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해가 될 것이다".
KIA 타이거즈 외국인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31)가 챔피언반지를 갖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소크라테스는 지난 22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결정적인 역전 2타점 적시타를 날려 6-4 승리를 이끌었다. 4번타자로 우승을 향한 귀중한 1승을 안겼다. 팀은 70승 고지에 선착했다.
4번 좌익수로 나섰으나 좌승사자 찰리 반즈에게 막혀 삼진, 중견수 뜬공, 2루 땅볼로 물러났다. 그러나 3-4로 뒤진 8회말 기회가 찾아왔다. 박찬호와 김선빈의 연속안타, 김도영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의 밥상이 차려졌다. 롯데는 좌완 진해수를 올렸고 소크라테스는 투심을 공략해 좌익수쪽으로 굴러가는 적시타를 때리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소크라테스는 "까다로운 투수이지만 3년간 상대했다. 실투를 기다리고 쳐야겠다는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섰던 것이 좋은 모습으로 나온 것 같다. 도영이가 볼넷으로 나가는 순간 '이제는 나의 시간이다'라는 자신감을 가졌다. 팀을 위해 뭔가를 보여주겠다는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섰다"며 적시타 비결을 설명했다.
소크라테스의 역전타로 KIA는 이틀연속 롯데에게 역전승을 거두었다. 전날에도 2안타 1득점을 올리며 6-5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번 시리즈에 앞서 롯데를 만나면 잘 풀리지 않았다. 3승7패1무의 성적이었다. 이번에는 연승을 거두어 롯데 징크스를 어느 정도 해소했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열심히 했다. 계속 이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롯데에게 많이 졌다. 이겨야할 시간이었다. 야구는 끝까지 해봐야 한다"며 웃엇다.
올해는 기복이 있었다. 개막 직후 5월까지 부진을 거듭했다. 국내타자들은 펄펄 날고 있는데 소크라테스의 침묵이 길었다. 5월까지 타율 2할7푼4리, 11홈런, 36타점, OPS(장타율+출루율) 0.774에 그쳤다. 출루율이 3할9리에 불과했다. 3년째 리그 투수들에게 적응했지만 상대도 소크라테스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급기야 교체설까지 나왔다. 외국인타자 가운데 거의 꼴찌급 기여도를 보였으니 할 말이 없었다. 그러나 이범호 감독은 믿고 계속 기용해주었다. 동료들도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6월 3할2푼9리로 반등하기 시작했고 7월은 3할5푼9리의 월간 타율을 기록했다. 6월 이후 타율 3할3푼2리, 12홈런, 46타점, OPS 0.969로 치솟았다. 출루율도 4할대(.402)에 올랐다.
시즌 통산 3할4리, 23홈런, 81타점, 79득점, OPS 0.877, 득점권 타율 3할2푼5리의 견실한 외인타자로 돌아왔다. 홈런은 데뷔 최다홈런이다. 아직 경기가 남아있어 홈런은 더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동안 리드오프로 나서 3할2푼9리의 타율을 과시하기도 했다. 지금은 최형우가 빠진 가운데 중심타자로 제몫을 하고 있다. 퇴출위기를 딛고 커리어하이를 향해가고 있다.
특히 3년만에 우승의지도 남다르다. "풀타임을 뛰는데 올해는 작년보다 몸상태가 너무 좋다. 트레이너파트에서 몸관리를 잘해준다. 좋은 음식을 먹고 편안하게 쉴 수 있어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KIA가 우승하려고 나를 영입했다. 나도 우승하려고 여기에 왔다. 이제 한 가지 목표를 향해 계속 이겨 챔피언반지를 갖도록 노력하겠다. 나의 최고의 해가 될 것이다"고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32홈런-35도루'를 기록 중인 김도영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처음 입단할 때부터 좋은 자질을 갖고 있다는 생각에 주변에 여러번 말을 했다. 정말 스페셜하다. 올해 그것을 보여주고 있다. 팀의 중요한 엔진으로 팀을 이끌어가고 있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