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려고 손흥민 벤치 앉혔나' 토트넘, 'xG 0.58' 충격 졸전..."SON은 투입되자마자 임팩트 보여줬다"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4.12.06 12: 30

손흥민(32, 토트넘 홋스퍼)을 벤치에 앉힌 선택이 결과적으로 패착이 됐다.
토트넘 홋스퍼는 6일 오전 5시 15분(한국시간) 영국 본머스의 바이탈리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 14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AFC 본머스와 맞대결을 펼쳐 0-1로 패배했다. 
이로써 공식전 3경기 연속 무승에 그친 실패한 토트넘. 토트넘은 승점 20(6승 2무 6패)에 머무르면서 10위까지 미끄러졌다. 승리했다면 5위까지 뛰어오를 수 있었지만, 기회를 놓쳤다. 오히려 본머스가 승점 21(6승 3무 5패)을 만들면서 토트넘을 제치고 9위로 올라섰다. 

토트넘은 4-3-3 포메이션을 꺼냈다. 브레넌 존슨-도미닉 솔란케-데얀 쿨루셉스키가 공격 조합을 구성했고 제임스 매디슨-이브 비수마-파페 사르가 중원을 채웠다. 데스티니 우도기-벤 데이비스-라두 드라구신-아치 그래이가 포백을 세웠고 골문은 프레이저 포스터가 지켰다.
손흥민은 벤치에서 출발했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 전 '아마존 프라임'과 인터뷰에서 "그냥 로테이션이다. 많은 경기가 있고, 주말엔 쿨루셉스키가 쉬었다. 이번엔 손흥민의 차례"라며 "숫자가 부족하고, 선수들을 돌봐야 한다. 정말 조심해야 한다"라고 손흥민을 선발 명단에서 제외한 이유를 설명했다.
본머스는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에바니우송이 홀로 득점을 노렸고 마커스 태버니어-저스틴 클라위베르트-앙투안 세메뇨가 공격 2선에 섰다. 타일러 아담스-라이언 크리스티가 중원을 맡았고 밀로시 케르케즈-딘 하위센-일리야 자바르니-아담 스미스가 포백을 구성했다. 골키퍼로는 케파 아리사발라가가 나섰다. 
하지만 손흥민을 아낄 때가 아니었다. 토트넘은 초반부터 아쉬움을 삼켰다. 전반 8분 솔란케가 수비 실수를 틈타 공을 잡았고, 박스 안에서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하지만 공은 높이 뜨면서 크로스바를 벗어났다. 
본머스가 선제골을 뽑아냈다. 전반 17분 코너킥 상황, 오른쪽에서 마커스 태버니어가 올린 킥을 딘 하위센이 수비를 따돌리고 돌아 들어오면서 정확한 헤더로 토트넘 골망을 갈랐다. 또 세트피스에서 당한 토트넘. 동시에 2006년생 하위센에게 실점하며 본머스 PL 최연소 득점 신기록의 희생양이 됐다.
동점골이 필요해진 토트넘은 부지런히 본머스 공략에 나섰다. 본머스의 밀집 수비는 좀처럼 뚫리지 않았다. 매디슨과 쿨루셉스키는 짧은 패스로 상대 수비를 썰어 들어가려 노력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오히려 본머스가 추가골을 터트릴 뻔했다. 전반 30분 박스 앞에서 공을 잡은 에바니우송이 침투하는 태버니어에게 공을 전달했고, 태버니어가 강력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그러나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전반 44분엔 태버니어가 밀로스 케르케즈의 크로스를 머리에 맞혔으나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전반은 본머스가 1-0으로 앞선 채 끝났다.
토트넘은 좀처럼 본머스의 수비벽에 균열을 내지 못했다. 오히려 본머스의 위협적인 역습에 휘청였다. 결국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아껴뒀던 손흥민 카드를 꺼내 들었다.그는 후반 12분 사르를 벤치로 불러들이고, 손흥민을 투입하며 동점골을 노렸다.
