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리 미쳤다' 벨기에 명문 감독직 거절→토트넘 잔류→손흥민과 동행 계속..."시기가 적절치 않아"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4.10.10 21: 02

예상치 못한 반전이다. 라이언 메이슨(33) 토트넘 홋스퍼 코치가 벨기에 명문 클럽을 거절하고 토트넘에 남기로 결정했다.
영국 '풋볼 런던'은 10일(한국시간) "메이슨은 안데를레흐트와 논의를 마친 뒤 토트넘에 남을 예정이다. 그는 벨기에 클럽의 접근에도 불구하고 북런던에 머무른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매체는 "주필러리그 안데를레흐트는 이번 달 메이슨에게 접근했다. 하지만 지난 며칠간 논의한 끝에 양측 모두 시기가 적절하지 않다고 결정한 것으로 파악된다"라고 덧붙였다.

메이슨은 앞으로도 토트넘 1군 코치로서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보좌할 예정이다. 풋볼 런던은 "메이슨은 토트넘에서 포스테코글루의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걸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맷 웰스, 닉 몽고메리, 세르히오 라이문도, 마일 예디낙, 롭 버치 골키퍼 코치 등 호주 스태프들과 함께 계속 역할을 해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안데를레흐트는 주필러리그 최다 우승(34회)을 자랑하는 벨기에 명문 클럽이지만, 지난달 브리안 리머 감독과 결별했다. 현재 안데를레흐트는 리그 10경기에서 4승에 그치며 4위에 올라 있다. 결국 약 1년 9개월 만에 성적 부진을 이유로 리머 감독을 경질하기로 택했다.
다음 사령탑을 찾아나선 안데를레흐트는 메이슨을 포착했다. 토트넘에서 경험을 쌓은 그와 함께 부활을 꿈꾼 것. 2016-2017시즌 이후 리그 우승이 없는 만큼 젊은 감독과 함께 새로운 판을 짜려는 생각이었다.
영국 '야드 바커'는 "메이슨은 토트넘 코치와 임시 감독 경험을 바탕으로 정식 감독을 맡을 준비가 돼 있음을 증명했다. 지금이 그의 기회"라며 "메이슨은 분명 경기에 대한 통찰력과 이해력을 지니고 있다. 벨기에에서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든 그가 다시 토트넘으로 돌아온다면 놀라운 일이 아닐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마지막 논의 단계에서 무산되면서 메이슨의 부임은 없던 일이 됐다. 안데를레흐트는 계속해서 다비트 휘버르트 임시 감독 체제로 팀을 운영할 전망이다. 휘버르트 감독은 지휘봉을 잡은 뒤 모든 대회에서 3승 2무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이로써 메이슨은 토트넘은 물론이고 손흥민과도 오랜 인연을 더 이어가게 됐다. 메이슨은 토트넘 성골 유스 출신이다. 그는 1999년 토트넘 아카데미에 입단했고, 2008년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에 발을 내디뎠다. 
미드필더였던 메이슨은 임대 생활을 거치며 경험을 쌓았고,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체제에서 조금씩 출전 기회를 잡아나가기 시작했다. 그는 공격적인 움직임과 많은 활동량을 앞세워 토트넘 중원에서 한 축을 맡았다. 2015년엔 잉글랜드 대표팀에 승선해 A매치 데뷔전을 치르기도 했다.
하지만 메이슨은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며 외면받았고, 2016년 헐 시티로 이적했다. 포체티노 감독은 무사 뎀벨레와 에릭 다이어 조합으로 중원을 꾸리며 메이슨을 내보내기로 택했다.
메이슨은 헐 시티에서 재기를 꿈꿨으나 예기치 못한 대형 부상에 발목 잡혔다. 그는 2017년 1월 첼시전에서 공중 볼 경합 도중 상대와 머리를 심하게 부딪혔고, 산소 호흡기를 착용한 채 들것에 실려나갔다. 검진 결과는 두개골 골절. 메이슨은 수술을 잘 마무리했으나 결국 부상 여파를 이겨내지 못하고 약 1년 뒤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고작 26살의 나이로 축구화를 벗은 메이슨. 그는 은퇴 직후 토트넘에서 코치 생활을 시작하며 지도자 길을 걷기 시작했다. 18세 이하(U-18) 아카데미 코치를 시작으로 아카데미 총괄이사를 거쳐 1군 코치 역할을 맡았다.
손흥민보다 한 살밖에 많지 않은 메이슨이지만, 그는 감독 대행만 벌써 두 번이나 경험했다. 메이슨은 지난 2021년 4월 주제 무리뉴 감독이 리그컵 결승을 앞두고 경질되면서 임시로 지휘봉을 잡았다. 그는 6경기 동안 토트넘을 이끌었으나 리그컵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시티에 패하는 등 좋은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다.
메이슨의 토트넘 임시 감독 부임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그는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1군팀에 코치로 합류했고, 2023년 4월에도 임시로 토트넘 감독직을 맡았다. 콘테 감독에 이어 대행을 맡은 크리스티안 스텔리니 수석코치까지 경질되자 대행의 대행으로 선임된 것.
이후 메이슨은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에서도 1군 코치 역할을 맡았다. 그는 훈련 세션을 총괄하고 세트피스 등 1군 선수단 훈련을 담당하며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보좌하고 있다. 그러던 중 안데를레흐트로부터 정식 감독 제안을 받으며 토트넘과 작별 가능성이 커 보였지만, 결국 제안을 거절했다. 시기가 문제가 된 만큼 시즌 도중 팀을 떠나는 건 부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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