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 선제골 주인공의 고개 숙인 고백, 체코 주장 크레이치 “현실이 거울을 보여줬다”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6.06.26 00: 16

라디슬라프 크레이치가 체코의 월드컵 탈락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체코는 25일(한국시간) 멕시코에 0-3으로 패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최하위로 탈락했다. 1무 2패, 승점 1. 2006 독일 대회 이후 20년 만에 돌아온 월드컵 무대는 세 경기 만에 끝났다.
체코 ‘스포르트 체코’는 이날 멕시코전 직후 주장 크레이치의 인터뷰를 전했다. 크레이치는 경기 전 멕시코전을 자신의 커리어에서 가장 큰 경기로 꼽았지만, 경기 후에는 “현실이 거울을 보여줬다”는 말로 실패를 받아들였다.

크레이치는 이번 대회 첫 경기에서 한국 골문을 열었던 선수다. 블라디미르 초우팔의 긴 스로인 이후 머리로 마무리하며 체코에 선제골을 안겼다. 그러나 체코는 황인범과 오현규에게 연속골을 내주고 1-2로 역전패했다. 그날의 출발이 결국 조별리그 전체를 흔들었다.
남아공전도 아쉬웠다. 체코는 앞서가던 경기를 지키지 못하고 1-1로 비겼다. 마지막 멕시코전에서는 반드시 이겨야 했다. 하지만 아스테카의 압박, 멕시코의 속도, 후반 집중력 저하가 한꺼번에 겹쳤다. 체코는 세 골을 내줬고, 토너먼트 표는 멕시코와 남아공에 넘어갔다.
크레이치는 선수단의 목표가 조별리그 통과였다고 했다. 그 목표는 한 번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한국전에서 리드를 놓쳤고, 남아공전에서 승점 3을 잃었고, 멕시코전에서 골문을 열지 못했다. 체코의 공격은 세 경기 2골에 그쳤다.
주장의 책임감도 짙었다. 크레이치는 멕시코전 첫 실점 장면에서 자신에게 책임이 있다고 인정했다. 공중볼과 몸싸움이 이어진 뒤 차베스가 박스 안으로 빠져나갔다. 체코 수비는 두 번의 충돌 뒤 균형을 잃었고, 멕시코의 선제골이 들어갔다.
그 한 골 뒤 경기는 바뀌었다. 체코는 급해졌고, 멕시코는 여유를 찾았다. 6분 뒤 퀴뇨네스가 추가골을 넣었다. 쿠베크 감독은 시크와 소우체크를 넣었지만 반격은 나오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 피달고의 골은 체코 선수들의 어깨를 더 떨어뜨렸다.
크레이치는 팬들에게도 미안함을 남겼다. 체코 팬들은 멕시코까지 날아와 대표팀을 응원했다. 아스테카의 거대한 관중석 한쪽에서 끝까지 목소리를 냈다. 선수들은 마지막 휘슬 뒤 그쪽으로 걸어갔다. 박수는 있었지만 환호는 없었다.
크레이치에게 이번 월드컵은 한 번의 경험으로만 남기 어려운 대회다. 주장 완장을 차고 돌아온 세계 무대, 첫 경기 선제골, 세 경기 무승, 최하위 탈락이 한 묶음이 됐다. 한국전에서 가장 먼저 웃었던 선수가 멕시코전 뒤 가장 무겁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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