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본선 실패'에도 자리 지켰던 정해성 전 위원장, 돌연 사퇴 배경? "감독 추천으로 내 역할 끝났다 판단"
OSEN 노진주 기자
발행 2024.09.24 14: 52

"감독 추천으로 내 역할 끝났다 판단."
정해성 전 대한축구협회(KFA) 전력강화위원장이 자리에서 갑작스럽게 물러났던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에 증인으로 출석해 돌연 사임한 이유에 대해 “감독 선임 과정 속에서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또 건강 문제도 있어서 회장님께 (최종 감독 후보 3인을) 보고 드린 이상 내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건강과 가족들의 걱정도 물러나기로 결정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정해성 전 위원장이 마지막으로 이끌었던 6월 21일 제10차 전력강화위(전강위) 회의에서 홍명보 감독은 위원들로부터 다비드 바그너 전 노리치시티 감독과 함께 가장 많은 7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총 후보는 17명이었다. 거스 포옛 전 그리스 감독이 그다음으로 많은 6표를 받았다. 복수추천 방식으로 위원들의 투표가 진행됐다.
KFA는 감독 선임 작업을 정해성 위원장에게 일임하고, 전강위 공식 회의는 10차 회의로 마무리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해성 전 위원장이 10차 회의 결과를 정몽규 회장에게 발표한 뒤 6월 말 돌연 사임했다.
국회에 출석한 정해성 전 위원장은 “유력 후보였던 제시 마쉬 현 캐나다 대표팀 감독, 헤수스 카사스(이라크 대표팀 잔류) 감독 등과 협상이 결렬됐다. 결국 (남은) 최종 후보군 가운데 1순위였던 홍명보 감독을 정몽규 회장에게 추천했다”라고 말한 뒤 직후 돌연 직책을 내려놓은 이유론 "회장님께 보고 드린 이상 내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한국 남자 축구가 40년 만에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한 이후에도 정해성 위원장이 자리를 지켰던 것과는 달리 A대표팀 감독 선임 마지막 단계만 남겨두고 자리를 떠난 것에 시원한 답변이 되진 못한 분위기다.
함께 증인으로 출석한 정몽규 회장은 “(정해성 위원장이 홍명보 감독을 1순위로 보고할 때) 두 후보자(바그너, 포옛)는 어떻게 면담했는지 여쭤보니까 정해성 전 위원장이 ‘화상으로 면담했다’고 답변했다. (그걸 듣고) '마쉬, 카사스 감독도 직접 가서 만나봤으니, 홍명보 감독을 정하더라도 3명을 공평하게 보고 추천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정해성 전 위원장은 다른 후보자를 만나는 대신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을 선택했다.
정해성 전 위원장은 8차 회의부터 함께 자리한 이임생 기술 이사가 ‘전강위를 주도했다’는 질의에는 "내가 회의를 주도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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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정몽규 /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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