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T 위즈 윌리엄 쿠에바스(34)가 올해 첫 가을야구 경기에서 귀중한 승리를 따내며 빅게임피처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쿠에바스는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 4피안타 9탈삼진 무실점 승리를 기록했다.
타선이 1회초 4점의 득점지원을 해준 쿠에바스는 1회말 선두타자 정수빈을 번트안타로 내보냈다. 쿠에바스가 타구를 잡기 위해 몸을 날렸지만 잡을 수 없었다. 그렇지만 제러드 영의 잘맞은 타구가 1루수 글러브에 빨려들어가며 한숨을 돌렸고 김재환은 1루수 땅볼로 잡았다. 2사 2, 3루에서는 양석환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해 위기를 넘겼다.
2회 강승호, 허경민, 김기연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운 쿠에바스는 3회 선두타자 조수행을 2루수 포구실책으로 내보냈다. 정수빈은 좌익수 뜬공으로 잡았지만 조수행에게 2루 도루를 허용해 1사 2루가 됐다. 김재호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은 쿠에바스는 제러드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또 한 번 위기를 벗어났다. 4회와 5회는 연달아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정리했다.
쿠에바스는 6회 선두타자 정수빈에게 안타를 맞았다. 김재호는 포수 파울플라이로 잡혔지만 제러드에게 안타를 맞아 1사 1, 3루 위기에 몰린 쿠에바스는 김재환과 양석환을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며 스스로 위기를 막아냈다. KT가 4-0으로 앞선 7회에는 김민과 교체돼 이날 등판을 마쳤다. KT는 4-0으로 승리하며 중요한 1차전 승리를 챙겼다.
투구수 103구를 기록한 쿠에바스는 커터(45구), 직구(28구), 슬라이더(26구), 체인지업(3구), 커브(1구)를 구사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50km까지 나왔고 평균 구속은 147km를 기록했다. 커터 최고 구속도 144km에 달해 위력적인 구위로 타자들을 압도했다. 스트라이크 비율도 69.9%로 높았다.
올해로 KBO리그 6년차 시즌을 보낸 쿠에바스는 예년보다 다소 고전하는 시즌을 보냈다. 31경기(173⅓이닝) 7승 12패 평균자책점 4.10을 기록해 2021년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평규자책점이 4점대로 높아졌다. 특히 치열한 순위 경쟁이 한창이던 지난달 27일 키움전에서 3⅓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1탈삼진 4실점으로 부진한 투구를 하며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9월 성적도 4경기(16⅓이닝) 1승 1패 평균자책점 7.16로 좋지 않았다.
하지만 순위 결정전과 포스트시즌 등 중요한 경기만 되면 에이스 본능이 살아나는 쿠에바스답게 정말 중요했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두산 타선을 6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꽁꽁 틀어막았다. KT 타자들도 1회 4득점 이후 두산 마운드에 발목이 잡히며 추가 득점이 나오지 않아 어려운 경기를 할 뻔했지만 쿠에바스가 6회까지 무실점으로 깔끔한 투구를 하면서 KT가 손쉽게 승리를 할 수 있었다.
쿠에바스는 이날 경기를 포함해 1위 결정전과 포스트시즌에서 통산 8경기(44⅓이닝) 5승 1패 평균자책점 2.03을 기록했다. 빅게임피처라는 호칭에 전혀 모자람이 없는 퍼포먼스다.
KT는 쿠에바스의 호투에 힘입어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필요한 2승 중 1승을 따내는데 성공했다. 이제 오는 3일 열리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 승리하면 KBO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 5위 팀이 될 수 있다. 시즌 내내 모두의 예상을 뒤엎는 모습을 보여준 KT가 또 하나의 기적을 일으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