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칭찬할 게 없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은 데뷔 첫해부터 소방수 중책을 맡은 김택연을 두고 이같이 말했다. 인천고를 졸업한 뒤 2024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지명을 받고 두산 유니폼을 입은 김택연은 22일 현재 52경기에 나서 3승 2패 16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1.94를 기록 중이다.
김택연은 지난 21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고졸 신인 최다 세이브 타이 기록을 세웠다. 기존 고졸 신인 최다 세이브 기록은 2006년 롯데 자이언츠 나승현이 세운 16세이브다. 김택연이 기록을 경신한다면 18년 만에 새로운 기록을 만들어내게 된다.
5-2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오른 김택연은 첫 타자 이재현을 포수 스트라이크 낫 아웃으로 잡아낸 김택연은 대타 이병헌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다. 대타 윤정빈에게 좌전 안타를 내줬으나 김지찬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3점 차 승리를 지켰다. 이로써 김택연은 시즌 16세이브째를 거두며 나승현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김택연은 고졸 신인 최다 세이브 타이 기록을 달성한 뒤 “오늘 세이브를 달성하면 타이 기록이라고 해서 생각이 날 줄 알았는데 막상 생각은 안 났다. 3점 차 상황에서 볼넷을 내주며 흐트러지지 말고 빠른 승부하자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밝혔다.
고졸 신인 최다 세이브 타이와 함께 역대 최연소 전 구단 상대 세이브를 추가하게 된 그는 “삼성을 상대로 세이브를 추가하면 전 구단 상대 세이브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최연소 기록이라는 건 몰랐다. 좋은 기록을 세워 기분 좋다”고 말했다.
두산의 뒷문을 굳건히 지키는 김택연은 “이렇게 마무리 투수를 맡게 될 거라 생각 못 했다. 조금 이른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었는데 2군도 다녀오면서 준비를 잘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그는 “저 때문에 이기고 지고 할 수 있는 보직이니 하루하루 잘해야 할 것 같다. 항상 책임감을 가지고 던져야 하고 지금 순위 싸움이 중요한 시기인 만큼 잘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승엽 감독은 22일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김택연에게) 더 이상 칭찬할 게 없다. 너무나 잘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택연은 지난 18일 수원 KT전에서 9회 김민혁에게 끝내기 홈런을 허용하며 시즌 2패째를 떠안았다. 이승엽 감독은 “대개 어린 선수가 끝내기 홈런을 맞고 나면 의기소침해질 수 있는데 김택연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평소처럼 똑같은 루틴으로 경기를 준비했다. 속마음은 잘 모르겠지만 겉으로 볼 때 심장이 강한 것 같다”고 했다.
또 “주자가 없으면 조절해서 던지고 누상에 주자가 나가면 구속이 3~4km 빨라진다. 그만큼 강약 조절도 잘하고 여유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승엽 감독이 김택연에게 바라는 건 단 하나다. “그저 부상 없이 올 시즌 끝까지 완주하길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