손흥민이 경기장에 들어서자마자 골망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후반 13분 솔란케가 우측으로 공을 건넸고, 쿨루셉스키가 그대로 슈팅했다. 골키퍼 맞고 흘러나온 공을 손흥민이 다시 밀어넣었으나 수비 라인보다 앞서 있었다.
손흥민이 다시 존재감을 드러냈다. 후반 15분 왼쪽 측면에서 공을 몰고 질주한 뒤 매디슨에게 패스했다. 매디슨은 박스 안에서 공을 잡은 뒤 오른발 슈팅을 날렸지만, 골문을 벗어났다. 토트넘은 후반 16분 데이비스가 허벅지 부상으로 교체되는 악재까지 닥쳤다.
토트넘은 이후로도 동점골 사냥에 나섰지만, 오히려 실점하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 후반 20분 라이언 크리스티의 슈팅이 골대를 때렸고, 후반 27분 에바니우송의 추가골은 비디오 판독(VAR) 끝에 오프사이드로 판정됐다. 토트넘은 무기력한 경기 끝에 0-1로 무릎 꿇고 말았다.
대패해도 이상하지 않은 경기였다. 토트넘이 본머스보다 앞선 건 66%를 기록한 점유율뿐이었다. 본머스가 슈팅(21-12)과 유효 슈팅(8-4), 빅찬스(5-0)에서 모두 압도했다. 기대 득점(xG)도 본머스는 3.31에 달했고, 토트넘은 0.58에 불과했다. 0-1로 진 게 다행인 수준.
물론 결과론이지만, 손흥민을 시작부터 내보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손흥민 대신 왼쪽 측면을 맡은 존슨이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기에 더욱 아쉬움이 크다.
영국 '풋볼 런던'도 "포스테코글루는 손흥민을 교체 명단에 올려두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손흥민은 컨디션이 좋을 때면 언제나 자동으로 선발 명단에 포함됐다. 하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여러 부상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손흥민을 너무 압박하지 않고 로테이션을 가동할 때라고 판단했다"라고 짚었다.
또한 매체는 "손흥민은 투입되자마자 즉각적인 임팩트를 보여줬다. 그는 오프사이드긴 했지만, 골망을 흔들었고 매디슨에게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심지어 포스테코글루가 공격적인 변화를 주면서 평소보다 더 내려와 플레이하기도 했다"라며 손흥민의 활약상을 설명했다.
풋볼 런던은 손흥민에게 토트넘 공격진 중 가장 높은 평점을 부여했다. 매체는 "경기장에 들어온 직후 골대 안에 공을 넣었지만, 오프사이드 상태였다. 그런 다음 매디슨에게 찬스를 만들어줬다. 티모 베르너가 투입된 후에는 8번 미드필더 역할로 위치를 옮겼다"라며 평점 5점을 줬다.
솔란케와 쿨루셉스키, 매디슨은 나란히 4점을 받았고, 존슨은 3점에 그쳤다. 33분만 소화한 손흥민이 제일 나았다는 것. 심지어 손흥민이 경기 막판 중앙 미드필더처럼 뛴 점까지 고려하면 이날 토트넘 공격이 얼마나 심각했는지 알 수 있다.
'PL 역대 최다 득점자' 앨런 시어러는 토트넘을 보며 "끔찍한 경기력"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본머스 감독 출신 토니 풀리스도 "이제 사람들이 토트넘이 지킬 앤 하이드 같다고 말하는 게 무슨 뜻인지 알 것 같다. 오늘 밤 그들은 정말 형편없었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게다가 토트넘은 중앙 수비진이 초토화되는 악재까지 닥쳤다. 안 그래도 미키 반 더 벤과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데이비스까지 허벅지 뒤쪽을 부여잡고 쓰러진 것.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햄스트링 문제로 보인다. 분명히 데이비스는 한동안 뛸 수 없을 것이다. 얼마나 오래 걸릴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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