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의 재회' 홍명보 감독·손흥민이 나눈 이야기, 아직은 못 듣는다...귀국 인터뷰 생략→7월 말 기자회견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4.07.24 06: 51

홍명보(55)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주장' 손흥민(32, 토트넘 홋스퍼)과 만나 무슨 이야기를 나눴을까. 그 내용을 들으려면 예상보다 조금 더 기다려야 할 전망이다.
홍명보 감독은 대표팀 부임 이후 첫 공식 일정이었던 유럽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다. KFA는 23일 늦은 밤 "유럽 현지 미팅을 위한 국가 간 이동 일정 및 귀국 항공편 등의 변수로 인해 귀국일정을 사전에 결정하지 못함에 따라 별도 귀국일정에 대한 안내 및 미디어 활동이 불가했다. 금일 현지 항공이 지연됨에 따라 귀국편을 탑승하지 못해 24일 귀국은 불가능함으로 방금 확인됐다"라고 알렸다.
당초 KFA 관계자는 OSEN과 통화에서 "홍명보 감독이 유럽 일정을 끝내고 24일 귀국한다. 입국 스케줄은 비공개다. 공항에서 미디어 활동도 없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항공편 문제로 하루 늦춰지게 된 것.

15일 오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새 감독으로 선임된 홍명보 감독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홍명보 감독은 자신을 보좌할 외국인 코칭스태프 선임 관련 업무를 소화할 예정이다. 홍명보 감독이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2024.07.15 / ksl0919@osen.co.kr

중국이 예고했던 놀랄 일은 없었다. 한국이 무난하게 중국을 잡아내며 '공한증' 역사를 이어갔다.김도훈 임시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1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6차전에서 중국을 1-0으로 꺾었다.이날 승리로 한국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황선홍 감독, 김도훈 감독 등 세 명의 감독으로 2차 예선을 치루면서 승점 16(5승 1무)라는 성적으로 조 1위를 확정했다. 또한 3차 예선에서 아시아 랭킹 3위로 일본, 이란에 이어서 톱시드 자리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경기를 마치고 대한민국 손흥민이 팬들과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2024.06.11 / jpnews@osen.co.kr

