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손흥민(32)을 향해 인종차별적 발언을 해 비난을 산 뒤 여러차례 사과했던 로드리고 벤탄쿠르(27, 이상 토트넘)가 아시아 투어 국가인 한국에 방문하지 않는다.
토트넘은 지난 23일(한국시각)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프리시즌 아시아 투어(일본, 한국)에 나설 31명의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24일 선수단은 도쿄에 도착했다.
최근 인종 차별 논란 중심에 섰던 벤탄쿠르는 선수들과 함께하지 않는다. 명단에서 빠졌다. 구단은 그가 코파 아메리카에 참가했기에 휴식 부여 차원으로 아시아투어에서 제외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그의 방출설이 돌고 있다.
앞서 지난 달 15일 우루과이 TV 프로그램 '포르 라 카미세타'에 출연한 벤탄쿠르는 진행자로부터 한국 선수 유니폼을 부탁받았다. 토트넘의 캡틴 손흥민 유니폼을 원한다는 뜻이었다. 벤탄쿠르도 "쏘니?(손흥민의 별명)"라고 되물었다.
벤탄쿠르는 "손흥민 사촌의 유니폼일 수도 있다. 그들은 모두 똑같이 생겼기 때문"이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진행자는 맞장구를 치면서 함께 웃었다. 아시아인 모두가 비슷하게 생겼다는, 명백한 인종차별 발언이다.
논란이 일자 벤탄쿠르는 6월 15일 1차 사과문을 공개했다. 그는 "쏘니 나의 형제여. 일어났던 일에 대해 사과할게. 그건 정말 나쁜 농담이었어. 나는 당신을 정말 사랑하고, 절대 당신이나 다른 사람을 무시하거나 상처 주지 않을 것이란 걸 알아줬으면 해. 사랑해 형제여”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사과문은 24시간이면 사라지는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라오면서 ‘진정성 논란’을 일으켰다.
토트넘도 가만히 손 놓고 있었다. 구단의 공식 입장은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인종 차별에 대해 빠르게 성명문을 발표했던 과거 사례와는 다른 대처였다.
결국 손흥민이 나섰다. 그는 사건이 발생하고 5일 뒤 "벤탄쿠르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실수했다는 것을 인정했고 사과도 했다. 그는 의도적으로 모욕적인 말을 할 생각은 없었다”라고 말했다.
벤탄쿠르는 다시 한 번 사과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손흥민을 언급했던 것에 대해 난 그와 대화를 나눴고 우린 깊은 우정을 바탕으로 이 일이 단지 불행한 오해였다는 것을 서로 이해했다"라며 "모든 것은 명확해졌고, 해결됐다. 내 발언으로 기분 나빴던 분들이 있었다면 진심으로 사과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가지는 정확히 했다. 벤탄쿠르는 "분명히 말하고 싶은 것은 난 손흥민만 언급했을 뿐 다른 누구도 언급한 적 없다. 누구를 직접적으로나 간접적으로 모욕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 모두에게 큰 존경을 표한다"라고 덧붙였다.
토트넘은 뒤늦게 "구단 내 어떤 종류의 차별도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차례 한국 축구팬들에게 큰 비난을 샀던 벤탄쿠르는 토트넘의 한국 투어 명단에서 빠졌다. 토트넘은 오는 31일 한국에서 팀 K리그와, 8월 3일엔 김민재의 바이에른 뮌헨과 대결한다. 이에 앞서 27일 일본에서 먼저 비셀 고베와 친선 경기를 치른다.
토트넘은 지난 23일 아시아 투어에 참가할 명단을 발표하면서 벤탄쿠르가 시즌 시작 직전에야 팀에 합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과 한국에 오지 않는 다는 것.
토트넘은 “골키퍼 프레이저 포스터는 부상 복귀를 위해 훈련장에 남을 예정이며 벤탄쿠르, 로셀소, 로메로, 반더벤은 코파아메리카, 유로 2024 대회 이후 휴식을 위해 시즌 개막을 앞두고 선수단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단은 벤탄쿠르가 휴식을 취할 것이라고 했지만, 일각에서 그의 방출설이 제기되고 있다. 영국 더 부트 룸은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벤탄쿠르 매각에 나설 전망이다. 그는 냉정한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달 영국 매체 스퍼스웹은 "벤탄쿠르의 에이전트가 토트넘과 갈라타사라이(튀르키예)를 오가며 이적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라고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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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벤탄쿠르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