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 속에서도 희망은 있었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타자 르윈 디아즈가 연타석 홈런을 터뜨리며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삼성은 지난 30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에서 7-8로 역전패했다. 이틀 연속 역전 만루 홈런을 허용하는 충격적인 패배였지만 디아즈의 방망이가 살아난 건 분명한 수확이었다.
박진만 감독은 최근 타격 부진에 빠진 디아즈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이날 디아즈를 7번 타자 1루수로 선발 기용한 것. 디아즈가 7번 타순에 배치된 건 지난해 9월 17일 잠실 두산전 이후 무려 620일 만이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3회 선두 타자로 나선 디아즈는 두산 선발 최승용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8구째 몸쪽 낮은 슬라이더(134km)를 걷어 올려 우월 솔로 홈런으로 연결했다. 비거리는 115m.

중계를 맡은 이순철 SBS 스포츠 해설위원은 "딱 적중했다"고 말했다. 그는 "7번 타순에 배치해 편하게 타격하기를 기대했는데 디아즈가 결과를 만들어냈다. 분위기를 살릴 수 있는 홈런이 될 것이고 선수 본인도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홈런"이라고 평가했다.
이순철 위원은 디아즈가 지나치게 힘을 쓰려 했던 점을 부진의 원인으로 꼽았다. "욕심을 부리지 않고 가볍게 원심력을 이용해 타이밍을 맞춘다면 지난해와 같은 성적도 가능하다. 너무 강하게 치려다 보니 몸이 경직되고 빗맞는 타구가 나왔다".
디아즈의 방망이는 멈추지 않았다.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도 최승용의 113km 느린 커브를 받아쳐 우중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연타석 홈런이었다. 타구를 바라보며 베이스를 도는 그의 표정에서는 안도감이 묻어났다.

이순철 위원 역시 디아즈의 부활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의도한 대로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원래 홈런을 칠 줄 아는 선수이기 때문에 홈런 레이스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를 수 있다"면서 "두 번째 홈런을 치고 나서 본인도 많은 걸 느꼈을 것이다. 가볍게 쳐도 비거리가 나오고 담장을 넘길 수 있다는 걸 확인했을 테니 새로운 감각을 찾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디아즈는 지난해 KBO리그 최초의 50홈런-150타점 시대를 열며 최고의 외국인 타자로 군림했다. 그만큼 올 시즌을 앞두고 기대도 컸고 부담도 컸다.
최근까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 이어졌지만 이날 연타석 홈런은 분명 의미가 있었다. 만약 이날 두 방의 홈런이 반등의 출발점이 된다면 삼성으로선 연패보다 훨씬 값진 수확을 얻은 셈이다.
이제 삼성이 바라는 건 하나다. 자신감을 되찾은 디아즈가 다시 팀 공격을 이끄는 해결사로 돌아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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