KFA는 "최종 귀국일은 25일 오전으로 예정하고 있으며 귀국 시 별도 공식 미디어 일정은 없고, 스케치만 가능하도록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공항 인터뷰가 없다는 점은 그대로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13일 대표팀 감독으로 공식 선임됐다. 대표팀 수장이 된 그는 빠르게 업무를 시작했다. 지난 15일 곧바로 외국인 코치 선임을 위해 유럽 출장길에 올랐다. 
출국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홍명보 감독은 "이번 출장의 핵심은 앞으로 2년 반 이끌 외국인 코치 선임"이라며 "축구에 대한 철학과 비전, 한국 축구에 대한 이해도를 감독인 제가 직접 듣고 결정하는게 좋겠다고 판단해 직접 나가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당시 홍명보 감독은 유럽파 선수들과 만남에 대해서도 예고했다. 그는 "이 부분은 유동적이다. 프리시즌 시기라 선수들이 어떤 상황인지 알 수 없다. 되도록이면 보고 오면 좋겠지만 여러 가지 상황을 보고 판단해야할 것 같다"라고 귀띔했다. 
15일 오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새 감독으로 선임된 홍명보 감독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유럽으로 출국했다. 홍명보 감독은 자신과 함께할 외국인 코칭스태프 선임 관련 업무를 소화할 예정이다. 홍명보 감독이 출국장으로 향하고 있다. 2024.07.15 / ksl0919@osen.co.kr
유럽에 도착한 홍명보 감독은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외국인 코치 면접을 진행했다. 그런 뒤 가장 먼저 만난 선수는 손흥민이었다. 지난 20일 잉글랜드를 찾아간 그는 동행한 KFA 직원까지 물리고 손흥민과 한 시간가량 독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KFA 관계자는 "(홍명보 감독과 손흥민 선수의) 대화는 한 시간 정도 진행됐다. 두 분이서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는 이후 손흥민 선수나 감독께서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손흥민과 이야기를 마친 홍명보 감독은 곧바로 독일로 이동했다. 그는 독일에서 또 다른 대표팀 주축 선수인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와 이재성(마인츠)을 연달아 만났다.
홍명보 감독의 다음 행선지는 세르비아였다. 그는 츠르베나 즈베즈다에서 뛰고 있던 황인범, 설영우와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달 울산을 떠나 즈베즈다로 이적한 설영우는 생각보다 빠르게 홍명보 감독과 재회하게 됐다.
15일 오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새 감독으로 선임된 홍명보 감독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홍명보 감독은 자신과 함께할 외국인 코칭스태프 선임 관련 업무를 소화할 예정이다. 홍명보 감독이 출국장으로 향하고 있다. 2024.07.15 / ksl0919@osen.co.kr
홍명보호가 결국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희망은 보여줬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27일 새벽 5시(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아레나 데 상파울루 경기장에서 펼쳐진 2014년 브라질 월드컵 H조 예선 마지막 경기서 벨기에에게 0-1로 무릎을 꿇었다. 이로써 한국은 1무 2패의 성적으로 H조 최하위에 머물며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한국이 월드컵에서 단 1승도 못 거두고 16강에서 탈락한 것은 지난 1998년 프랑스월드컵 이후 16년 만이다. 홍명보 감독은 처음으로 박주영과 정성룡을 선발에서 제외하고 김신욱과 김승규를 투입했다. 김신욱의 제공권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계산이었다. 김신욱은 벨기에의 장신들을 상대로 헤딩을 경합하며 선전했다. 김승규 역시 수차례 깔끔한 선방을 해내면서 기대에 부응했다.하지만 한국은 결정력이 부족했다. 11-10으로 싸운 수적우세를 살리지 못했다. 지동원, 이근호, 김보경 등 공격수들을 교체로 투입했음에도 단 한 골도 터지지 않았다. 조별예선 탈락은 분명 실망스러운 결과다. 하지만 월드컵에서 얻은 것이 없는 것은 아니다. 홍명보호는 평균나이 25.9세로 역대 월드컵대표팀 중 가장 나이가 어렸다. 주축선수들이 대부분 20대 중반의 젊은 나이로 경험부족을 드러냈다. 하지만 4년 뒤에는 이 선수들이 경험과 기량에서 다함께 절정기를 맞이하게 된다. 브라질에서 쌓은 소중한 경험이 자양분이 된다는 의미다. 특히 이번에 처음 월드컵을 경험한 손흥민(22, 레버쿠젠)은 알제리전 만회골을 터트리는 등 탁월한 기량을 선보였다. 4년 뒤 손흥민이 전성기가 되는 것을 감안할 때 한국은 희망을 가질 수 있다.
자연스레 홍명보 감독이 손흥민과 어떤 이야기를 나눴을지가 화두로 떠올랐다. 홍명보 감독은 현재 여론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 만큼 손흥민과 좋은 분위기를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 깜짝 선임에 놀랐을 대표팀 선수들 분위기도 파악하고 앞으로 계획을 세울 수 있는 기회였을 것으로 보인다.
홍명보 감독과 손흥민은 10년 전 대표팀에서 함께한 기억이 있다. 둘은 각각 감독과 선수로서 2014 브라질 월드컵을 치렀다. 결과는 1무 2패로 조별리그 탈락. 당시 눈물을 펑펑 흘렸던 '막내' 손흥민은 어느새 '캡틴'이 되어 홍명보 감독을 다시 보좌하게 됐다.
다만 홍명보 감독이 유럽 출장을 통해 대표팀 선수들과 무슨 대화를 주고받았을지 듣기 위해선 더 시간이 필요하다. KFA는 이번엔 출국 때와 달리 공항 인터뷰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이달 말 열릴 예정인 공식 취임 기자회견에서나 홍명보 감독의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전망이다. 아직 정확한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
지난 7일 홍명보 감독 내정이 발표된 뒤로 약 3주 만에 열리게 되는 공식 기자회견. 과연 이 자리에서는 감독 선임을 둘러싼 잡음이 조금은 가라앉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앞서 홍명보 감독은 출국 인터뷰를 통해 "대표팀을 어떻게 강하고 좋은 팀으로 만들어 가느냐가 머릿속에 가장 크게 자리 잡고 있다. 많은 분의 걱정과 기대를 충분히 이해한다. 내 인생의 마지막 도전을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시면 감사하겠다"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finekosh@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