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원투펀치인 찰리 반즈와 애런 윌커슨이 리그 최정상급 듀오로 활약하면서 팀 마운드를 이끌었다. 반즈는 25경기 150⅔이닝 9승 6패 평균자책점 3.35 탈삼진 171개의 성적을 거뒀다. 내전근 부상으로 두 달 가량 자리를 비웠지만 규정이닝을 채우며 평균자책점 3위, 탈삼진 3위의 성적을 기록했다. 윌커슨은 32경기 등판해 196⅔이닝 12승 8패 평균자책점 3.84의 성적을 남겼다. 32경기 중 단 한 경기를 제외하고는 모두 5이닝 이상을 채우는 이닝이터 능력을 과시했다. 올해 최다이닝 투수의 몫은 윌커슨이었다.
그런데 대전에서 한화를 상대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던 박세웅은 이날 4⅔이닝 동안 112개의 공을 던지며 11피안타(1피홈런) 3볼넷 4탈삼진 10실점(9자책점)으로 무너졌다. 약 2년 만의 한화전 등판에서 난타 당했다.
김태형 감독은 당시 박세웅을 향해 “대전구장이 어쩌고저쩌고 얘기하는데 앞으로 여기 맞춰 갖고 계속 올릴까 보다. 몇 년째 이러는데 작년에는 대전에서 아예 안 던진 것 같더라. 팀의 에이스인데…”라며 강한 어조로 팀의 에이스를 질타하기도 했다.
시즌 막판 6이닝 이상을 소화한 경기들이 꾸준히 나오면서 박세웅은 해답을 찾은 듯 했다. 슬라이더 의존도를 줄였고 커브 포크볼 체인지업 등의 구종을 구사하면서 자신의 구위를 극대화 시키려는 노력을 했다. 평균자책점도 가장 나빴을 때보다는 많이 끌어내리면서 시즌을 마무리 했다.
5년 연속 규정이닝을 소화한 것은 그만큼 꾸준했던 투수라는 점. 2020년부터 최근 5년을 살펴보면 LG 트윈스에서 활약했던 케이시 켈리(795이닝)에 이어 777이닝으로 전체 2위에 해당하는 이닝 소화력을 과시했다. 토종 선수 중에는 최다 이닝이다.
올 시즌도 173이닝 넘게 소화한 것을 두고 김태형 감독은 “선발 투수가 중간에 한 번도 안 쉬고 계속 던졌다는 것은 팀에 굉장히 큰 도움이 되는 것이다”라고 공헌도를 인정했다.
김태형 감독은 “이닝 소화하는 것에 더해서 잘 던져주기도 해야 한다. (박)세웅이가 에이스 역할을 해줘야 한다”라면서 “내년에는 더 잘 던져줘야 한다. 외국인 선수 빼고는 그래도 에이스다. ‘올해 던지면서 본인이 느낀 게 있을 것이다’는 얘기를 하지만, 그게 지금 몇년 째인가. 정말 달라져야 한다. 투수들의 리더로서, 국내 에이스의 책임감으로서 본인이 조금 더 좋아져야 한다”라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