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토종 에이스 양현종(36)이 포스트시즌에 강한 면모를 다시 한 번 보여줬다. 7년 만의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역투했다.
양현종은 2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2차전에 선발등판, 5⅓이닝 8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막았다. 6회를 채우진 못했지만 팀이 7-2로 앞선 상황에서 내려가 선발승 요건을 갖췄다.
KIA는 앞서 열린 1차전 서스펜디드 게임에서 5-1로 역전승하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2차전 선발로 양현종에 나서며 하루에 KS 2승에 도전했다. 이범호 KIA 감독도 경기 전 인터뷰에서 “양현종이 2017년 KS처럼 던져주는 게 제일 좋은 시나리오”라면서도 “그 정도까진 힘들겠지만 5~6이닝만 버텨주면 우리 팀에 유리한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2017년 KS에서 양현종은 2경기 1승1세이브를 거두며 10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다. 특히 선발로 나선 2차전에 9이닝 동안 122구를 던지며 4피안타 2볼넷 11탈삼진 무실점 완봉승을 거뒀다. 그로부터 7년의 세월이 흘렀고, 전성기 같은 구위는 아니지만 이범호 감독 기대대로 5~6이닝 사이를 안정적으로 끌어줬다.
1회초 김지찬을 우익수 뜬공, 김헌곤을 중견수 뜬공 처리하며 투아웃을 잡은 양현종은 르윈 디아즈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지만 강민호를 유격수 땅볼 아웃시키며 7개의 공으로 첫 이닝을 마쳤다.
2회초에는 김영웅을 하이 패스트볼 3개로 3연속 헛스윙을 뺏어내며 삼진을 잡은 양현종은 박병호를 중견수 뜬공 처리한 뒤 류지혁에게 우중간 2루타를 맞았다. 하지만 이재현을 바깥쪽 낮은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 돌려세우며 실점 없이 막았다.
3회초에는 김현준을 2루 내야 안타로 출루시켰지만 김지찬과 김헌곤을 연속 3구 삼진 요리했다. 김지찬은 바깥쪽 낮은 슬라이더, 김헌곤은 바깥쪽 높은 직구에 배트가 헛돌았다. 디아즈에게 중전 안타, 강민호에게 볼넷을 주며 2사 만루 위기를 초래한 양현종은 김영웅을 중견수 뜬공 처리하며 위기 관리 능력 뽐냈다.
4회초에도 박병호를 좌익수 뜬공 처리한 다음 류지혁에게 중전 안타를 내준 양현종은 전병우를 3루 뜬공 아웃시켰다. 그러나 김현준의 땅볼 타구를 1루수 이우성이 놓쳤고, 1루 베이스 커버를 들어간 양현종마저 이우성의 토스를 잡지 못했다. 1루수와 투수의 연이은 포구 실책으로 2루 주자 류지혁이 3루를 지나 홈까지 들어왔다.
김지찬의 좌전 안타로 이어진 2사 1,2루 위기에서 김헌곤을 느린 커브로 타이밍을 빼앗아 3루 땅볼로 이닝을 끝낸 양현종은 5회초 디아즈를 3루 땅볼, 강민호를 좌익수 뜬공, 김영웅을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잡으며 이날 첫 삼자범퇴 이닝으로 선발승 요건 갖췄다.
추가 실점은 6회초에 나왔다. 박병호를 3루 땅볼 처리한 뒤 류지혁에게 우측 떨어지는 2루타를 허용했다. 전병우와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준 양현종은 김현준에게 좌중간 적시타를 맞고 내려갔다. 중견수 최원준이 다이빙 캐치를 시도했지만 놓쳤다.
1사 1,2루 위기 상황이 되자 구원 이준영에게 마운드를 넘긴 양현종은 총 투구수 86개로 임무를 마쳤다. 최고 시속 145km, 평균 140km 직구(52개) 중심으로 슬라이더(24개), 체인지업(8개), 커브(2개)를 구사했다. 전성기 같은 강속구는 없지만 직구 비중을 높여 과감하게 승부를 들어갔다. 5회를 빼고 매 이닝 안타를 맞으며 위기가 이어졌지만 3구 삼진만 3개를 뺏어내는 등 공격적인 투구가 통했다.
양현종에 이어 구원 이준영이 김지찬을 유격수 땅볼, 장현식이 김헌곤을 2루 땅볼 처리하며 양현종의 실점은 2점으로 끝났다. 자책점은 1점. 이날까지 양현종의 포스트시즌 통산 9경기 평균자책점은 1.62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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