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케인의 실축에 주술사 가십까지 달라붙었다.
잉글랜드는 25일(한국시간)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가나와 0-0으로 비겼다. 크로아티아와 첫 경기에서 4-2 승리를 거뒀던 잉글랜드는 두 번째 경기에서 골문을 열지 못했다. 주장 케인도 침묵했다. 경기 뒤에는 가나 주술사 나나 콰쿠 본삼의 황당한 주장까지 더해졌다.
본삼은 케인의 가나전 무득점을 자신이 건 저주와 연결했다. 그는 가나전을 앞두고 케인을 묶어뒀고, 이제 다시 골을 넣을 수 있도록 풀어줬다는 취지로 말했다. 월드컵 무득점 한 경기가 영국과 가나 사이의 축구 가십으로 번졌다. 케인에게 필요한 건 주문보다 골문 앞 한 번의 터치였지만, 이야기는 이미 엉뚱한 쪽으로 흘렀다.

케인의 밤은 실제로 무거웠다. 잉글랜드는 공을 더 오래 잡았지만 가나의 밀집 수비를 흔들지 못했다. 중원은 느렸고, 측면 크로스는 반복됐다. 가나는 라인을 낮춘 채 버텼고, 잉글랜드는 박스 안 마지막 패스에서 계속 막혔다. 크로아티아전의 네 골은 사라졌고, 경기장에는 답답한 탄식만 남았다.

가장 아픈 장면은 후반에 나왔다. 니코 오라일리의 헤더가 크로스바를 때리고 튀어나왔다. 공은 케인의 앞에 떨어졌다. 거리는 6야드 안팎이었다. 바이에른 뮌헨과 잉글랜드에서 수없이 마무리했던 위치였다. 그러나 케인의 슈팅은 골문 위로 떴다. 케인은 무릎을 꿇었고, 잉글랜드 팬들은 머리를 감쌌다.
본삼의 말은 이 장면을 더 자극적인 농담으로 바꿨다. 그는 케인을 싫어하지 않으며 친구처럼 여긴다는 취지까지 덧붙였다. 자신을 강한 영적 인물로 부르는 표현도 붙었다. 가나전 0-0은 전술과 결정력의 문제가 아니라 ‘저주 해제’ 이야기로 소비됐다. 월드컵이 경기장 밖에서도 이야기를 키우는 방식이었다.
케인에게는 낯선 침묵이었다. 그는 소속팀과 대표팀을 오가며 늘 같은 역할을 맡았다. 내려와 연결하고, 다시 박스 안으로 들어가 마무리했다. 크로아티아전에서도 두 골을 넣으며 잉글랜드의 첫 승을 이끌었다. 그래서 가나전 실축 하나는 더 크게 보였다. 골잡이에게 한 번의 빈 골문은 한 경기 전체보다 오래 따라다닌다.
잉글랜드의 공격 조합도 숙제를 남겼다. 주드 벨링엄은 전진 패스를 찾았지만 가나의 중원 간격이 좁았다. 필 포든과 부카요 사카는 측면에서 안쪽으로 파고들었지만 마지막 슈팅 각도를 열지 못했다. 케인이 내려오면 박스 안 숫자가 줄었고, 케인이 안에 머물면 연결이 끊겼다. 잉글랜드의 풍부한 이름값이 경기장에서는 답답한 동선으로 굳었다.

가나는 자신들의 계획을 끝까지 밀었다. 수비 라인을 무리하게 올리지 않았고, 케인에게 등지는 공간을 내주지 않았다. 잉글랜드가 크로스를 올릴 때마다 센터백들이 먼저 자리를 잡았다. 한 번의 역습이 골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가나의 목적은 분명했다. 잉글랜드 공격의 시간을 지우고 승점 1을 가져갔다.
잉글랜드는 그래도 조별리그 선두권을 지켰다. 가나전 무승부가 치명상은 아니었다. 문제는 마지막 경기다. 잉글랜드는 파나마를 상대로 32강 시드와 분위기를 동시에 챙겨야 한다. 케인 주변의 움직임이 살아나야 잉글랜드의 공격도 다시 열린다.
케인은 잉글랜드의 골잡이이자 공격의 기준점이다. 한 경기 침묵만으로 자리가 흔들릴 선수는 아니다. 다만 월드컵에서는 실축 하나가 곧바로 이야기가 된다. 가나전 6야드 슈팅은 전술 분석보다 빠르게 조롱과 농담의 재료가 됐다. 주술사 이야기까지 붙으면서 케인의 침묵은 경기장 밖에서 더 크게 번졌다.
잉글랜드 팬들이 더 답답했던 건 경기 흐름이었다. 가나 골키퍼를 계속 몰아붙인 것도 아니었다. 결정적 기회는 많지 않았고, 가장 선명했던 장면이 케인의 실축이었다. 케인의 다음 무대는 뉴저지다. 가나 주술사의 말은 농담으로 남으면 충분하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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