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투수 최동환(35)이 새로운 기회를 찾기 위해 구단에 방출을 요청했다.
LG는 7일 선수단 정리 작업으로 올해 1군에서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한 신예 선수들 5명을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하면서, 최동환도 방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선수의 뜻을 받아들여 자유롭게 풀어줬다.
출장 기회가 줄어들거나 팀내 입지가 좁아졌다고 판단하는 베테랑들이 스스로 구단에 방출을 요청하거나, 다른 팀으로 이적 기회를 찾는 것이 이례적이진 않다.
LG만 해도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베테랑 김민성은 FA 자격을 취득해 LG에 잔류하지 않고, 더 많은 출장 기회를 위해 롯데와 계약했다. 베테랑 포수 이재원은 지난 겨울 SSG에 방출을 요청했고, 한화에서 새 기회를 받았다.
그럼에도 16년을 뛴 LG를 떠나기로 결심한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일 것이다. 올해 한화와 개막전에서 LG 정주현의 은퇴식이 열렸는데, 입단 동기들인 최동환, 오지환 그리고 한화로 FA 이적한 채은성이 함께 모여 축하했다. 최동환은 원클럽맨으로 은퇴할 수 있는 기회를 포기했다.
최동환은 2009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13순위로 LG에 입단 올해까지 16년 동안 LG에서 뛰었다. 1군 통산 성적은 344경기 10승 6패 4세이브 16홀드 평균자책점 5.11을 기록했다. 2020년 54경기(57이닝)에 등판해 4승 1패 4홀드 평균자책점 3.47를 기록한 것이 커리어 하이 시즌이었다.
2022년 11월 LG 사령탑에 취임한 염경엽 감독은 이듬해 2월 미국 스프링캠프 명단에 최동환을 포함시켰다. 투수 명단을 꾸리다 거의 마지막 순서에 최동환도 명단에 넣었다.
당시 염 감독은 “최동환이 이번에 결혼을 했지않나. 그래서 1군 스프링캠프에 데려왔다. 결혼까지 했는데 2군 캠프에 가면 좀 그렇지 않나”라고 언급했다. 최동환을 배려해서 캠프 명단에 포함시켰다.
최동환은 지난해는 불펜에서 괜찮게 시즌을 보냈다. 지난해 1군 등록일수가 167일로 거의 풀타임을 뛰었다. 45경기에 등판해 42⅓이닝을 던지며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3.19를 기록했다. 추격조 역할을 수행했다.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도 포함됐고, 1경기에 등판해 ⅔이닝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4차전 15-2로 앞선 8회 1사 만루에서 등판해 볼넷-뜬공-삼진으로 이닝을 마쳤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아쉬움이 남았다. 26경기(22이닝)에서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6.95를 기록했다. 4월까지 9경기(9⅔이닝)에 등판해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1.86으로 좋았는데, 4월 중순 내복사근 부상을 당하면서 폼이 떨어졌다.
한 달 가량 재활을 하고 5월 중순 복귀했는데, 6경기(5이닝 8피안타 4실점) 평균자책점 7.20을 기록했다. 6월에는 4경기(3⅓이닝 8피안타 1실점)만 등판하고 6월초 2군으로 내려갔다.
후반기에는 1군 기회가 점점 줄어들었다. 후반기에는 7경기 등판해 승패없이 평균자책점 22.50(4이닝 12피안타 4피홈런 10실점)으로 부진했다. 포스트시즌 엔트리에도 포함되지 못했다. LG는 불펜에 젊은 투수들의 숫자가 많아지고 있다. 불펜 뎁스가 두터운 편이다. 새 기회를 찾아나선 최동환이 내년에는 어느 팀 유니폼을 입게 될까.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