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조건에서 상향 조정은 없다".
FA 자격을 얻는 최대어 필승맨 장현식(29)의 행선지가 결정되지 않고 있다. KIA는 최대한 성의를 다해 잡겠다고 밝혔다. 이미 계약조건을 제시했다. 이미 시장에서 뜨거운 경쟁이 붙은만큼 섭섭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다른 구단이 그 이상의 조건을 제시할 가능성도 높아 이적 가능성도 열려있다.
최소한 4개 팀이 장현식에게 관심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불펜보강이 필요한 삼성 라이온즈과 LG 트윈스는 물론 김원중과 구승민을 잔류시켜도 불펜이 약한 롯데 자이언츠도 잠재적인 구매처이다. KT 위즈 역시 선발에서 마무리 박영현까지 이어주는 강력한 필승맨이 필요하다. 홀드왕 노경은의 잔류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SSG도 잠재 고객으로 분류되고 있다.
KIA가 조건을 제시했다는 말은 다른 구단도 이미 베팅을 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에이전트라면 다른 구단의 베팅액을 알려주면서 최대한 몸값을 끌어올리는 전략을 취한다. 다른 구단보다 더 많은 금액을 제시해야 장현식을 잡을 수 있는 상황이다. 당연히 KIA의 조건보다 더 많은 금액을 베팅했을 것이다.
기본 50억원에서 60억원까지 예상된다. 장현식에게는 '인생은 타이밍'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 여러 구단이 뛰어들어 쟁탈전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KIA가 장현식을 잡기 위해서는 첫 베팅 금액을 상향 조정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KIA는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머니게임을 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구단은 "장현식은 우승멤버이다. 당연히 내년에도 함께 하고 싶다. 우리는 장현식이라는 투수의 능력치, 시장의 경쟁상황까지 고려해 최대한 반영한 금액을 오퍼했다. 현재로서는 구단이 할 만큼 최선을 다했다. 조건의 상향조건은 없다. 오퍼를 했고 장현식측의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물론 다른 팀에서 더 공격적인 베팅을 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최대한 선을 지키려고 한다. 옵션에 변화를 줄 수는 있지만 첫 조건의 총액에서 변화는 없을 것이다. 정확한 금액을 밝힐 수는 없지만 누가보더라도 구단이 나름대로 성의를 보였다고 수긍할 정도의 수준이다"고 덧붙였다.
장현식은 올해 75경기에 등판해 75⅔이닝을 소화한 필승조의 기둥이었다. 내년 시즌 정상수성을 위해서 필요한 전력이다. 만일 이적한다면 1이닝을 책임지는 필승맨의 부재는 뼈아프다. 불펜 전력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구단은 그럼에도 머니게임을 하지 않겠다면서 장현식의 유출도 감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아울러 "구단은 육성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른 팀의 공격적인 베팅으로 장현식이 유출되더라도 젊은 투수들이 많이 있는 만큼 빈자리를 메울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여기에는 25명의 보호선수를 제외한 보상선수 가운데 쓸만한 투수를 얻을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있다.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를 방문중인 심재학 단장은 12일 귀국할 예정이다. 장현식 전략에 마지막 변화를 줄 것인지 궁금증을 일으키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