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과 오원석의 1대1 트레이드 막전막후가 공개됐다. SSG 랜더스가 먼저 김민을 원했고, KT 위즈가 반대급부로 오원석을 제시하며 1차지명 기대주를 맞교환하는 빅딜이 성사됐다.
프로야구 KT 위즈는 지난달 31일 오전 “SSG 랜더스에 우완투수 김민(25)을 보내고, 좌완투수 오원석(23)을 영입하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트레이드 성사 후 OSEN과 연락이 닿은 KT 관계자는 “SSG가 먼저 트레이드를 제안했다. SSG 측에서 김민을 원했고, 우리가 오원석을 이야기했다”라며 “상대는 우완 불펜투수, 우리는 좌완 선발투수가 필요했다. 프랜차이즈 선수인 김민이 그 동안 역할을 잘해줬지만, 현장과의 소통, 내부 검토 결과 좌완 선발투수를 한 명 더 확보하는 게 전력 안정화에 도움이 될 거라고 판단했다”라고 트레이드 막전막후를 전했다.
김민은 수원 유신고를 나와 2018년 신인드래프트에서 KT 1차 지명된 우완 파이어볼러 기대주다. 당시 입단 동기 강백호(2차 1라운드 1순위), 최건(개명 후 최이준, 2차 2라운드 11순위)과 함께 KT를 이끌 신인 3인방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기대와 달리 김민의 커리어는 방황의 연속이었다. 최고 155km 강속구를 보유하고도 제구 난조에 시달리며 5선발과 추격조를 오가는 여정이 반복됐다. 김민은 2020시즌을 마치고 상무로 향해 병역 의무를 이행했는데 이 또한 큰 터닝포인트가 되지 못했다.
어느덧 프로 7년차가 된 올해는 달랐다. 시즌 71경기 8승 4패 21홀드 평균자책점 4.31로 팀에 헌신하며 팀 내 최다이자 리그에서 7번째로 많은 홀드를 수확했다. 5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필승조로 편성, 6월 3승 4홀드 평균자책점 1.33의 안정감을 뽐냈고, 이에 힘입어 감독 추천선수로 생애 첫 올스타 무대를 밟기도 했다. 한때 꼴찌였던 KT의 기적의 5위 도약에는 김민의 지분도 제법 있었다.
그런 김민을 트레이드 카드로 사용한 건 KT의 몇 년간 지속된 좌완투수 기근과 깊은 연관이 있다. KT는 우승 필승조 조현우가 은퇴한 뒤로 마땅한 토종 좌완투수를 찾지 못했다. 2016년 1차지명 박세진, 2019년 1차지명 전용주 육성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지만,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고, 올해 입단테스트를 통해 합류한 성재헌 역시 선발, 필승조보다는 추격조, 패전조에 가까웠다.
이들과 달리 오원석은 어느 정도 검증된 좌완 선발 자원이다. 2020년 SK 와이번스(현 SSG) 1차지명된 그는 제2의 김광현으로 불리며 2021시즌 110이닝, 2022시즌 144이닝, 2023시즌 144⅔이닝, 2024시즌 121⅔이닝을 소화했다. 1군 통산 129경기 가운데 98경기가 선발 등판이었다. 제구 난조가 약점으로 꼽히지만, 지금도 그는 성장 중이다.
KT 관계자는 “오원석은 그 나이대에서 이닝소화능력이 뛰어난 투수다. 선발 수업을 차근차근 받아왔고, 선발투수가 140이닝 이상을 소화했다는 건 그 팀에서 선발로서 역할을 했다는 의미다. 오원석은 지금도 계속 발전하고 있다”라고 높은 평가를 내렸다.
KT는 내부 FA 엄상백이 잔류할 경우 내년 시즌 외국인투수 2명에 고영표, 엄상백, 소형준으로 이어지는 막강 5선발 구축이 가능하다. 그런 상황에서 선발 자원 1명을 추가로 영입하며 엄상백이 팀을 떠나는 상황을 대비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KT 관계자는 “오원석 영입은 엄상백과는 별개의 건이다. 우리는 엄상백을 잔류시키려고 준비 중이다”라고 선을 그으며 “선발 자원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감독님이 결정하시겠지만, 6선발을 운영해도 되는 게 아닌가. 또 소형준의 경우 (팔꿈치 수술 여파로) 내년 시즌 이닝 제한이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목표로 삼은 김민 영입에 성공한 SSG 역시 “팀 투수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선발과 불펜 경험이 있는 즉시전력감 투수를 물색하던 중 KT와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트레이드를 실시하게 됐다”라며 “김민의 강력한 투심패스트볼 구위와 완성도 높은 슬라이더를 높게 평가했다. 올 시즌 71경기 77⅓이닝 8승 4패 21홀드를 기록하면서 리그 정상급 불펜 투수의 퍼포먼스를 보여줬다”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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