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회장 '인사 실패?'... KFA 노조 "책임 회피 급급한 김정배 부회장, 석고대죄 후 사퇴하라"
OSEN 노진주 기자
발행 2024.10.18 14: 28

 대한축구협회(KFA) 노동조합이 두 번째 성명서를 통해 정몽규 회장의 4연임 반대에 대한 목소리를 또 한 번 낸 데 이어 김정배 상근 부회장의 사퇴도 촉구했다.
KFA 노조는 지난 17일 '한국축구 위기 수습을 위한 대한축구협회 노동조합 성명서Ⅱ'를 발표하며 "김정배 부회장은 사퇴하고, 정몽규 회장은 즉각 불출마 선언해야"라고 목소리 높였다.
김정배 부회장은 지난해 5월 '사면 철회 사퇴'에 따른 이사진 전면 개편을 통해 KFA에 발을 들여놓았다. 당시 협회는 경기인이 주로 맡았던 전무이사직을 폐지하고 상근부회장 제도를 도입했다.

경북 포항 출신인 김정배 부회장은 행정고시 합격 후 문체부 국제체육과장을 거쳐 2차관을 역임했다. "이사회가 축구계 인사들만이 아닌 축구를 사랑하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참여하는 ‘확장형 구조’로 만들고자 했다”는 게 그를 데리고 온 정몽규 회장의 설명이었다.
그러나 전임 '경기인 출신' 전무이사들과 달리 행정가의 길만 걸어왔던 김정배 상근부회장이 과연 현장의 목소리를 잘 이해함과 동시에 잘못된 목소리를 거를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끊임없이 뒤따랐다. 결국 탈이 났다.
노조는 "예전엔 축구인 출신이 부회장 혹은 전무이사를 하면 행정전문가가 사무총장을 하면서 서로 견제와 균형을 맞췄었는데, 김정배 부회장이 최종 책임자가 되면서 축구인의 목소리를 원천적으로 배제시켰다"라며 김정배 부회장의 사퇴를 이야기 할 수 밖에 없던 배경에 대해 운을 뗐다.
이어 "선임 당시에도 잘못된 결정(사면 철회 사퇴)은 정몽규 회장이 했는데, 엉뚱하게 축구인 부회장(혹은 전무이사)을 선임하지 않는 방식으로 조직을 개편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축구인 출신이 협회 CEO를 하면 인정에 이끌려 잘못된 결정을 한다.', '축구인들이 (승부조작/비리축구인) 사면을 강력 주장하여 (정몽규 회장이)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줬다가 역풍을 맞았다'는 정몽규 회장의 삐뚤어진 인식이 반영된 인사로 보였다. 즉 주원인은 '정몽규 회장의 잘못된 결정'인데 '축구인들의 제 식구 감싸기'로 뒤집어 씌어 축구인들의 목소리를 아예 안 듣는 식으로 해법을 내놓은 것이다. 진단과 해법이 모두 틀린 잘못된 결정의 전형적인 예"라고 꼬집었다.
또 가장 필요할 때 김정배 부회장이 책임 회피에만 급급했다고 노조는 설명했다. 
노조는 "강도 높은 문체부 감사를 두 달여 겪으면서 직원들은 한목소리로 협회 내 컨트롤타워가 없다고 아우성이었다. 문체부 출신이니깐 김정배 부회장이 키를 쥐고 어떻게 대응하고, 후속조치는 어떻게 해야 할지 등을 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는데 놀랍도록 아무 역할이 없었다는 전언"이라며 "감사 기간 내내 그는 본인에게 책임이 갈만한 요소를 제거하는 데 주력하고 문제해결은커녕 논란을 키우는데 크게 일조했다고 관계자들은 한목소리로 꼬집었다. 문체부 차관 출신이라 문체부 감사와 같이 협회 위기 상황에 중심을 잡고 적절히 대응할 줄 알았더니 오히려 문체부 차관 출신이라는 '전관'을 이용해 본인만 책임을 피하려는 행태에 우리 직원들은 큰 실망을 감출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감독 선임 논란과 관련해서도 이임생 총괄이사가 기술적으로야 주도했지만, 세부 계약조건 등은 김정배 부회장이 총책임자였는데, 그 어느 보도에도 그의 이름 세 글자는 찾아 볼 수가 없었다. 10차 전력강화위가 끝나고 정해성 위원장이 사퇴한 직후 이임생 기술이사가 협상 권한이 있다고 그의 등을 떠민 것도 바로 김정배 부회장으로 알려졌다. 정몽규 회장이 전력강화위원회를 다시 구성하자고 한 지시를 무시하고 문제없다고 밀어붙인 이도 그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 9월24일 국회 문체위 긴급현안 질의 때도 그는 꼭꼭 숨는데 성공했다. 10월 24일 문체위 국감 증인 명단에도 그의 이름은 빠졌다. 한때 문체부 식구였던 김정배 부회장에 대한 문체부의 전관예우라고 밖에 볼 수 없다"라고 개탄했다.
정몽규 회장도 노조의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김정배 부회장은 축구팬과 축구인들에게 석고대죄하고 즉각 사퇴하라! 그리고 그동안의 실언과 실책에 책임지고 다시는 축구판에 얼씬거리지 말아야할 것"이라고 비판의 수위를 한 층 높인 노조는 "지난번(1차 성명)에도 밝혔듯이 정몽규 회장의 불출마 선언이 한국축구 정상화의 첫걸음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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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대한축구협회,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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