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도 못한 우승, 삼성에서…” 400홈런 박병호의 마지막 목표, 대구에서 20년의 한 풀까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4.09.10 13: 40

통산 400홈런의 꿈을 이룬 박병호(38·삼성 라이온즈)가 ‘약속의 땅’ 대구에서 20년의 한마저 풀 수 있을까. 
‘국민거포’ 박병호는 한국프로야구 홈런 역사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2005년 신인드래프트에서 LG 트윈스 1차 지명을 받은 뒤 지난해까지 19시즌 동안 무려 380홈런을 쏘아 올렸고, 에이징커브가 의심되던 2022년 KT 위즈와 3년 30억 원 FA 계약 후 35홈런을 치며 통산 6번째(2012, 2013, 2014, 2015, 2019, 2022) 홈런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박병호는 2022년 당시 래리 서튼 전 롯데 자이언츠 감독의 2005년 최고령(만 35세) 홈런왕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리고 ‘국민타자’ 이승엽 두산 감독(5회)을 넘어 역대 최다인 홈런왕 6회 수상의 새 역사를 썼다.

삼성 박병호 /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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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박병호의 수많은 홈런은 우승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히어로즈 시절이었던 2014년과 2019년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지만, 삼성과 두산 베어스에 막혀 두 번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KT 이적 후에도 2년 연속 우승 기회가 찾아왔지만, 2022년 준플레이오프에서 친정 키움의 벽을 넘지 못했고, 2023년 한국시리즈에서 또 다른 친정 LG가 우승의 꿈을 가로막았다. 
박병호는 2024시즌 FA 계약 마지막 해를 맞아 다시 한 번 우승의 꿈을 품었지만, 부진과 부상이 맞물려 주전 경쟁에서 철저히 밀렸다. 출전 시간이 현저히 적어진 그는 KT 구단에 이적을 요청했고, 삼성이 박병호 영입에 관심을 보이며 5월 28일 KT가 삼성에 박병호를 내주고 반대급부로 오재일을 영입하는 1대1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삼성 박병호 / OSEN DB
박병호는 삼성 데뷔전이었던 5월 29일 대구 키움전 첫 홈런에 이어 31일 대구 한화전에서 잇따라 홈런포를 가동했다. 그리고 6월 홈런 4방을 추가하며 타자 친화적인 라이온즈파크에 완벽 적응했다. 7월 중순 햄스트링을 다쳐 홈런 생산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지만, 8월 7홈런으로 거포의 위용을 회복한 뒤 9월 1일부터 4일까지 3경기에서 4홈런을 몰아치며 마침내 KBO리그 역대 3번째 400홈런 고지에 올라섰다. 
400홈런의 꿈을 이룬 박병호에게 다음 목표를 묻자 그는 주저 없이 ‘우승’이라는 단어를 꺼냈다. 박병호는 “우승을 한 번도 못해봤기 때문에 삼성 선수들과 한국시리즈에 가서 우승을 한 번 해보고 싶다. 개인적인 목표는 이제 다 끝났고, 다음 목표는 팀의 우승이다”라고 데뷔 첫 우승반지를 갈망했다. 
삼성 박병호 / OSEN DB
시즌 전 하위권으로 분류됐던 삼성은 수많은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플레이오프 직행을 눈앞에 두고 있다. 3위 LG 트윈스에 4경기 앞선 2위(73승 2무 57패)를 질주, 2014년 이후 10년 만에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박병호가 다시 우승의 꿈을 꾸게 된 이유다. 
박병호는 남은 12경기 및 포스트시즌 또한 삼성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삼성은 잘 몰랐던 팀인데 와서 보니 신구조화가 굉장히 잘 돼 있다.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지킬 걸 지킨다. (구)자욱이가 주장으로서 역할을 잘하고, 최고참 (강)민호 형이 분위기를 잘 이끈다”라며 “나는 원래 뒤에서 서포트하는 스타일이었는데 나 또한 나서서 이야기를 하게 된다. 앞으로도 이런 분위기에 동참하기 위해 많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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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박병호 /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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