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도 회장도 사과해야지?" 아르헨티나, '인종차별 노래' 자국 대표팀에 압박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24.07.18 09: 58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이 우승 후 부른 인종차별 노래가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자, 아르헨티나 정부가 나서 주장 리오넬 메시(37, 인터 마이애미)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훌리오 가로 아르헨티나 체육부 차관은 아르헨티나 대표팀이 아프리카계 프랑스 선수들에 대한 인종차별적인 노래를 부르는 동영상이 소셜 미디어(SNS)에 공유되면서 논란이 되자 주장 메시와 클라우디오 타피아 아르헨티나축구협회 회장이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18일(한국시간) AP통신이 전했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15일 남미축구연맹(CONMEBOL) 코파 아메리카 2024 결승전에서 연장 후반 7분 터진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의 선제 결승골을 앞세워 콜롬비아를 1-0으로 꺾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승리로 아르헨티나는 코파 아메리카 2021,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 이어 이번 대회까지 메이저 대회 3연속 우승이라는 대업을 이뤘다. 동시에 코파 아메리카 최다(16회) 우승국으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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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엔소 페르난데스(23, 첼시)의 SNS 라이브에 담긴 모습이 문제가 됐다.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팀 버스 안에서 부르던 노래 가사에 인종차별적인 내용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이 영상은 순식간에 SNS를 통해 퍼졌다.
이 노래는 아르헨티나가 프랑스를 꺾고 2022 카타르 월드컵 우승 당시 팬들이 불러 논란이 됐다. "엄마는 나이지리아, 아빠는 카메룬 사람", "음바페는 트렌스젠더와 하는 걸 좋아해"라는 내용으로, 아프리카계 출신으로 구성된 프랑스 선수단을 조롱하는 가사가 주를 이룬다.
그러자 문제가 커졌다. 당장 페르난데스의 첼시 동료들이 먼저 반응했다. 첼시 1군에는 현재 악셀 디사시, 브누아 바디아실, 레슬리 우고추쿠, 크리스토퍼 은쿤쿠, 말로 귀스토, 웨슬리 포파나 6명의 프랑스 국적 선수가 있다. 
아버지가 코트디부아르인인 포파나는 자신의 SNS에 논란이 된 영상을 공유하면서 '2024년의 축구. 거리낌이 없는 인종차별'이라고 분노했다. 디다시와 귀스토는 페르난데스와 SNS 친구 계정을 끊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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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 구단은 성명을 통해 페르난데스에 대해 "차별적인 행동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면서 자체 징계 조치에 착수했다. 프랑스축구협회(FFF)는 필립 디알로 회장이 나서 아르헨티나 대표팀과 국제축구연맹(FIFA)에 직접 이의를 제기하고 법적 제소에 나설 것을 결정한 상태다.
페르난데스는 17일 자신의 SNS를 통해 "대표팀 축하 행사 중 제 인스타그램 채널에 올린 영상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이 노래에는 매우 모욕적인 표현이 포함돼 있으며 이러한 단어에 대해 변명의 여지가 전혀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나는 모든 형태의 차별에 반대하며, 코파 아메리카 축제의 도취감에 사로잡힌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면서 "그 영상, 그 순간, 그 단어는 나의 신념이나 성격을 반영하지 않았다. 정말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페르난데스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더구나 영상 속에 메시가 포함돼 있는지 분명하지 않지만 페르난데스뿐 아니라 아르헨티나 선수단이 이 노래를 합창한 것이 분명한 만큼 아르헨티나 정부는 대표팀 전체를 대표해 사과하는 것이 맞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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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 차관은 한 라디오에 출연해 "대표팀 주장도 이 사건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 협회 회장도 마찬가지"라면서 "나는 그것이 맞다고 본다. 이 사건으로 인해 우리는 수많은 영광을 누렸던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나쁜 위치에 놓이게 됐다"고 씁쓸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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