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올라올 곳이 어디에 있나.”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올 시즌 스프링캠프를 쑥대밭으로 만든 사행성 오락실 방문 파문. 이들은 KBO의 출장정지징계를 받았다. 고승민과 나승엽, 김세민은 3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고 지난 5월 5일을 기준으로 징계가 해제, 1군에서 활약하고 있다. 그리고 나머지 1명은 외야수 김동혁으로 3회 방문이 확인돼 5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김동혁만 상습성이 인정돼 유일하게 가중처벌을 받았다.
롯데는 지난 29일 창원 NC전을 기점으로 50경기(21승 28패 1무)를 소화했다. 김동혁의 징계는 해제됐다. 그러나 김동혁은 아직 1군에 없다. 당분간 1군 콜업은 없을 전망이다.


앞서 30경기 출장 징계를 받았던 고승민 나승엽 김세민의 복귀 때와는 다르다. 당시에는 30경기 출장 징계가 해제되자마자 이들은 1군에 등록됐다. 어린이날이라는 상징적인 날이어서 부담스러울 법 했지만, 징계 해제 선수들의 등록을 강행했다.
고승민과 나승엽의 복귀는 타선의 활력소였다. 복귀 이후 팀 타선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내비치고 있다. 김세민도 팀 내에서 수비적인 가치가 높은 선수인 만큼, 자신의 영역을 책임지고 있다. 그러나 김동혁의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김동혁과 비슷한 유형의 선수들이 이미 1군에 포진해 있다. 우투좌타 외야수이면서 모두 발이 빠른 황성빈과 장두성이 1군 외야진을 형성하고 있다. 이미 비슷한 유형이 2명이나 포진해 있는 상황에서 김동혁까지 올라오면 대주자 대수비 활용 폭은 넓어질 수 있다. 하지만 좀 더 강한 우타자들을 배치할 여력이 사라진다.

김태형 감독은 김동혁의 징계 해제 이후 콜업 계획에 대해 당장은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지금 올라올 자리가 어디있나. 나중에 손호영이 올라와서 내야도 봐야 한다”라며 “그리고 똑같은 유형 3명을 쓰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롯데 벤치에는 확실한 우타자 자원이 없는데, 타격감 회복을 위해 2군으로 내려간 손호영이 다시 복귀하게 되면 우타 자원 확충과 내야와 외야를 겸할 수 있는 선수가 포진하게 된다. 경기 운영의 폭도 손호영이 합류했을 때가 훨씬 더 넓어진다.
김동혁이 2군을 압도하는 성적을 기록하지 않는 이상, 당장 황성빈과 장두성의 자리를 위협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황성빈은 경기 흐름을 바꾸고 변수를 창출해내는 기질이 뛰어나고 또 당돌하게 상대에 위협을 줄 수 있는 선수다. 장두성은 황성빈보다 기질은 약하지만 좀 더 안정적인 수비력과 주루 능력, 여기에 최근에는 타격까지 성장해 1군에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김동혁이 이들보다 더 특출나다고 할 수 있는 능력은 부족하다.
역할이 겹치기에 김동혁은 당장 1군에서 자리가 없다. 그럼에도 김동혁은 징계가 해제된 이후에도 2군에서 끊임없이 존재감을 내비쳐야 한다. 고승민과 나승엽, 김세민이 1군에 복귀한 이후 3군 연습경기, 시코쿠 아일랜드 플러스 독립리그 참가 등으로 감각을 키운 김동혁은 징계해제 이후 첫 경기에서 강렬한 임팩트를 심었다.

30일 사직 울산 웨일스전 2번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연장 10회, 끝내기 2타점 2루타를 뽑아내는 등 5타수 2안타 4타점 1볼넷 1도루로 팀의 8-7 승리를 이끌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