펩 과르디올라(53) 감독과 맨체스터 시티의 리그 우승이 사실상 좌절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맨체스터 시티는 2일 오전 1시(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 1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리버풀에게 0-2로 패했다. 이로써 맨시티는 최근 공식전 7경기에서 1무 6패라는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며, 리그 순위도 승점 23점(7승 2무 4패)으로 5위까지 미끄러졌다.
경기를 지휘한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선택했다. 최전방엔 엘링 홀란이 나섰고 마테웃 누녜스-필 포든-베르나르두 실바가 공격 2선에 자리했다. 일카이 귄도안-리코 루이스가 중원을 채웠고 네이선 아케-마누엘 아칸지-후벵 디아스-카일 워커가 포백을 세웠다. 골문은 슈테판 오르테가가 지켰다.
아르네 슬롯 리버풀 감독도 4-2-3-1 포메이션으로 대응했다. 코디 각포가 최전방에 자리했고 루이스 디아스-도미닉 소보슬러이-모하메드 살라가 공격 2선에 섰다. 알렉시스 맥 알리스테르-라이언 흐라벤베르흐가 중원을 채웠고 앤드류 로버트슨-버질 반 다이크-조 고메스-트렌트 알렉산더 아놀드가 포백에 나섰다. 장갑은 퀴빈 켈러허가 꼈다.
경기 초반부터 리버풀은 적극적인 공격으로 흐름을 장악했다. 전반 11분, 코너킥 상황에서 짧은 패스로 전개된 공을 소보슬러이가 정확한 크로스로 연결했으며, 이를 반 다이크가 헤더로 마무리하려 했지만 공은 골대를 맞고 튕겨 나갔다.
1분 뒤 리버풀이 선제골을 뽑아냈다. 전반 12분 오른쪽 측면에서 살라가 낮고 빠른 크로스를 올렸고, 골문 앞에서 쇄도하던 각포가 이를 밀어 넣어 득점에 성공했다. 홈팀 리버풀이 앞서 나가며 경기를 주도했다.
선제골을 허용한 맨시티는 좀처럼 유효슈팅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리버풀의 촘촘한 수비를 뚫지 못하며 무기력한 플레이를 이어갔다. 전반 39분, 루이스가 첫 슈팅을 시도했으나 공에 제대로 임팩트되지 못했고 그대로 빗나가며 아쉬움을 남겼다.
후반전에도 리버풀이 경기 주도권을 놓지 않았다. 후반 11분 실바의 패스 실수가 발생했고, 이를 살라가 가로챈 뒤 단독 돌파해 일대일 상황을 맞았다. 살라의 슈팅은 크로스바를 넘기면서 추가 득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후반 31분 리버풀이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맨시티 수비진이 볼 처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틈을 타 디아스가 공을 뺏어냈고, 오르테가가 이를 막으려다 반칙을 범하며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키커로 나선 살라는 침착하게 골문 구석으로 공을 밀어 넣으며 2-0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후반 막판 맨시티는 동점 기회를 잡기 위해 총공세에 나섰다. 후반 38분, 반 다이크의 실수로 케빈 더 브라위너가 일대일 찬스를 맞았지만, 슈팅은 골키퍼 켈러허의 선방에 막히며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결국 맨시티는 마지막까지 리버풀 골문을 열지 못한 채 0-2로 패배했다. 이로써 맨시티는 공식전 7경기 연속 무승에 그치며 위기를 이어갔다. 반면 리버풀은 탄탄한 경기력으로 승리하며 리그에서 상위권 경쟁을 이어갔다.
맨시티의 상황이 심각하다. 공식전 포함 최근 7경기서 승리가 없다. 지난 10월 31일 토트넘과 카라바오컵(EFL컵) 16강에서 1-2로 패한 후 승리를 맛보지 못하고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스포르팅 CP에 1-4로 패했고 페예노르트와는 3-3으로 비기는 데 그쳤다.
리버풀 팬들은 과르디올라 감독을 향해 "내일 아침에 경질될 것"이라며 합창을 부르기도 했다.
영국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에 따르면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경기 후 "아마 그들의 말이 옳을지도 모른다. 난 최근 경기 결과들로 경질되도 마땅하지만, 안필드에서의 일(조롱)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괜찮다. 경기의 일부다. 난 그들의 행동을 완전히 이해하고, 받아들였다. 우린 그간 믿을 수 없을 만큼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시즌 전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던 팀은 맨시티였다. 축구 통계 업체 '옵타'는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의 우승 후보를 예측했는데, 리그 4연패를 달성한 맨체스터 시티가 이번 시즌에도 정상에 오르며 5연패를 이룰 것으로 전망했다.
옵타는 지난달 3일, 맨체스터 시티가 본머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1-2로 시즌 첫 패배를 기록했을 때조차도 맨시티가 여전히 우승 가능성이 가장 높은 팀이라고 평가했다. 당시 옵타는 맨시티의 우승 확률을 61.1%로 산정하며, 선두에 있던 리버풀(34.2%)보다 훨씬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에는 상황이 달랐다. 리버풀이 맨시티를 꺾으며 선두 자리를 지켰고, 맨시티가 리그 5위로 추락하면서 우승 확률이 급격히 하락했다. 리버풀의 우승 확률은 직전 80.4%에서 85.1%로 4.7%포인트 상승했다.
현재 리버풀은 이번 시즌 11승 1무 1패를 기록하며 승점 34점으로 단독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5위 맨시티(승점 23점)와도 상당한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맨시티는 경기 전 우승 확률이 9.5%였으나 이번 패배로 인해 4.4%로 급감했다. 단번에 5.1%포인트가 하락하며 사실상 우승 경쟁에서 멀어진 상황이다. 아스날은 9.5%에서 9.8%로 소폭 상승하며 2위로 올라설 가능성을 더 높였다.
옵타는 매 라운드 시즌 예측 결과를 업데이트하고 있다. 이 결과는 1만 회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산출된 것이다. 옵타는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단 7팀만이 9점 차를 극복하고 우승한 적이 있다"라며 리버풀이 우승에 가장 가까운 팀이라고 평가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