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넣고도 눈물을 흘리는 선수가 있다. 손흥민(32, 토트넘)이다.
토트넘은 9일 새벽(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 15라운드 홈 경기에서 첼시와 맞대결을 펼쳐 3-4로 졌다.
토트넘은 초반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토트넘은 전반 5분 도미닉 솔란케의 선제골로 앞서나갔다. 전반 11분 데얀 쿨루셉스키의 추가골까지 터져 토트넘이 쉽게 이기나 싶었다.
결국 경기를 뒤집혔다. 토트넘은 제이든 산초, 콜 파머, 엔소 페르난데스에게 연속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파머는 후반 39분 페널티킥을 넣어 멀티골까지 기록했다.
최근 골 찬스 미스로 비난을 듣고 있는 손흥민이 또 실수를 했다. 손흥민은 빅찬스 미스를 두 번이나 저질렀다. 손흥민은 전반 24분 맞이한 역습 상황에서 좋은 기회를 잡았지만 골을 놓쳤다. 그는 후반 23분 일대일 찬스에서 장기인 감아차기 슈팅을 날렸지만 또 골대를 지나갔다.
손흥민이 후반 51분 겨우 한 골을 만회했지만 너무 늦었다. 한 골을 넣었지만 그 전에 좋은 찬스를 놓쳤다는 자책감이 몰려왔다. 자신 때문에 졌다는 생각이 든 손흥민은 결국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
경기 후 손흥민은 눈물을 보인 이유를 말했다. 그는 “매우 실망스럽다. 이런 경기 결과가 나와서는 안 된다. 내가 놓친 찬스를 탓하고 스스로를 가다듬겠다. 내가 경기에 완전히 집중 못한 것 같다. 나도 인간이고 기회를 놓친다. 팀에 미안하다”고 반성했다.
객관적인 기량은 나쁘지 않았다. 손흥민은 슈팅 4회, 패스 성공률 83%(24/29), 기회 창출 2회, 상대 박스 내 터치 7회, 드리블 성공 1회, 파이널 써드 지역 공 투입 2회를 기록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주장으로서 골을 놓쳐 팀 승리를 지키지 못했다는 생각에 울컥했다. 그는 “놓친 기회에 대해 내가 책임을 지겠다. 힘든 시기에 우리가 함께 뭉치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선수들이 젊고 격려가 필요하다. 팬들의 응원은 환상적이었다. 이제 우리가 승리로 보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영국에서 손흥민의 눈물이 다소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반응이 나왔다. 경기 중 손흥민은 할만큼 했기에 팀의 패배에 더 당당할 필요가 있다는 것. 축구는 단체운동이다. 손흥민 혼자서 팀 패배의 책임을 모두 져서는 안된다.
손흥민의 자세는 모하메드 살라와도 대조적이다. 살라는 손흥민과 마찬가지로 2025년 계약이 종료된다. 1월 겨울이적시장을 코앞에 둔 상황까지 리버풀이 재계약 논의가 없었다. 화가 난 살라는 “리버풀이 재계약 의지가 없다면 이적하겠다”면서 폭탄발언을 쏟아냈다.
프랑스 매체 레퀴프는 "PSG가 살라 영입에 큰 관심을 보였다.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은 살라가 팀에 필요한 선수라고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PSG가 살라를 영입할 가능성이 높지 않아도 적어도 리버풀을 자극하는 효과는 충분했다.
결국 여론을 의식한 리버풀이 살라를 잔류시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리버풀이 살라에게 최대 3년 계약을 제시한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똑같은 상황에서 손흥민은 살라와 정반대로 행동했다. 토트넘이 재계약에 미적지근한 상황에서 손흥민은 충성심을 버리지 않았다. 손흥민은 토트넘이 재계약에 대해 전혀 말이 없는데도 “내가 말할 부분이 아니다. 토트넘을 떠날 생각이 없다”며 잔류를 원했다.
매사에 최선을 다하고 겸손한 손흥민이다. 하지만 재계약 등 자신의 민감한 이슈를 두고 ‘너무 착하다’는 인상은 협상에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손흥민이 더 당당함을 가질 필요가 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