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에 커쇼 자리 없을 줄 알았는데…틀렸다, 조기 복귀 준비 "민폐되고 싶지 않지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4.07.21 07: 55

LA 다저스의 영원한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36)의 메이저리그 복귀가 임박했다. 아직까지 100구를 던질 수 있는 몸 상태는 아니지만 3번째 재활 등판을 소화하며 조기 복귀 가능성을 높였다. 
다저스 산하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에서 재활 등판 중인 커쇼는 지난 2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라운드락 델 다이아몬드에서 열린 라운드락 익스프레스(텍사스 레인저스 산하)와의 경기에 선발등판, 4이닝 6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2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1회 안타 3개를 맞고 2점을 내준 커쇼는 2~3회를 실점 없이 막았지만 4회 데이비스 웬드젤에게 솔로 홈런을 맞아 추가 실점했다. 하지만 투구수를 67개로 늘리며 3번째 재활 등판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최고 시속 91.7마일(147.6km), 평균 89.7마일(144.4km) 포심 패스트볼(26개)에 슬라이더(21개), 커브(12개), 스플리터(4개), 체인지업(3개), 싱커(1개) 등 6가지 구종을 고르게 구사했다.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 2024.04.03 /jpnews@osen.co.kr

LA 다저스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클레이튼 커쇼가 더그아웃에서 이야기 나누고 있다. 2024.04.02 /jpnews@osen.co.kr

지난해 시즌 종료 후 은퇴설이 나왔던 커쇼는 11월에 왼쪽 어깨 견갑와상완 인대 및 관절낭 복구 수술을 받으며 올 여름 복귀를 목표로 선언했다. FA가 됐지만 다른 팀으로 가지 않고 다저스와 1+1년 계약을 체결했다. 2025년 선수 옵션이 포함된 계약으로 보장 연봉은 500만 달러. 내년 옵션을 커쇼가 택할 경우 최대 1000만 달러 계약이다. 
수술 후 7개월이 흘러 지난달 20일 싱글A 랜초 쿠카몽가 웨이크스에서 첫 재활 등판에 나서 3이닝 36구를 던진 커쇼는 트리플A로 옮겨 이달 14일 3이닝 38구를 뿌렸다. 이어 5일 휴식을 갖고 나선 20일 경기에서 4이닝 67구로 조금씩 빌드업을 해가고 있다. 
아직 선발로서 100구를 던질 수 있는 상태는 아니다. ‘LA타임스’에 따르면 20일 경기에서도 커쇼는 4회 들어 구위가 떨어졌고, 이닝이 끝날 무렵 포심 패스트볼은 87마일(140.0km)에 그쳤다. 하지만 선발투수들이 줄줄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로테이션에 구멍이 난 다저스가 커쇼를 조기 복귀시킬 분위기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20일 보스턴 레드삭스전을 앞두고 커쇼에 대해 “중요한 부분이다. 잘 되면 다음 차례에 우리와 함께할지에 대한 진지한 대화가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다저스는 타일러 글래스노우(허리), 야마모토 요시노부(어깨), 워커 뷸러(고관절) 등 주축 선발들이 모두 부상자 명단에 올라있다. 글래스노우는 다음주 복귀가 가능하지만 60일 장기 부상자 명단에 오른 야마모토, 구단 밖에서 재활 중인 뷸러는 시간이 걸린다. 2년 차 파이어볼러 바비 밀러도 부진 끝에 마이너리그로 강등되면서 4명의 선발이 빠져있는 상태. 
개빈 스톤과 제임스 팩스턴이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임시 선발로 로테이션 세 자리를 돌리면서 마운드에 구멍이 숭숭 뚫렸다. 이로 인해 전반기 마지막 11경기를 3승8패로 마쳤다. 올스타 휴식기가 아니었다면 크게 추락할 뻔했다. 
LA 다저스 야마모토 요시노부. 2024.03.21 /sunday@osen.co.kr
LA 다저스 워커 뷸러. 2024.04.03 /jpnews@osen.co.kr
이런 상황에서 다저스는 또 커쇼를 바라보고 있다. 지난겨울 재계약할 때만 하더라도 다저스 선발진에서 커쇼의 자리가 없을 것만 같았다. 거액을 들여 야마모토와 글래스노우를 영입하며 새로운 원투펀치를 구축했고, 부상이 잦지만 구위가 좋은 베테랑 팩스턴도 계약했다. 부상에서 돌아온 뷸러, 유망주 밀러와 스톤의 성장으로 선발진이 꽉 찬 것으로 보였다. 어깨 수술을 받은 커쇼는 뒷전에 있었다. 
그러나 야구는 역시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LA타임스는 ‘지난겨울 커쇼가 은퇴를 미루고 다저스와 재계약할 때만 해도 그의 복귀는 한여름 보너스가 될 것으로 보였다. 오프시즌 다저스가 선발진을 재정비하면서 커쇼는 팀 투수진 플랜에 불필요한 존재처럼 보였지만 상황이 바뀌었다. 줄부상으로 선발진 뎁스가 사라졌고, 갑자기 커쇼는 다시금 퍼즐의 큰 조각이 됐다’고 설명했다. 
커쇼도 팀을 위해 기꺼이 조기 복귀할 준비가 됐지만 조금은 조심스런 모습이다. 20일 경기를 마친 뒤 그는 “투구수를 꽤 많이 늘려서 좋다. 몸 상태도 좋은 것 같다”면서도 “100구까지 던질 수 있는 몸은 아니다. 물론 팀이 나를 필요로 하면 언제든지 돌아가고 싶지만 지난 몇 주 동안 힘들게 버틴 팀을 곤경에 빠뜨리고 싶지 않다”며 가뜩이나 어려운 팀에 민폐가 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팀 상황이 커쇼를 필요로 하고 있다. “분명 지금 우리는 약간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 조금 더 버텨야 한다”고 말한 커쇼는 “복귀 시점에 대해 대화를 할 것이다. 말했다시피 지금 팀이 날 필요로 한다면 난 준비가 돼 있을 것이다”며 복귀 의지를 드러냈다.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 /jpnews@osen.co.kr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 데이브 로버츠 감독.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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