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서 백웅기 감독 경질' 인도 양궁, 토사구팽 대가 치를까..."AD 대신 받은 치료사, 비자 문제로 발 동동"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4.07.24 10: 30

백웅기 인도 양궁 대표팀 감독이 '2024 파리 올림픽'을 눈앞에 두고 황당한 귀국 통보를 받았다. 
인도 '타임스 오브 인디아'는 24일(한국시간) "인도 양궁팀의 파리 올림픽 준비는 새로운 장애물에 직면했다. 이제 한국인 감독 배웅기 대신 심리치료사가 비자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심리치료사는 비자 처리를 기다리며 인도 델리에서 발이 묶여있다"라며 "메달 가능성과 선수들의 사기를 심각하게 낮출 수 있는 문제"라고 보도했다.
현재 백웅기 감독은 파리에서 올림픽 경기장·선수촌 출입 신분증인 AD 카드 발급을 기다리던 중 인도올림픽위원회(IOA)로부터 귀국하라는 통보를 받은 상황이다.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벌어진 촌극.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여자 개인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기보배(좌)와 백웅기 감독(우) /jpnews@osen.co.kr

현지 매체에 따르면 IOA는 백웅기 감독에게 AD 카드가 부족하니 인도로 귀국하라고 통보했다. 백웅기 감독과 코치 4명을 포함해 총 5명이 파리로 향했지만, AD 카드는 4장밖에 안 됐다는 것. 여기서 인도양궁협회(AAI)는 여러 요소를 고려해 나머지 코치들에게 현장 지도를 맡기기로 택했다.
사실상 경질 통보나 다름없는 일 처리다. 백웅기 감독은 오는 8월 30일까지가 AAI와 계약 기간이었다. 하지만 본 무대인 파리 올림픽을 제대로 시작하지도 못하고 쫓겨나면서 어이없게 동행을 마무리하게 됐다.
AAI는 백웅기 감독 대신 소남 T 셰링 부티아 남자부 코치와 푸르니마 마하토 여자부 코치, 아르빈드 야다브 물리치료사, 가야트리 아디티야 마드케카르 심리치료사에게 AD 카드를 제공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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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웅기 감독은 당연히 분노하고 나섰다. 그는 'PTI'와 인터뷰에서 "난 파리 올림픽 준비 계약을 한 감독이다. 하지만 결정적인 시기에 올림픽 감독직에서 제외됐다. 비행기 일정을 보니 내게 집으로 돌아가라고 하더라"라며 "모욕적이다. 나는 8월 30일까지 계약이 되어 있고, 올림픽을 목표로 계약했다. 소니팟에 도착해 차분하게 한국 입국 수속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AI와 재계약은 절대 없다는 입장. 백웅기 감독은 "파리에서 메달을 따기 위해 2년간 선수들을 훈련시켜 왔다. 하지만 IOA의 부실하고 성급한 행정으로 제외됐다. 이럴 거면 왜 한국인 감독을 선임하기 위해 돈을 투자했는지 모르겠다. 더 중요한 건 올림픽을 불과 며칠 앞두고 주요 단계에 도달하고 있다는 것이다. 난 올림픽 훈련장이나 경기장 근처에 머물 수가 없다"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백웅기 감독은 이대로라면 인도 선수들은 한국 선수들을 이길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선수들은 강하다. 만약 인도가 한국과 결승을 치른다면 90%의 확률로 패할 것이다. 하지만 내가 감독 자리에 앉아 있다면 한국 선수들도 더 큰 긴장감과 압박을 느낄 것이고, 인도의 우승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백웅기 감독은 2년을 함께한 선수들에게 응원을 보냈다. 그는 "인도 양궁은 12년 만에 남자부 3명과 여자부 3명이 동시에 출전하게 됐다. 메달을 딸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인도 선수들이 메달을 목에 걸 수 있도록 기도할 것"이라고 스승으로서 마지막 덕담을 남겼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여자 개인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기보배(좌)와 백웅기 감독(우) /jpnews@osen.co.kr
백웅기 감독은 한국에서 많은 성과를 낸 지도자다. 그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코치,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 대표팀을 이끌고 금메달 4개와 은메달 1개를 수확했다. 
인도에서도 지도력을 입증했다. 백웅기 감독은 지난 2022년 인도 대표팀에 부임했고,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대박을 터트렸다. 인도 양궁은 금메달 5개,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를 획득하며 한국을 제치고 종합 1위에 올랐다. 특히 컴파운드 종목 금메달 5개를 싹쓸이하며 신흥 강국으로 우뚝 자리했다.
하지만 백웅기 감독은 정작 파리 올림픽 무대도 밟아보지 못하고 씁쓸히 팀을 떠나게 됐다. 타임스 오브 인디아에 따르면 AAI 측은 선수들의 선택에 따른 결정이므로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매체는 "소식통에 따르면 IOA는 올림픽 기간 동안 선수들이 원하는 4명의 이름을 정리했다. 여기에 백웅기 감독의 이름은 없었고, 그는 이후 복귀하라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논란은 없다"라며 "사실 백웅기 감독과 AAI 사이엔 8월 30일 이후로 재계약하지 않을 것이란 상호 합의가 이미 이뤄졌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AAI는 정작 백웅기 감독 대신 AD 카드를 발급받은 심리치료사가 비자 문제를 맞닥뜨리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과연 백웅기 감독 '토사구팽'이 어떤 부메랑으로 돌아오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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