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이 공식적으로 FA를 선언했다. 이제 김하성의 오프시즌 행보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사실 어쩌면 김하성을 가장 원하는 구단은 원 소속팀 샌디에이고일 수 있다.
샌디에이고는 3일(이하 한국시간), 김하성이 구단과의 상호 연장 옵션을 거부한 뒤 프리에이전트(FA)가 된다고 발표했다. 김하성은 상호 옵션을 거부하면서 200만 달러의 바이아웃을 받고 FA 시장에 나왔다.
김하성은 2021년, 샌디에이고와 4년 보장 2800만 달러, 그리고 5년째에는 상호 합의 하에 계약을 연장할 수 있는 뮤추얼 옵션이 포함이 포함된 계약을 맺었다. 옵션까지 포함하면 4+1년 최대 3900만 달러 조건의 계약이었다.
KBO리그 최고 유격수는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뒤 다시 처음부터 시작했다. 데뷔시즌은 주전이라고 볼 수 없었다. 그리고 샌디에이고에서의 4년 동안 매년 성장했다. 2년차 시즌인 2022년부터 김하성의 진가가 드러났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손목 수술과 금지 약물 징계 여파로 풀타임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다.
3년차인 지난해는 2루수였지만 3루수와 유격수 등 내야 전포지션에서 최정상급 수비력을 과시하면서 유틸리티 플레이어 부문 골드글러브까지 수상했다. 아시아 최초 내야 골드글러브 수상이다. 또한 공격에서도 152경기 타율 2할6푼(538타수 140안타) 17홈런 60타점 38도루 OPS .749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이미 3년차 시즌을 마친 뒤, 김하성이 상호 옵션을 택하지 않고 FA를 선언한 뒤 거액의 계약을 맺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1억 달러가 넘는 계약을 맺을 것이라는 전망도 심심치 않았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FA 시즌, 풀타임 완주에 실패했다.
지난 8월 19일 콜로라도 로키스 원정에서 상대 견제에 1루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펼치며 귀루하다가 우측 어깨를 다쳤다. 염증으로 시즌 막판에는 복귀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상태가 호전되지 않았다. 복귀 시점은 계속 미뤄졌고 결국 어깨 관절 와순 파열 진단을 받으며 시즌 아웃됐다. 지난달 11일 어깨 관절와순 봉합 수술을 받았다.
결국 FA 시즌 121경기 타율 2할3푼3리(403타수 94안타) 11홈런 47타점 22도루 OPS .700의 기록을 남기고 시즌 아웃됐다.
당장 내년 시즌 개막전 복귀가 힘들 수도 있는 상황. 그렇기에 올 시즌을 앞두고 나왔던 1억 달러 잭팟이 힘들 수도 있다. 그렇기에 1년 계약으로 FA 재수를 선택해서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방안도 있다. 특히 샌디에이고에서 1년 계약으로 FA 재수를 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은 김하성의 FA 선언 소식을 전하면서 ‘샌디에이고는 FA 기간 내내 김하성의 재활 과정을 모니터링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 시즌이 시작될 때 부상에서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 만약 김하성이 원하는 계약을 따내지 못한다면 샌디에이고와 김하성 양 측이 단기계약을 맺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북미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도 단장 출신 칼럼니스트 짐 보우덴의 FA 예상에서 ‘김하성이 샌디에이고로 돌아와서 재계약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장 김하성은 FA 취득을 앞두고 ‘악마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로 에이전트를 교체했다. 보라스는 선수가 예상보다 낮은 평가를 받을 때 단기계약과 옵트아웃 조항으로 선수의 FA 재수를 이끌어내는 계약을 맺는데 탁월하다. 최근에는 고육지책으로 오프시즌 막판에서야 계약을 맺었지만 최근 이 계약들은 모두 성공적이었다.
2023년 사이영상 투수 블레이크 스넬과 올스타 3루수 맷 채프먼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각각 2년 6200만 달러, 3년 54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채프먼은 FA 단기계약으로 자신의 가치를 재검증 한 뒤 시즌 도중 6년 1억5100만 달러의 장기계약을 샌프란시스코와 맺었다. 그리고 스넬 역시 다시 FA를 선언해 대박을 노릴만큼 반등에 성공했다.
김하성도 이런 비슷한 계약을 맺고 내년 FA에 재도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대상이 샌디에이고일 수도 있다는 것. 사실 AJ 프렐러 사장이 김하성의 복귀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프렐러는 “김하성은 매우 재능 있고 가치 있는 선수다. 시즌 막판에 느꼈지만 김하성이 없는 게 팀에는 분명히 큰 타격이었다”라며 “그는 엄청난 에너지로 경기에 임하고 야구 지능이 뛰어난 선수다. 모든 포지션을 볼 수 있을 정도로 수비도 잘한다. 볼넷을 얻어내며 홈런 치고 도루도 할 수 있다”라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그를 다시 데려오고 싶다. 상황을 지켜보면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봐야할 것 같다”라며 재결합을 기대하기도 했다./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