이사회 승인을 통해 홍명보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을 공식 선임했다. 홍명보 감독은 코칭스태프 구성에 들어간다"고 공식 발표했다.
홍명보 감독은 15일 외국인 코치진 구성을 위해 유럽으로 출국했다. 홍 감독은 일정이 맞는다면 유럽에서 활동하는 해외파 국가대표 선수들까지 체크할 예정이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은 첫 행보부터 대중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 애초에 논란이 많은 감독 선임이기 때문이다.
국가대표 새 감독을 위한 전력강화위원회는 유명무실한 기구였다. 어차피 결론은 정해져있었다. 외국감독을 뽑겠다는 과정은 껍데기에 불과했다.
결국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한 정해성 위원장이 사퇴하고 위원 절반이 사표를 던졌다. 그 중 한 명이었던 박주호 위원은 유튜브를 통해 내부 고발을 했다가 축구협회로부터 법적 조치를 받을 처지에 놓였다.
축구협회는 한국축구를 위해 건설적인 비판을 내놓는 자를 대화가 아닌 법적으로 처벌하려 한다. 이를 두고 레전드들도 발끈했다. 이영표, 이천수, 박지성, 이동국 등 한국축구 레전드들이 축구협회의 행태를 작심비판하고 나섰다.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저를 포함한 축구인들은 앞으로 행정을 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이천수는 “선배들이 못났다. 박주호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박지성 전북 어드바이저는 “한국축구가 이것밖에 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시민단체까지 나섰다.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는 15일 대한축구협회가 홍명보 감독을 국가대표팀 감독에 선임한 것이 정몽규 회장의 협박 및 위력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업무방해, 업무상 배임 혐의가 적용돼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고발장에서 서민위는 “국민들이 홍명보 감독의 선임을 반대했음에도 정몽규 회장이 감독으로 선임한 건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채용 비리)다. 홍 감독에 대한 연봉도 제대로 상의되지 않은 상태로 결정한 것은 업무상 배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축구협회는 무능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 후 5개월 넘도록 외국인 감독 후보만 검토하다 시간을 다 허비했다. 후보들과 직접 협상권이 없는 전력강화위원회는 유명무실한 기구였음이 드러났다.
협회 내부의 독단적인 결정에 의해 홍명보 감독이 선임됐다. 정몽규 회장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박지성 등 한국축구 레전드들도 “협회의 시스템이 무너졌다. 한국축구가 이것밖에 안된다는 사실이 슬프다”며 협회의 결정을 비판하고 나섰다.
시만단체의 고발은 성난 여론을 보여준다. 하지만 고발장이 접수된다고 해서 실제로 정몽규 회장이 처벌을 받을 가능성은 낮다. 서민위는 지난 2월에도 정몽규 회장이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임명을 독단적으로 결정했다며 업무방해,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었다.
결국 정몽규 회장이 떳떳하다면 직접 대중 앞에 나서 입장을 발표해야 한다. 정몽규 회장이 대한축구협회장 4선에 도전한다면 일련의 논란을 해명하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대중에게 밝힐 의무가 있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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