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레이 참사'의 충격파가 거센 후폭풍으로 변해 홍명보(57) 감독을 정조준하고 있다.
한국 축구 역사상 최고의 스쿼드라 불리는 '황금세대'를 품고도, 전술적 무능과 안일한 용병술로 졸전 끝에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에 무릎을 꿇은 사령탑을 향한 축구 팬들과 전문가들의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5일(한국시간) 멕시코 몬테레이에서 열린 남아공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졸전 끝에 0-1로 완패했다.

이로써 1승 2패(승점 3)로 조 3위까지 추락한 한국은 자력 32강 진출에 실패하는 수모를 겪었다. 비기기만 해도 되는 경기였지만 전력상 압도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은 남아공을 상대로 적극적이지 않은 모습으로 침몰했다.


현재 대표팀은 손흥민(34, LAFC)을 비롯해, 이강인(25, 파리 생제르맹), 김민재(30, 바이에른 뮌헨), 황희찬(30, 울버햄튼) 등 유럽 빅리그를 호령하는 월드클래스 선수들이 투타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명실상부한 '황금세대'다.
여기에 황인범(30, 페예노르트), 배준호(23, 스토크 시티), 백승호(29, 버밍엄 시티), 양현준(24, 셀틱), 옌스 카스트로프(23,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 설영우(28, 츠르베나 즈베즈다), 이태석(24, 아우스트리아 빈), 조규성(28), 이한범(24, 이상 미트윌란), 엄지성(24, 스완지 시티), 이재성(34, 마인츠), 오현규(25, 베식타스) 등 유럽파들이 즐비하다.
하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0위의 남아공을 상대로 보여준 경기력은 처참한 수준이었다. 공격진은 있는지 없는지 모를 정도로 고립됐고, 중원은 상대의 강한 압박에 지워졌다. 간격은 벌어졌고 수비는 계속 치명적인 노출 속에 위기를 자초했다.
팬들이 가장 분노하고 있는 선수들의 개인기량에만 의존하는 이른바 '해줘 축구'다. 짜임새 있는 공격 패턴 없이 답답한 'U자형 빌드업'만 반복하다 상대의 역습에 무너지는 촌극이 연출됐다.

이름값만으로도 남아공을 압살하고도 남아야 했지만 황금세대의 재능이 감독의 전술 부재 속에 철저히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날 패배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조 2위 안정권을 섣불리 확신한 것이다. 손흥민과 이재성을 빼고 파격적인 로테이션을 돌린 것은 물론 정작 위기 상황에서는 아무런 대처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0-1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공격적인 모습이 나오지 않았다.
후반 시작과 함께 손흥민이 투입됐지만 전반과 그다지 달라지지 않았다. 개인의 능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는 의미다. 상대가 작정하고 라인을 내린 뒤에는 밀집 수비를 깰 수 있는 계획이 없었다는 점이다.

홍명보 감독이 전술적 역량 부족은 대회 전부터 우려를 낳았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경기, 가장 확실하게 이길 수 있었던 경기에서 민낯을 드러내고 말았다. 많은 이들이 홍 감독이 이끌었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당시의 참패를 떠올리고 있다.
박지성 JTBC 해설위원조차 경기 직후 "결국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이 잘못됐을 때 우리가 나름대로 준비하는 과정부터 결과까지 안 좋았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는 "우리가 학습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있었던 사건들, 또 거기에 더해서 결과까지도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박 위원은 "아직 우리가 탈락한 것은 분명 아니다"면서도 "하지만 1승 2패라는 성적은 지난 월드컵 체제였으면 곧바로 탈락인 성적이고, 우리가 기대했던 성적이 전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박 위원은 "우리가 32강에 오를 수도 있겠지만, 과연 32강에 가서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라면서 "조별리그 1, 2, 3차전까지 아무런 변화가 없었기에 그에 대한 확신도 솔직히 들지가 않는다"고 홍 감독 전술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를 높였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